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것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요?
저는 바로 대답할 수 있어요.
'권태'
살면서 권태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만약에 그런 감정이 찾아오면 어떨지 늘 두렵습니다.
이번에 몇 개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저에게 비슷한 감정이 찾아왔어요.
헤아려보니, 어느새 서른 개가 넘는 공간을 만들어왔더라고요.
모두 다른 장소, 다른 형태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 안의 만드는 방식이 익숙하게 반복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대신 헛헛함이 찾아왔고,
그게 권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질문을 떠올렸습니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만든다는 건 무엇일까?’
저는 이렇게 정의해봤어요.
내면의 불가피함에서 시작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구현되고,
누군가에게 닿는 일.
중요한 점은 그 결과물이 데이터와 전략의 산출물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진정한 창작은 내가 아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는 무엇을 이끌어 내서 만나는 일이 아닐까요?
마치 자식처럼요(아직 자식 없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데이빗 보위의 문장입니다.
“Always go a little further into the water than you feel you’re capable of being in. Go a little bit out of your depth. And when you don’t feel that your feet are quite touching the bottom, you’re just about in the right place to do something exciting.”
“늘 자기가 감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보다 좀 더 깊이 물속으로 들어가야 해.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쯤이, 뭔가 흥미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바로 그 지점이야.”
어쩌면 권태는 '물이 너무 얕을 때' 찾아오고,
창조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게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깊이에 계신가요?
아직 저는 충분히 깊은 곳으로 가지 않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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