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건강위험은 크나 실제 건강 위험이 낮은 대표적인 경우는 테러 공격입니다. 테러가 주는 공포는 엄청나지만 실제 저나 여러분들이 살면서 테러로 건강이 위협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겠죠.
반면에 주관적 건강위험은 매우 낮고 실제 건강위험이 매우 큰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폭염을 들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당연히 덥다, 예전에는 더 더웠다 등' 더위에 대한 가벼운 인식은 실제 건강위험을 등한시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폭염과 건강영향의 연관성을 분석하면, 폭염이 연속될수록 온열질환 및 사망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독히 더웠던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배 높은 4,526건의 온열질환이 발생하였습니다. 올해는 이 기록을 깰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되지 않은 온열질환과 폭염 연관 질환
온열질환만이 아닙니다. 환자수, 의료비, 입원일수 모두 증가하며, 사망도 증가합니다. 우리나라의 온열질환감시체계는 응급실 후송환자를 기반으로 온열질환자 및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에는 폭염으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이나 사고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같은 시기에 일본의 온열질환 환자는 78,345명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온열질환이 얼마나 저평가 되어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폭염 연관 질환의 통계적 갈무리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폭염을 다소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의 체계적 문헌고찰 문헌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 및 사망 뿐 아니라 주의 집중력 저하로 인한 사고 및 손상, 체액의 변화로 인한 비뇨 신장 생식계 질환, 정신 건강 악화의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보고서] 기후변화에 따른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종합대책 마련 연구
[보고서] 대기온도의 특성에 따른 근로자 건강영향 분석
[논문] Heat exposure and workers’ health: A systematic review (2022)
근로자는 폭염 취약집단이다.
이러한 폭염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가에서는 행동요령을 제안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더위를 피하고', '휴식할 것'입니다. 폭염 노출 최소화가 건강보호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근로자들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근로자는 근로 시간과 장소, 작업을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또한 급여=시급인 경우가 많아 막연히 더우면 쉬라고 권고하는 것은 돈을 벌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말로 들릴 뿐입니다. 결국 근로자는 폭염 대응 행동요령을 따르기 어려운 폭염 취약계층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온열질환 발생 현황을 보면, 근로자가 얼마나 폭염 취약집단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몇몇 선천적 질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질병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온열질환은 다릅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온열질환 발생현황을 나이대로 나누어 살펴보면, 전체의 37.9%가 40~50대에서 발생하여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냅니다. 그 다음은 60~70대(27.1%), 세 번째 높은 비율은 20-30대(20.2%)에서 관찰됩니다. 20살부터 60살까지 연령대에서 전체 온열질환의 58.1%가 발생합니다. 20대부터 60대는 결국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최근 5년 간 온열 질환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노동자는 117명, 이 가운데 1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재해로 확인되는 질병은 실제 직업관련 질환의 일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염으로 인한 실제 근로자 건강위협은 무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주간 건강과 질병] 2022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