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더현대 서울X비틀즈뱅크 2.쉬인 국내 진출
 2024.05.08 24-01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더현대 서울이 비틀즈뱅크와 팝업을 연 이유
  02 쉬인은 알리·테무보다 더 위험할지 모릅니다
  03 뉴스 TOP5 - '야구에 기계 심판이 도입되자 벌어진 일'

   

더현대 서울이 비틀즈뱅크와 팝업을 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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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뱅크는 처음 듣는데요

더현대 서울이 성수동의 꽃집 비틀즈뱅크와 함께 지난 5월 3일부터 5월 12일까지 열흘 간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합니다. 당연히 더현대 서울이야 다들 아시겠지만, 아마 비틀즈뱅크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본 분들이 더 많으실 텐데요. 높은 확률로 어디선가 '춤을 춰야 꽃을 살 수 있는 꽃집' 영상이나 관련된 밈을 아마 한 번쯤은 접하신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비틀즈뱅크가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댄스 챌린지로 유명해진 바로 그 꽃집입니다.

이렇듯 동네의 한 작은 꽃집을 중심을 퍼졌던 '구구단 댄스 챌린지'는 올해 상반기 가장 뜨거웠던 밈 중 하나였습니다. 비틀즈뱅크 인스타그램 계정 기준으로, 업로드된 영상의 최고 조회 수가 무려 약 1,500만에 달하고요. 이외에도 수백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것도 수두룩합니다. 챌린지 참여자 면면도 화려한데요. 댄서 제이블랙을 비롯하여, 박문치, 유병재, 전태풍 같은 유명인들은 물론, 둘리, 벨리곰 같은 캐릭터들까지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인기 덕에 비틀즈뱅크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수는 10만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다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비틀즈뱅크 자체는 여전히 성수동에 위치한 작은 동네 꽃집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틀즈뱅크는 연이어 여러 유명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무신사가 성수에서 진행한 식목일 기념 팝업 스토어에 참여한 바 있었고요. 이번에는 더현대 서울까지 진출했습니다. 말 그대로 국내에서 가장 핫한 팝업 성지에서 모두 선택받은 건데요. 이렇듯 놀라운 일이 가능했던 건, 비틀즈뱅크야 말로 가장 팝업스토어에 어울리는 파트너였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팝업보다 효과가 좋았던 건

팝업스토어가 브랜딩을 위한 필수적인 액션으로 자리 잡은 지는 꽤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큰 화제를 모은 건 대부분 대형 브랜드들의 팝업이었는데요. 현재는 성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된 디올의 팝업 스토어나, 침대 없는 매장으로 유명했던 시몬스 팝업 스토어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파격적인 공간 기획과 달리 상당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홍보되곤 했습니다. 과거부터 그랬듯이 기자들을 초청하여 먼저 소개하고, 보도 자료를 뿌리는 등의 과정을 거쳤던 겁니다.


반면에 비틀즈뱅크 팝업은 그 흔한 홍보 기사 하나가 안 나올 정도로, 주류 미디어에서는 철저하게 관심을 못 받았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는데요. 그 어떤 대형 브랜드와의 콜라보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먼저 뜬 곳답게, 이용자들이 알아보고 자발적으로 소문을 냈기 때문인데요. 실제 비틀즈뱅크와의 팝업을 알린 더현대 서울 공식 계정 게시물의 좋아요 수는 전후 기간 다른 브랜드 소식 대비 압도적이었습니다. 이케아 같은 대형 브랜드, 심지어 보이넥스트도어 같은 아이돌 관련 게시물과 비교해서도 더 열렬한 반응을 얻었는데요. 이렇듯 온라인에 최적화된 기획을 한 것만으로 더현대 서울은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한 더불어서, 이번 비틀즈뱅크 팝업은 꼭 오프라인으로 찾아와야만 하는 이유 역시 명확하게 제시해 주었는데요. 작은 꽃집이 유명해진 건, 댄스 챌린지 덕분이고, 이는 그 어떤 것보다 완벽한 체험 콘텐츠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현대 서울에선 방문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매장 내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음향이 나오는 장치를 매장 입구에 마련해 놓았고요. 심지어 5월 5일에는 플래시몹 댄스 챌린지까지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더현대 서울은 댄스 챌린지를 일종의 체험 콘텐츠로 완벽히 활용해 내었고,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여기에 팝업 장인 더현대 서울 만의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효과는 배가되었는데요. 팝업스토어 공간 연출을 할 때, 기존 비틀즈뱅크 성수 매장을 그대로 재현하여, 방문하는 이들이 마치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그 챌린지'에 참여한 기분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덕분에 더현대 서울 팝업을 배경으로 한 숏폼 영상들이 계속 재생산 및 바이럴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와 같이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온라인으로 다시 확장되며 더 큰 파급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벽히 시즌 이슈에 적절하게 파고든 점도 칭찬할 만합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같이 있는 5월은 1년 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달입니다. 그러다 보니 비틀즈뱅크의 댄스 챌린지를 굳이 모르는 이들에게도, 이번 팝업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었는데요. 사실 챌린지 자체는 올해 2,3월에 히트했던 터라, 단순히 생각하면 타이밍이 늦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오히려 한 박자 느렸던 것이 더 신의 한 수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요. 덕분에 더현대 서울은 5월에 정말 어울리는 팝업스토어 콘텐츠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는 식목일에 비틀즈뱅크와 협업한 무신사 역시 챙겼던 부분이었는데요. 이처럼 팝업스토어는 핫한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연히 '방문한 고객이 물건을 사는 매장'인 만큼 시즌 이슈에 적합한 대상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리즘은 오프라인에서도 중요해집니다

이처럼 비틀즈뱅크 팝업 스토어는 온라인 파급력부터, 오프라인의 특별한 경험, 시의성까지 모두 챙긴 아주 훌륭한 기획이었습니다. 더욱이 작은 로컬 가게였기에,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소개한다는 리테일 본연의 역할에도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일이었고요.

그리고 꼭 팝업스토어 형태는 아닐지라도, 이렇게 알고리즘을 타고 바이럴 된 소재들을 활용하는 마케팅 기획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플랫폼에서 알고리즘을 타고 하나의 밈이 생겨나고요.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2차 콘텐츠가 생산되며 소비하는 방식이 틱톡 챌린지를 시작으로 대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미 디지털 마케팅에서는 아주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었는데요. 최근 무신사가 태안여중 밴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차노을 군과 콜라보하여 영상을 제작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어차피 오프라인 역시 온라인 바이럴을 타야 홍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건 동일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소셜 미디어에서 생산된 트렌드와 밈들, 더 나아가 서브 컬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TV 등 기존 전통 매체와 퍼포먼스 마케팅 매체가 모두 예전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도 더욱 그러하고요. 따라서 이번 더현대 서울의 비틀즈뱅크 팝업 기획처럼,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커머스 기업들은 이를 더 잘 연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겁니다.

   

쉬인은 알리·테무보다 더 위험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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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자, 쉬인이 드디어 등장합니다

몇 달째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커머스의 국내 진출 본격화. 흔히 언론에서는 이들의 대표 주자로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쉬인을 꼽으며, 알테쉬라는 약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이들 중 유독 쉬인의 존재감은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던 알리, 미친듯한 성장 속도를 보여준 테무에 비해 무언가 쉬인의 활동은 소극적이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이랬던 쉬인마저 국내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유명 SPA 브랜드에 입점을 제안하고, 알리바바처럼 에이블리 투자를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쉬인의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번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노리는 시장이 작아서 더 위협적입니다

쉬인은 알리, 테무와는 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국내 주요 언론에서 알리와 테무를 다루는 기조는 살짝 변했는데요. 과거에는 이들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다뤘다면, 요즘에는 주요 생필품 가격은 알고 보면 알리가 쿠팡보다 비싸다는 등, 중국 커머스의 한계를 지적하는 투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실제로도 알리, 테무의 위협은 어느 정도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우선 이들의 트래픽 성장이 매서웠던 건 사실이지만, 결제 금액 규모는 쿠팡, 네이버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황이었고요. 더욱이 이들이 강점을 가진 카테고리는 한정적이었던지라, 장기적인 전망도 불투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상위 플랫폼들의 입지는 앞으로도 굳건할 것이며, 분명 여파가 있겠지만 주로, 기존 중국 사입에 의존하던 셀러들에게 그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쉬인은 애초부터 버티컬 패션 플랫폼, 아니 정확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아마 당분간은 쉬인의 직접적 경쟁자는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 자라 같은 브랜드들이 될 거고요. 장기적으로도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패션 버티컬 커머스들의 자리를 노릴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패션 브랜드 혹은 버티컬 커머스의 덩치가 쿠팡, 네이버 등 종합 커머스에 비해 훨씬 작기 때문에, 이러한 외부 위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데이터만 봐도 쉬인은 이미 국내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우선 쉬인을 단일 브랜드라고 본다면, 쉬인 앱의 트래픽은 업계 1위인 유니클로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였였고요. 심지어 패션 버티컬 커머스라고 본다 하더라도, 무신사, 에이블리, 퀸잇 등 최상위 업체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쟁자들을 이미 추월하였습니다.

물론 쉬인 역시 매출액 기준으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고 보긴 어렵겠지만요. 북미 시장에서 아마존과의 거래액 격차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큰 테무와 달리, 자라와 H&M을 이미 추월한 쉬인의 저력을 생각하면 언제 치고 올라올지 모릅니다. 소형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일부 카테고리 내에서만 경쟁력을 가졌기에 상한선이 분명한 알리, 테무와 달리, 쉬인은 패션이라는 하나의 시장 안에서는 한계 없이 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쉬인은 프리미엄 라인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쉬인X 프로젝트를 통해 유망한 디자이너들을 섭외하여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고요. 따라서 아예 포지션이 완전히 다른 럭셔리 브랜드라면 모를까,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까지는 쉬인의 사정권에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매하면 잡아 먹힐 겁니다

분명 국내 패션 업계는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도약의 기회를 잡은 상황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고요. 무신사는 물론 신세계, 현대백화점 같은 전통 리테일 기업들까지 이들의 손을 잡고 거대한 패션 생태계를 만들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막강한 자본력과 엄청난 생산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메기' 쉬인이 등장한다면, 시장은 매우 크게 흔들리게 될 겁니다. 특히 쉬인은 북미에서 이제는 단일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마켓 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기에 위험성이 더욱 큰데요. 근래 들어 쉬인은 포에버21 같은 대형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적극적인 브랜드 유치에 나섰습니다. 유력 국내 SPA 브랜드 입점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고요. 이들이 브랜드를 넘어서 이처럼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면,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물론 무신사도 안심할 수는 없을 겁니다. 특히 아예 국내 패션 생태계 전체가 위험해질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기획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본과 생산 인프라에 더해 판매 채널까지 쉬인에 의존한다면, 결국 종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넷플릭스 사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요.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는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고, 그 덕에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서, 넷플릭스를 통하지 않으면 콘텐츠를 만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요. 날이 갈수록 이러한 종속 관계는 계속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내 패션업계는 이를 잘 반면교사 삼아 쉬인과의 관계를 잘 맺어서,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좋은 파트너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금부터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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