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0일 일요일 ☀️
#5
더 월드로 주말을 멈출 순 없을까요?
주말이 끝나가니 어째 정신을 놓고싶은 느낌입니다.

일기 마감을 치러 동네 카페에 나왔는데 안경과 이어폰을 두고왔거든요. 
분명 매장에서 먹겠다고 한 음료를 일회용컵에 내어준 것을 보니 카페 아르바이트생도 꽤나 힘든 저녁을 보내고 있나 봅니다. 

아아, 스탠드가 주어진다면 더 월드로 주말을 멈추고(나 혼자만 멈춰있겠지만), 메이드 인 헤븐으로 평일의 시간을 가속시키고 싶군요(오로지 회사에 있는 시간만).

다들 『죠죠의 기묘한 모험』 을 보세요. 그러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밑줄 친 부분을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명색이 오타쿠(일기)라지만, 솔직히 투디 덕질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됐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을 안본건 아니고, 뭔가를 모으거나 어떤 특정 커플링을 파거나 작품을 다시 보며 곱씹을 만큼의 덕질을 하지는 않았다는 소리다. 그러던 중 발을 들이게 된 장르, 『죠죠의 기묘한 모험』. 대체 그놈의 죠죠가 뭐길래... 나의 쓰리디 아이돌 사이버 친구를 앗아갔는가. 

 그렇게 정말 아무런 기대 없이 트친을 뺏겼다는 기분으로 나는 죠죠 1부 1화를 틀었고... 그렇게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옛날 만화라 그런가 우락부락하니 제법 웃기군... 스피드왜건이 여기서 나온거였냐고 어이어이, 중얼거리며 1부를 보다 2부를 보고, 죠셉 이 자식 웃기는 자식이네, 하다가 3부를 보고, 스타크루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며 4부를 보고, 또 멋진 엔딩이라며 5부를 보고, 가슴이 박박 찢어진 채로 6부 엔딩을 보고나니 눈을 떴을땐 정말아름다운이야기였습니다아라키센세(작가)덕에지금정신이아파졌습니다의 상황에 놓인 채로 번개장터에서 죠죠의 기묘한 모험 만화책 중고 전권을 매입하고 있었다. (혹시 5부를 판매하는 곳을 아신다면 연락주세요.)

 나의 친구들은 이미 많이 들었겠지만, 죠죠가 뭔데?! 라고 하면 대충 죠스타 가문의 졸라 긴 가문의 연대기야... 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아무튼 배틀물 소년만화인데 아름다운 인간찬가. 사랑, 우정, 동료애, 가족애, 지독한 운명, 죽음과 삶이 반복되는. 근데 이제 졸라 긴. 근데 이제 죠죠라는 캐릭터가 계속 나오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장장 일주일 내내 이 지면을 써야할 것 같으니까 일단은 참아본다. 오늘은 매우 가볍게 쓰는 죠죠 온리전 후기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선견지명으로 죠죠를 파던 사이버 친구 덕분에 잽싸게 제2회 죠죠 온리전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 (P양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선입금 티켓을 살 때만 해도 아직 3부를 보고 있던 터~팬텀 조류 크루세이더스는 부서지지 않는 황금의 오션 볼 런 리온 랜드~대체 무슨 소린가... 싶었지만 다시 보니 각 부의 제목을 따서 지은거였다. 아기 죠죠러에겐 너무나 많은 죠죠들의 앞날이 남은 셈이다. (본인도 아직 7부 보고 있음, 현재 9부 연재중) 뭐 어쨌든 투디든 쓰리디든 오타쿠질의 기본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나. 열심히 돈 쓰는거. 

 그렇게 행사 당일 아침이 밝았다. 근 한달 간 수많은 존잘들의 향연을 지켜보며 온갖 회지, 스티커, 엽서, 키링 기타 등등을 구입했던터라 실물 굿즈를 한바가지 받아올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이것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부른다). 나름 온갖 공연장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KBS 제2체육관을 갔다. KBS라고는 열린음악회가 마지막이었던 나는 당연히 체육관도 여의도 어드메에 있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603번 버스를 타니 슬슬 동류의 오타쿠같은 여성들이 보인다. 내려서 앞에 가고 계신 여성 분의 가방에 갇힌 부차라티 누이(인형)를 따라가니 입장 줄이 나왔다. 

 그렇게 주최 선생님들이 시간과 힘을 쥐어짜 준비했을 전프레와 응모권을 받으며... wwwww경 죠죠 온리전 입장 축wwwww 들어가자마자 온리전에 사람이 이렇게나 북적이는 줄은 처음 알았다.(당연함 처음 가봄) 온갖 죠죠 관련 물건만 파는 태국 야시장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죠린이 한 스무 명 정도 있었던 것 같다(아리따우셨어요).
 선입금한 부스들을 찾아 온갖 물건들을 받고(제일 많이 한 말 : 이거 대체 뭐 산거지?), 지나가다 보이는 엽서와 키링을 샀다. (저 이거 한 세트 주세요. 방금 다 나가셨어요. 미안 방금 내가 삼... 혹시 이거 죠르노 남았나요. 거기 걸려있는게 마지막이에요. 앗싸 감사합니다. 럭키드로우 하나 주세요. 오, 무다 나왔어요. 축하합니다. 원하는거 한 장 고르세요. 아이고 이걸로 할게요.) 인파에 낑겨 부스를 구경하는데 기운이 쪽 빨린 우리는 한시간 반 만에 마라 엽떡이나 먹으러가기로 했다. (저 혹시... 이벤트 참여 하실건가요?한다고 안했으면 좋겠다...그냥 밥먹으러 갑시다.아*발 다행이다) 슬프게도 마라 엽떡도 내가 찾던 회지마냥 품절이었다. 

 전시된 족자봉과 등신대를 보는데 지나간 과거의 쓰리디 행사 주최 경험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더랬다. 이토록 아름다운 협력들이라니. 얼마나 마감을 위해 노력하셨을지. 나도 일년동안 열심히 그림 연마해서 부스 내야지. P님 우리 오늘부터 파문수련합시다. (이 말을 하도 해서 P가 그만하라고 했다.) 체육관을 나서는데 협력 스탭 한 분이 멍하니 그르르칽 의자에 앉아 계신 것을 보며... 꼭 멋진 회식을 하셨길 소망했다. 

 아, 투디 덕질... 글보다도 그림을 잘 그린다면 정말 손색없겠지만. 이 온리전의 재미를 개쩌는 글빨로 전하면 좋으련만. 나도 아직 아기 죠죠러기 때문에 역량이 부족하다.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당분간은 죠죠를 열심히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오늘 일기 무슨 소리 하는지도 모르겠고 별로 재미없죠? 당연함. 여러분이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모르니까. 작품 리뷰를 써보고 싶은데 36년 간 연재된 작품의 장대한 길이 만큼이나 리뷰의 길이 역시 팔만대장경이 될까 걱정이 되어... 언젠간 쓴다면 오타쿠 일기에도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시간절약! 코너는 사실 시간낭비돈낭비(그러나 행복한) 코너입니다.
그날의 맛, 그날의 음악, 그날의 밈 등 사사로운 소비생활을 소개합니다. 


중식에 고량주 조합을 꽤 좋아하는데요.
이번 오타쿠 회식은 마라전골과 연태토닉 조합으로 진행했습니다.(어째 계속 술 얘기만 하게 되는 것인지...) 파인애플향이 나는 일반 연태고량주와는 다르게 연태아사간열은 포도향이 나서 더 상쾌한 맛이 납니다. 
다음에도 선택권이있다면, 아사간열과 제로토닉으로 회식을 진행하고 싶네요. 
  밀린 일기가 되지 않도록 매일 감시해줄
오타쿠 담임선생님을 기다립니다
숙제검사 할 기회를 여러분께 드립니다.
일기에 대한 이모저모 빨간글씨 환영! 
오타쿠일기
5taku.journal@gmail.com
의정부 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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