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단23 이벤트...실황 중계
2023.8.24 | 641호 | 구독하기 | 지난호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오늘은 네이버 단23 행사가 열렸습니다. 사실 내일 새벽에 편지를 보내드려야 하는데요. 올해 한국 인공지능 업계에 이보다 큰 행사는 없을 것 같아 서둘러 정리해 드리다 보니 저녁에 보내드립니다. 작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그동안 수많은 생성 인공지능이 빅테크를 중심으로 쏟아졌어요. 구글의 바드와 오픈AI 출신이 창업한 엔스로픽이 대표적입니다.

 

한국 인공지능 업계는 이런 속도에 충격을 받고, 개발을 서둘러 왔는데요. 그 결과 중 하나가 방금 전 나왔네요. 바로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클로바X입니다. (앞서 LG 엑사원, SK텔레콤 에이닷도 있었어요.) 한국의 네이버는 어떤 생성 인공지능을 만들었을까요.


오늘은 현장에 있는 고민서 기자님이 알려준 내용과 제가 써본 클로바X에 대해 짧고 굵게 정리해드릴게요. (AI를 복습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제목을 눌러보세요)

최수연 네이버 대표


한국판 생성AI의 등장...챗GPT 보단 구글 바드!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챗GPT를 내놓은 이후 AI 시장 선점 경쟁이 달아올랐는데요. 마침내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았어요. 네이버는 오늘24'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 23'을 열었어요.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AI서비스 '클로바X'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공개!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빅테크에 대응하게 위해 2021년 내놓았던 대규모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파라미터 2040억개)를 업그레이드한 버전입니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어요.


WHY!!!!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한국어에 최적화된 대규모언어모델이면서 국내 시장에 맞춰 우리 법과 제도를 모두 이해하고 작동하는 것은 하이퍼클로바X 뿐이다"고 강조했어요. (이부분은 뒤에서 테스트로 보여드릴게요.)


한국어 6500배 더 많이!

 

지난 20여년간 네이버가 검색부터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축적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 가장 적합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그럼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냐고요? 검색, 커머스, 광고 분야에 청사진을 보여줬어요. 지난 5년간 1조원을 넘게 투입해 만든 네이버표 생성형 AI 로드맵을 놓고, 기업용 서비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어요. (올라라 주가야!) 당연히 네이버 인공지능의 강점은 한국어!!! '하이퍼클로바X'는 오픈AIGPT-3.5와 비교해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것이 강점이래요.

 

그런데, 너무 많은 서비스들이 나오다보니 어찔어찔.


한번 살펴볼게요.

 

우선 야심차게 시장에 공개한 것은 '클로바X'입니다. 클로바X'하이퍼클로바X'를 뼈대로 네이버가 만든 대화형 AI 서비인데요. 이날 오후 4시부터 베타 버전으로 풀렸습니다. 여기서 써보실 수 있습니다. 👉 클릭 대기에 걸릴  수 있긴 해요. 사용자 폭주중입니다. 


사용법은 챗GPT나 바드와 같아요. 기본적으로 질문을 하면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이 가능한 다양한 답변을 제공받을 수 있어요. 오픈AI의 챗GPT와 거의 흡사한 서비스입니다. 영어가 강한 챗GPT와 견줘 클로바X는 상대적으로 한국어 대화 능력 면에서 좀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요. 세부적으로 이런게 가능.

 

  • 업무 보고서
  • 자기소개서
  • 비즈니스 글쓰기
  • 면접 연습
  • 고민 상담
  •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

 

"투자유치 계획서 뚝딱!"

 

이날 네이버가 소개한 영상을 보면요. 투자 제안서 초안을 작성해 달라고 하면 서비스 소개부터 서비스의 특징과 장점, 시장 및 경쟁사 분석, 서비스 목표와 계획, 예상 수익과 투자 유치 계획 등으로 투자 제안서 초안을 구성합니다. '해외영업 직무 신입 공채를 준비중이야. 면접 리허설을 할 수 있도록 면접관이 되어 줄래?'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자기소개부터 지원 동기, 직무 관련 경험 등을 클로바X가 연달아 질문을 받고 답하는 이름하여 '멀티턴(multi-turn) 대화'도 가능해요.

 

? 클로바X'하이퍼클로바X'를 플러그인(Plug-in) 형태로 연동해 필요한 기능을 호출할 수 있어요. 네이버는 클로바X를 통해 네이버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스킬(skill)' 이라고 불렀는데요.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언어모델 자체의 생성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답변을 보완해 나가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하는 향상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가 그린 미래

 

실제로 이날 클로바X는 향후 네이버쇼핑이나 네이버 여행 등과의 연계를 통해 상품이나 장소를 추천하는 기능까지 탑재되는 모습을 보였어요. 또 문서 파일을 업로드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 사진을 첨부해 자연어 명령으로 편집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추가하며 클로바X 전반의 사용성도 향상시키겠다는 게 네이버 계획입니다.


또 있어요. 네이버는 강아지가 뛰어 노는 사진을 클로바X에 올리면 이를 사용자 주문에 맞춰 뒷 배경을 바다가 있는 장소로 바꿔주는 등의 모습을 시현하기도 했습니다. (어도비의 센세이 보다 좀 더 고도화?)

 

또 또 있어요. 기업 생산성 도구 '프로젝트 커넥트X'를 런칭한대요. 기업에서 사용하는 협업툴에 AI가 접목된 서비스로, 일정 관리부터 초안 작성, 이메일 답장을 제안하는 등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데 방점을 두고 있어요. 디자인이나 코딩과 같은 전문적인 업무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요.

 

또 또 또 있어요!. 하이퍼클로바X가 탑재된 '클로바 스튜디오'인데요.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클로바 스튜디오에서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해 저마다 특화된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엔비디아 구독 서비스 같아요)


이밖에 다음달부터는 네이버의 차세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CUE:)'의 베타 버전이 출시된대요. ':'는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복잡하고 긴 질의를 이해하고,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날 영상에서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 하기 좋은 테라스가 있는 식당 찾아줘'라고 하는 질문에 답변을 했어요.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기반으로 적합한 식당과 주요 메뉴부터 이와 관련된 특징에 대해 요약하고, 각 식당의 이미지 및 영업시간부터 리뷰 등 구체적인 정보들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특히 큐: 하단에는 사용자가 궁금해할 만한 후속 질문을 예상해 제공하면서 원하는 조건에 맞는 장소를 찾거나 상품 비교가 비교적 쉬운 형태를 띄었고요.

 

🔎 크게보기

지금까지 현장에 나간 고민서 기자님이 전해온 내용인데요. 온라인으로 시연 영상을 앉아서 보고있노라니 네이버의 행보는 오픈AI 보다는 구글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어요. 왜냐고요? 서비스를 검색에 접목하고 광고에 접목하고, 그리고 구글 바드처럼 웹으로 공개하고 있어서입니다.




소득세를 계산하는 클로바X


클로바X 사용해 봤습니다...정확성>창조성

 

그래서 직접 써보기로 했습니다. 하이퍼클로바X! GPT 구글 바드, 엔스로픽의 클로드2를 모두 써보았는데요. 역시 문제는 한국어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플랫폼을 쓰면 꼭 영어로 물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창작을 할때는 챗GPT, 사실 관계를 물을때는 구글 바드를 쓰고 있기는 해요. 그만큼 모델마다 특색이 있어요. 그럼 클로바X의 성능은 어떨까요.


나보기가 역겨워...

 

김소월 시인은 진달래 꽃을 썼는데요. 들어보셨죠?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그래서! 이런 요청을 해봤어요

 

"김소월의 진달래 꽃 스타일로, 바다에 대한 시를 써 달라" 그랬더니,

 

바다여,

 

너는 왜 그렇게

파란색인가?

 

너는 왜 그렇게

파란색으로

우리를 유혹하는가?

 

너는 왜 그렇게

파란색으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 사실 김소월의 진달래 꽃의 특징은 반어법인데요. 예를 들어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처럼, 김소월 시인은 자유자재로 반어법을 구사.


클로바X는 흉내는 잘 내는데, 이런 시적 묘미를 살리는데는 아직이었어요.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로 유명한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를 모방해서, "미라클레터를 위한 서시"를 작성해 달라는 청탁을 넣었더니 답변을 거부!  WHY!!!! 거듭 부탁해도 거듭 거부를 하네요. 아마 저작권 문제인지, 왜 김소월 시인은 되고 김춘수 시인은 안될까요.

 

세금 계산 도전!


이번에는 세금 계산에 도전을 해봤는데요. "월급이 300만원이다. 부양가족이 없다. 내가 내야할 소득세는 얼마인지 계산해라"로 요청을 해봤습니다. 클로바X는 근로소득공제 근로소득금액 등을 찾아보더니 55500원으로 계산! 공제율 100% 기준으로 87430원이니 비슷했어요. 공제금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해요. 이정도면 합격!

 

논리력 테스트


사실 넌센스 논리테스트인데요. 예를 들어 이순신과 나폴레옹이 육지에서 싸우면 누가 이기나? 물어보면? 당연히 답변 불가인데요. 어쩌면 답변은 나폴레옹일 수... 어쨌든 클로바X결론적으로, 이순신 장군과 나폴레옹이 육지에서 싸운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들의 뛰어난 전략과 리더십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고 답변을 합니다.

 

🔎 크게 보기

전반적으로 클로바X는 우수했어요. 그리고 챗GPT 보다는 구글 바드에 가까웠어요. 왜냐고요. GPT는 환각에도 불구하고 창조 능력이 매우 탁월해요. 예를 들어 제가 좋아하는 로버트 프로스트 시인의 시 스타일을 정말 잘 구사합니다. 그만큼 환각이 큽니다. 창조적이란 것은 일정 부분 환각을 한다는 것이니까요. 반면 구글 바드는 정확도는 높은데 반해 창조성은 챗GPT보다 다소 떨어집니다.

 

네이버는 아무래도 사업 모델이 구글과 비슷하고 사회적 책임감이 크다보니 이처럼 정확도에 더 신경을 쓴 것 같아 보였어요!

 

📚 팁 팁 팁

클로바X를 쓰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알려달라고 하세요.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10명을 알려달라고 하는 것보다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10명을 알려달라. 출처도 밝혀라고 요청을 하면 보다 근거 있는 답변을 합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성능보다 즉각적인 도움을 드릴게요"

 

네이버는 행사에서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이 얼마나 고도화된 기술력을 담고 있는지를 강조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파트너사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어요. 고민서 기자님이 최수연 네이버 대표님과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과 간담회에 참석! 주요 일문일답.


🤧오픈AI 챗GPT 구글 바드 등과 비교해 강점이 있을까요.
👨성낙호 총괄님= 내부적인 지표로는 GPT-3.5 대비 75%의 승률(답변 정확도)을 가져요. GPT-4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성능을 보이지만 비용도 굉장히 높고요. (비용과 성능에서) 접점을 찾는 과정을 보면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흠...'하이퍼클로바X' 파라미터가 궁금해요. (파라미터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해당해요. 많으면 더 똑똑)
👩최수연 대표님= 종전 하이퍼클로바는 연구개발(R&D) 목적이 커서 파라미터를 공개했어요. 하지만 오픈AI나 구글 등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번에는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선 파라미터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는 언어 모델의 핵심 노하우이기 때문이에요. (비밀!)

😃스타트업이 사용할 때 어떤 이점이 있나요.
👨성 총괄= 오픈AI는 전 세계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일종의 거리감이 있어요. 한국 위주로 학습하거나 기술적인 서포트를 해주지 않는데요. 반면 네이버는 그렇지 않죠

🤫해외 진출 계획이 있나요
👩최 대표= 긴밀하게 논의하는 글로벌 파트너가 있어요. 아직은 공개하기 힘들고요. 네이버는 그 나라에 특화된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면서 현지에 강점을 갖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는데요. 우리 기업 간 거래(B2B) 기본 모델과 유사하거나 특장점이 있는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들이 있다면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AI 학습 콘텐츠 지불 방식은요. (주식이 오를까요?)
👩최 대표= 사용료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동의를 받고, 싫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선 활용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게 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고 있어요.
드리는 말씀

이날 주목된 것 중 하나는 네이버 얼라이언스였어요. 70개 기업과 함께 생태계를 넓힌다는 전략인데요. 네이버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협업을 서두르는 까닭은 미국 빅테크가 동맹을 중심으로 시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픈AI의 플러그인 스토어에 현재까지 익스피디아, 카약 등 823개 파트너사가 입점해 있어요. 올해 5월 약 50개에서 16배 이상 폭증한 것입니다. 플러그인을 통해 기업들은 자사의 서비스를 챗GPT와 연동할 수 있어요. MS는 오픈AI의 챗GPT 외에도 메타의 라마까지 자사의 서비스에 흡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윈도 애저 등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고요.

 

이 뿐인가요. 지난 주 미국 빅테크는 구글, MS, 오픈AI, 엔스로픽을 주축으로 프론티어 모델 포럼을 발족했는데요. 미국내 AI 기술 확산을 위해 업계 모범 사례와 표준을 정하고 각종 규제에 대응을 한다고 했어요. 그만큼 인공지능 주권을 위한 움직임!

 

한국의 초거대AI는 아직 걸음마지만 보다 힘차게 전진했으면 해요. 우리 말 우리 글로 된 더 많은 서비스를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조금 급하게 보내드리다 보니 다소 두서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하루의 혁신 소식을 남들 보다 더욱 빠르게 보내드리는게 미라클레터의 주요한 임무라고 생각해요. 혁신은 속도라고 믿어요. 미라클레터가 늘 독자님의 하루를 응원할게요. 굿 밤 보내세요.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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