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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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구운김 입니다.
저는 얼마 전 근처 영화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OTT 신작을 기다리던 때를 뒤로하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으니, ‘거리두기 해제는 그날 먹었던 캐러멜/어니언 반반 조합만큼 짜릿한 것이구나’ 싶더라고요.
극장과 영화계도 짠 내 나는 시절을 뒤로하고 2년만의 달콤한 성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살펴보는 극장 근황 그리고 함께 보고 싶은 6월 개봉 영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극장 가기 전에 같이 준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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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콘텐츠 마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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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극장 이야기해 볼까요 2. 우여곡절 끝에 정말 돌아온 | 《마녀 2》 3. 무한함 저 너머, 진짜가 나타났다 | 《버즈 라이트이어》 4. 아트 호러 감독의 바이킹 복수극을 감상하시겠습니까 | 《노스맨》
5. 짙고, 깊게, 하지만 서서히 스며들 | 《헤어질 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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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전 일상으로 차츰 돌아가는 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개인적으로 극장에 눈길 가는 영화가 하나 둘 걸리기 시작하면 유난히 엔데믹을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국내 영화관 빅 3(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도합 1조 651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영화 관람객 수가 2019년 사상 최대치인 2억 명에서 이듬해에 6천만 명으로 폭락한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관람객이 줄어드니 제작사와 배급사도 개봉을 주저했고, 결국에는 극장에 재개봉 영화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극장이 갖고 있던 가장 큰 두려움은 ‘대체되는 것’ 아니었을까요? 극장에서 OTT로, 새로운 영화를 접하는 접근성 높은 플랫폼이 뒤바뀌는 현실 말이에요.
실제로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살펴보면 2020년 초부터 ‘극장’과 ‘OTT’ 검색 사이에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트렌드는 완전히 뒤바뀌었고, OTT의 기세는 2021년 11월 디즈니 플러스가 공식 오픈하던 시점에 정점을 찍었어요. 그런데 그래프의 끄트머리,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한 올해 5월부터 극장에 대한 관심은 다시 튀어 오르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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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상의 분기점은 아니었지만, 그 시작은 2021년 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었다고 생각해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750만 관객을 동원한, 코로나 시국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였습니다. 단비 같던 이 영화는 ‘볼만한 영화가 개봉한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극장에 간다’는 것, 앞으로도 ‘천만 영화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 5월 ‘극장’과 ‘OTT’ 검색 트렌드를 다시 한번 뒤집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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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대작이 집중 개봉하는 7~8월. 이 텐트폴 시즌을 앞두고 특히 국내 영화계는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명량》의 후속작 《한산: 용의 출현》,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김남길 등 출연으로 화제가 된 재난 블록버스터 《비상선언》 등이 개봉 예정이라고 해요.
6월은 극장 초성수기에 앞서 엔데믹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험하는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마블 시리즈 없이도 극장이 OTT와의 접전을 뒤집고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마침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부터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까지 분위기와 장르가 다양한 작품들이 줄지어 개봉하거든요.
쏟아지는 개봉 영화 가운데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은 기대작 4편을 골라 보았습니다. 극장 가기 전에 함께 준비하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읽어 주세요. 아직 저도 보지 못한 영화들이라, 물론 스포는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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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로지(익숙한 말로는 '3부작')로 성공한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로는 《스파이더맨》, 《반지의 제왕》, 국내 영화로는 복수 3부작(《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정도가 떠오르네요. 같은 주제가 세 편으로 이어지는 동안 관객의 관심을 유지하기는 그만큼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박훈정 감독의 ‘마녀 세계관’은 팬들의 관심 속에 마침내 《마녀 2》로 돌아왔습니다.
《마녀 2》가 제작되고 개봉하기까지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해요. 1편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와 박훈정 감독이 제작비를 두고 갈등하다, 《마녀 2》의 스토리 배경은 해외에서 국내로 수정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제작 확정 이후 제작사가 한국 영화 제작 사업을 철수하며 잠시 갈 곳을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사이 결국 개봉까지 하게 되다니, 프랜차이즈의 신호탄인 건지 두근두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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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극장 개봉! (출처- NEW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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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어린 시절 기억을 잃고 양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들이 나타나며 시작됩니다. 《기묘한 이야기》의 ‘일레븐’, 《블랙 위도우》의 ‘나타샤’를 떠올리게 하는 자윤은 관객들에겐 이미 익숙한 ‘세상을 뒤집는 각성한 소녀’입니다. 하지만 스토리 게임을 따라가는 것 같은 호흡에, 완급 조절로 리듬감 넘치는 액션, 김다미 배우와 조민수, 최우식 배우의 케미까지, 이 영화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아는 맛, 뻔한 재미가 있어요.
2편의 부제는 The Other One, 1편의 부제는 The Subversion(전복)입니다. 신예 신시아와 박은빈, 이종석 배우가 합류한 두 번째 이야기는 또 다른 마녀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관객들은 ‘알고 있어 더 무서운, 뻔한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전 ‘마녀 트릴로지’ 마지막 편의 운명을 점치기 위해서라도 꼭 극장에 가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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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함 저 너머, 진짜가 나타났다 | 《버즈 라이트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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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스핀오프 《버즈 라이트이어》가 개봉합니다! 영화는 장난감 말고 진짜 우주비행사 ‘버즈 라이트이어’에게 발생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합니다. 버즈가 장난감으로 만들어지게 된 비화부터 저그 황제의 존재까지 밝혀질 예정이라 저는 아주 기대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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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극장과 IMAX에서 개봉! (출처-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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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이번 영화는 원작 《토이 스토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습니다. 앤디의 방이 외계 행성이라고 생각했던 버즈의 첫 등장, 손목을 입 쪽에 갖다 대고 미션로그를 남기던 원작 속 모습 등 소소하게 우리가 알던 버즈의 모습을 연결 짓게 될 것 같아요.
사실 이 영화가 이토록 기다려지는 건 ‘어른이들을 위한 인생 애니메이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감독은 《니모를 찾아서》의 스핀오프 《도리를 찾아서》의 앤거스 맥클레인이, 각본은 《토이 스토리》의 각본가 앤드류 스탠튼과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가 공동 집필했다고 해요. 디즈니와 픽사가 함께 작업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만 타깃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개연성과 디테일 면에서 뛰어난데요. 화려한 필모그래피의 제작진이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글로벌 예고편에 데이빗 보위의 ‘Starman’이 사용된 것도 섬세한 디테일 중 하나입니다. ‘Starman’은 지구 멸망이 5년 남은 시점 외계인이 지구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인데요.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된 ‘Starman’ 덕분에, 테스트 비행을 떠나는 버즈의 긴장감과 비장함이 예고편만으로도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구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버즈의 새로운 목소리를 맡게 되어 마블 오프닝까지도 떠올랐고요.
그럼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한함 그 너머를 함께 확인하러 갈 분 모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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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호러 감독의 바이킹 복수극을 감상하시겠습니까 | 《노스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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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에스터’, ‘조던 필’, 그리고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로버트 에거스’. 이들이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아트하우스 호러’라는 말이 공포 장르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던 것 같아요.
아트하우스 호러는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나 피비린내 진동하는 잔인함이 아니라, 섬세하게 연출된 설정 안에서 섬뜩하고 강렬한 방식으로 관객의 심리를 압박하는 호러 영화를 말합니다. 공포 장르는 일단 걸러야 하는 저는 조던 필의 《겟 아웃》으로 용기를 얻고 아리 에스터의 《미드소마》로 학을 떼면서 로버트 에거스의 영화는 아직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그런데 에거스 감독의 신작 《노스맨》은 액션/어드벤처가 가미된 역사 드라마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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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아직 확정이 안된… (출처- Focus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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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맨》은 셰익스피어 햄릿의 모티브가 된 10세기 바이킹 설화를 다룹니다. 왕자 암렛은 어린 시절 숙부의 반역으로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도 납치당합니다. 복수를 평생의 다짐으로 삼았던 소년은 어른이 된 뒤 다짐을 실행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설화를 배경으로 했기에 스토리 자체는 정형적인 편이에요. 하지만 거칠고 매서운 아이슬란드의 풍경과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안야 테일러 조이, 에단 호크 등 아는 얼굴 가득한 예고편은 너무도 강렬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북미와 일부 유럽 지역에서는 올해 4월에 이미 개봉을 했어요. 메타크리틱 82점을 기록하며 평론에서는 찬사를 받았지만, 박스오피스 성적은 제작비 대비 실망스러웠죠. 로튼 토마토의 평론가 후기는 ‘유혈이 낭자한 복수 서사와 숨 막히는 비주얼, 에거스는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작품 세계를 넓혔다’고 하지만, 관객 후기는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불호, 고오급 바이킹 복수극을 기대한다면 ‘호’일 거라고 해요. 전 아트 호러 삼대장의 복수극을 만날 준비가 되었는데, 함께 하실 분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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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고, 깊게, 하지만 서서히 스며들 | 《헤어질 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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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6년 만의 복귀작 《헤어질 결심》으로 칸 영화제에서 두 번째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월드 프리미어 직후 쏟아진 8분간의 기립 박수,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 ‘히치콕스럽다’는 찬사까지. 국내외 반응은 개봉 한 달 전부터 궁금증을 자극하더라고요. 게다가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 될 정도로 시장 반응도 뜨겁습니다. (《기생충》이 총 205개국에 판매되었다고 해요.) 6월 말, 드디어 극장에도 박찬욱 감독, 박해일과 탕웨이 주연 《헤어질 결심》이 개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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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극장 개봉! (출처-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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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은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수사 멜로극입니다.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속을 알 수 없는 사망자의 아내를 의심하고 점차 관심을 가지며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어요. 벌써부터 막장 향기가 스멀스멀 나는 스토리에 박찬욱 감독 특유의 강렬한 작품세계를 기대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금기에 도전하고 통념을 뒤집기보다 은근하고 미묘한 방식으로 어른들을 위한 사랑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이번 영화는 심심할 수 있으니 전작은 잊고 봐 달라”라는 감독의 인터뷰가 있을 정도로, 눈에 띄는 잔혹함이나 높은 수위의 베드신은 없다고 해요. 대신 두 캐릭터 사이의 긴장감과 줄다리기에 스며들 듯, 영화를 보는 내내 감정이 일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그리는 은은하게 빠져드는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요? 감독의 말을 인용해 “구식의 영화”처럼 짙고, 깊게, 하지만 서서히 스며들 《헤어질 결심》은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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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운김>의 코멘트
6월 8일 개봉하는 독립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도 꼭 추천하고 싶어요. 디바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살아온 엄마 '순이'와 오늘도 별풍선을 받기 위해 인방을 켜는 유튜버 '짱하'가 사라진 윤시내를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입니다. '다양함'의 관점에서 경계에 선 것들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해요. 전주국제영화제 당시 전 회차가 매진될 정도였다고 하니, 신선한 비상업 영화를 찾고 있다면 《윤시내가 사라졌다》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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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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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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