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의 말 한마디에 시장은 긴장을 합니다.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 돈이 은행으로 몰리기 때문에 시장의 자금 흐름은 상대적으로 경직됩니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더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기업들이 대출을 늘리며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생기죠. 당장 2021년과 2022년 미국 증시만 비교해 보아도 금리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고자 0%대의 금리를 유지했던 2021년에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강세장이 나타났죠. 반대로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 빅스텝으로 금리가 크게 뛰었던 지난해 증시는 약세를 보였고요.
자연스럽게 시장의 이목은 1월 31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향합니다.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과 관련한 올해 첫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연준의 발표에 대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연준이 금리 인상 완화를 이야기하면서도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시장의 주된 예상은 금리 인상 완화입니다. 그 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왔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PCE) 모두 둔화 추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나타났죠. 연준의 생각도 시장의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의 저널리스트이자 일명 ‘연준의 입’이라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는 22일(현지시간) 이번 FOMC를 통해 베이비 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연준도 인플레이션 둔화를 공인한 바 있는 만큼 이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죠. 연준이 예상대로 속도 조절에 나선다면 이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마냥 기뻐하기는 이릅니다. 연준이 당장의 금리 인상 속도는 줄이더라도 최종 목표 금리는 5~5.5%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이런 매파 신호를 던지는 이유는 시장의 섣부른 기대감이 인플레이션 악화를 초래할까 우려해서인데요. 실업률이나 GDP갭 자료 등에서 나타나는 위험 신호를 고려하면 이들의 태도도 이해가 되죠. 연준은 금리 인상폭 둔화가 곧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거시 경제 흐름이 복잡합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결정하는 연준도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죠. 모건스탠리 짐 캐런 글로벌 균형투자전략 부문 최고투자책임자의 조언을 들어볼까요? 그는 투자자들이 FOMC의 여파를 가늠하기 위해 이번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안건을 다음과 같이 꼽았습니다. 첫째,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중단할 생각인지 확인하라. 둘째, 최종 목표 금리에 대한 변화 여부를 점검하라. 셋째, 연준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자신들의 목표치인 2% 수준에 안정되게 머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보라. 연준의 말이 시장을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