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큐레이션

2022/1/14/金  웹에서 보기 | 구독하기


Vol.44 CURATION: 인문특집
『리더의 상상력』| 『리멤버 홍콩』|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LETTER
🎈 렌즈.
망원경, 현미경, 거울, 창문, 눈꺼풀. 무엇을 보고 있나요. 어떤 게 최선일까요. 상황 따라 다르겠죠. 때로는 길게 봐야 하고, 때로는 깊게 봐야 하며, 때로는 직시해야 하고, 때로는 함께 봐야 하며, 때로는 외면도 해야 합니다.

책에 관한 흔한 비유. 같은 대상을 다르게 비추는 각각의 렌즈. 많을수록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렌즈가 필요한가요. 앞서 말한 것처럼 무엇이 최선인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우선 여러분의 상황을 살피세요.

그리고 아래 목록을 챙기시길.
필요한 것을 전했다면 보람 가득하겠습니다.

📚
신년 독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상에.)
늦지 않았다면 이 책들도 고려해 주세요.

CURATION
🕶『리더의 상상력』 | 심용환 지음
저자는 정치를 두고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라 합니다. 삶의 외생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정치라는 의미일까요.

대선입니다. 양자택일, 아주 크게 양보해서 삼자택일의 열악한 상황이지만 최선을 선택해야 합니다.

고려할 것은? 책의 제목.
예시는? YS & DJ.
이유는? 책에서.

PS.
이번 대선. 짬뽕 먹고 싶은 사람에게 간짜장과 유니짜장과 삼선짜장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상황은 아니길.


🔎『리멤버 홍콩』 | 전명윤 지음
홍콩반점 좋아하시나요? 저는 꽤 즐기는 편입니다. 그런데 홍콩 음식은 홍콩반점 요리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하하하. 너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홍콩이 상당히 친근한 지역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홍콩은 도쿄나 뉴욕이나 런던 같은 외국 도시들보다 심리적으로 가까운 도시입니다. 전 국민이 알고 있는 (한국식) 중국 요리 체인점 이름이 홍콩반점이고 야경 하면 홍콩이 떠오를 정도로요. 홍콩은 지명 이상의 정서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심지어 할매 하면 <홍콩할매>가 떠오를 지경.)

그러나-아시다시피-홍콩은 변했습니다. 마이애미에 가까웠던 그곳은 과거 광주에 근접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홍콩에 관해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기억해야 좋을까요. 미래의 홍콩반점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풍길 수 있을까요. 짜장의 단맛이 짠맛으로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데버라 펠드먼 지음
여기 짠내 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짠내 나는 이야기를 보고 감동에 젖어 자신의 현실을 긍정하게 만들어 버리는, 이른바, '눈물 버튼' 같은 건 없습니다. 차라리 '눈물 건조 버튼'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축축한 짠맛 아닌 건조한 짠맛. 아시죠?

이 책이 고발하는 사회가 사람 감정 및 욕구를 통제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이 책은 그 사회와 몇 차원은 달라야 할 겁니다. 달리 말해, 저자가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독자를 억압하지 않아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책입니다. 경험에서 '제대로' 배운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말입니다.

아리송한가요? 요약하자면, 초전통파 유대인 공동체에 관해 쓸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한 저자의 책입니다.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PS.
아무래도 저부터 설득력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다짐. 자기 계발서를 찾아 봅니다.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 캐스린 매닉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팩트에 기반한 말을 해야 한다고, '인생 100% 성공하는 100가지 법칙' 같은 유의 책(?)에서 본 적 있습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거짓말을 통해 뜻을 이룬 사람들이 왕왕 있어요. 실제로는 거짓말이지만 어쨌든 듣는 사람은 그것을 팩트로 여겼기 때문에 성공한 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성공의 핵심은 팩트를 말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거짓말을 팩트로 꾸미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의 저자 캐스린 매닉스는 (물질적으로) 성공하기 그른 사람입니다.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팩트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만 합니다. 아니, '내일 아침에 100% 눈 뜨는 방법' 같은 걸 써야 책이 불티나게 팔리지 않겠어요!? (급발진.)

네, 지금까지 이 책이 여타 자기 계발서들과 다른 점이었습니다. (급제동.) 캐스린 매닉스. 인생 멘토는 아니고 메이트는 될 수 있을 거예요. 솔직히 누가 누굴 가르칩니까. 우리는 선생이 아니라 친구가 필요합니다. 죽음에 관해서는.



COMMUNITY
🎈 독자와의 대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습니다. 착각이겠지만 말입니다.  
이번에도 통신을 시도해 봅니다.


독자: 👀 | 담당자: 🎱


👀: 주류 출판사인데 비주류 냄새가 살짝 나는 레터여서 좋았다.
🎱: 감사합니다. 소주 냄새가 날 것처럼 생겼는데 콜라 냄새가 난다는 말씀이시죠? 청소년문학 평론집에 관한 북뉴스였으니까? 하하하. 하하...... 하...... ㅎ. (아마도 이런 게 비주류라는 것이겠지요?)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된 많은 책들을 정말 애정합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들이 있었어? 싶어서 깜짝 놀랄 때가 많거든요. 청소년이 될랑말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어서 함께 읽을 수 있는 책들, 같이 읽고 싶은 책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크답니다. 청소년문학 평론집을 다룬 북뉴스가 반가울 수밖에요. 오세란 평론가의『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꼭 읽어봐야겠어요.
🎱: 지난 북뉴스를 쓰면서 독자님 같은 분을 기다렸습니다.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는 청소년문학에 관한 정직한 지도이자 다정한 가이드입니다. 감사합니다.


👀: 사계절북뉴스를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우선,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길이라 좋았고 오세란 평론가님의 기묘하다는 말이 '퀴어'와 연결된다는 말씀이 마음에 훅 들어와서 좋았습니다.
🎱: 길게 썼다 걱정했는데 '부담되지 않을 정도'라 해 주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고마워요.


추가로, 중, 고등학교 때 무엇을 읽었는지 물었습니다. 
(청소년문학 평론집에 관한 북뉴스였으니까요.)

👀: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 고1때 출판되어 읽었는데 충격이 말할 수 없이 컸어요. 한동안 발 밑 개미 밟지 않으려고 바닥 보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여자의 일생』 (친구가 두꺼운 문학책을 읽기에 저도.^^ 내용은 잘 기억 안나요. 그냥 뿌듯했던 것 같아요.

👀기말고사 때 친구랑 경주하듯 읽어 내려간 『아리랑』과 『태백산맥』. 오해하지 마세요. 성적과 맞바꾼 건 아니었습니다.

(...)

🎱: 오호통재. 청소년 때 읽은 책에 관한 질문에 청소년문학으로 답한 분이 없다니.
조금 더 열심히 청소년문학 책을 팔아야(?)겠습니다.



(번외) 다음 답변이 상당히 뜨끔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웃자고 씁니다.

🎱: 저격일까요?

"새해엔 청소년문학 좀 읽는 사람이 되자!"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라이브 북토크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독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천천고등학교 국어교사 김영희 선생님의 진행으로 
지금 우리 시대의 청소년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어봅니다.

1월 27일 오후 7시 30분~9시 
유튜브 사계절 TV


이번 북뉴스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장바구니에 책 좀 담으셨나요?
가볍게 와서 무겁게 가세요.

다음 북뉴스는 인터뷰입니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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