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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칼럼
(volunteer : 자원봉사자)

우리는 볼런티어입니다


양세진(소셜이노베이션그룹 대표,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

우리는 자원봉사자입니까? ‘볼런티어’입니까? 같은 말이 아니냐구요?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이자 우리의 본래적인 존재방식에 대해 캐물어보고자 합니다.


‘볼런티어.volunteer’는 ‘자원봉사’, ‘자원봉사자’, ‘자원봉사활동’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되는 중요한 용어입니다. 볼런티어는 라틴어 ‘볼룬타리우.voluntariu’, 혹은 ‘볼룬타스.voluntas’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용어이며, 볼룬타스는 다시 그리스어 ‘헤코우시오스.hekousios’에 기원하고 있습니다.


헤코우시오스로서 볼런티어는 본래 자발적인, 자기의지에 의한, 자기안에서 이유를 가지고 행동하는, 올바르고 선한 의지를 가진 행위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대와 중세는 전쟁의 시대였기에, 시민들이 전쟁에 군인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현대처럼 직업군인체제가 정비되기 전인 고대와 중세에는 전쟁이 발발하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쟁은 위험을 무릅쓰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있는 선택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의 행위를 헤코우시오스 혹은 볼룬타리우라고 일컬었습니다. 즉 볼런티어하는 행위가 목숨을 건 위험 앞에 가족과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기꺼이 자기 자신을 내어 놓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자기이유에 의한 자기 자신의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볼런티어의 기원을 캐물어 볼 때 우리는 볼런티어의 의미를 2가지로 다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자기의지, 자기이유를 가지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다.
2. 어떠한 위험도 회피하지 않고 기꺼이 자발적으로 감당하다.

‘볼런티어’의 본래적인 의미를 캐물어 볼 때, 현재 우리가 자원봉사로 이해하고 있는 활동과 어느 정도의 간격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무보수성, 자발성, 공익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입니까? 아니면 볼런티어 정신을 전면적으로 내면화하고 활동의 이유를 자기안에서 스스로 주체적으로 찾고 납득한 뒤에 자기이유를 가지고 위험을 회피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기꺼이 참여하는 볼런티어 주체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