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만난 경제학자는 토지정의를 외쳤다
"정의로운 주거권 세미나" 강사 인터뷰 #6 前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전강수 교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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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과 '토지정의'는 '주거문제'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희년이 주거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고, 무엇을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주거권 희년교육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강사로 모실 분을 만나서 활동 내역과 강의 내용을 미리 들어봤는데요. 희년과 주거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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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0일 전강수 교수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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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경제학 연구로 이끈 만남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제 교정을 떠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도 함께 알려주세요.
저는 한국경제사를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1987년에 효성여대(오늘날 대구가톨릭대)에 첫 직장을 잡아서 교수로 36년 근무했어요. (2022년까지 재직 후 현재는 퇴임) 제가 조지스트 학자로 알려졌는데, 원래 전공은 한국경제사였어요.
저는 교수님의 책과 글을 보면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이론과 수식으로 무장했지만 우리의 일상과 괴리가 큰 경제학을 보다가 우리 삶과 사회의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하면서 경제학 이론으로 풀어내는 게 참 감사하기도 하고요. 경제학을 전공하고 연구하던 초기부터 이런 토지 문제, 불평등의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나요? 전해 듣기로는 예수원에 방문해서 대천덕 신부님과 만난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1987년 당시에는 교회 안 다닐 때였는데, 교수님들이 집중적으로 전도 대상으로 삼아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죠. 저는 예수 믿었다는 게 뭐랄까, 인생의 방향이나 시각이 완전히 바뀐 거예요. 그때까지 살아오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뭘 어떻게 살아야 하고, 학자로서 어떤 걸 연구하고 살아야 되는지 많이 모색하게 되었어요. 그 대안 중의 하나로 기독교경제학으로 봤는데, 그게 너무 허전했어요.
예수 믿고 2-3년 되었을 즈음이 1992년인데, 일본에 공부하러 1년간 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떤 분을 만났는데 일본에 귀신이 얼마나 많은데 그냥 가려고 하시냐 그러길래 ‘그럼 기도를 세게 하고 가야 되나?’ 싶었어요. 마침 이웃 교수님과 대화하는 중에 그 이야기를 하니까 예수원에 다녀오라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거기서는 상담도 해주고, 기도도 해주는 좋은 데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교수 몇 가정이 예수원에 같이 찾아갔어요. 눈이 엄청 오던 시기였는데,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올라갔죠.
마침 그날이 예수원에서 매주 하는 은사의 밤이었어요. 기도원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기대하고 참석했는데, 생각보다 힘이 없어서 무슨 기도를 하겠다는 건지 실망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차에 같이 갔던 교수님이 예수원 식구들에게 제가 일본에 가게 되어 기도를 받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저와 집사람이 기도받으러 나갔는데, 저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어요. 그런데, 예수원 자매님 중 한 분이 집사람을 위해 기도하는데, 대언을 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녀와라. 거기는 우리를 위해 예비하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라’는 뜻이었어요. 집사람이 펑펑 울고 난리 났어요.
당시 예수원에서는 대천덕 신부님이 건강이 안 좋아서 손님을 안 만나던 시기였는데, 경제학 교수님들이 왔다니까 신부님께서 너무 좋아하면서 만나주셨어요. 그때 신부님께서 두꺼운 책 7-8권을 꺼내면서 경제학자들에게 읽어보라고 주셨는데, 그때 받은 게 『진보와 빈곤』 원서와 국제 헨리조지운동 단체의 팸플릿이었어요. 그래서 받아와서 책장에 꽂아놓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학 연구를 통해서 내 마음을 하나님께 드려보자 하면서 헨리 조지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거죠. 또 성토모 활동을 하면서 사회 운동에도 참여하게 되고 그래서 내 정체성이 그렇게 조지스트 학자로 굳어진 거예요.
대천덕 신부님은 이 운동을 너무 좋아하셨고, 응원하셨어요. 집회나 강의하면 앉아서 다 듣고 응원해 주셨어요. 신부님과 사모님 두 분 모두 그랬어요. 토지+자유연구소 발족식을 하는데 현재인 사모님이 직접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했던 기억도 있고요. 두 분은 한국의 토지정의운동에서 상징적으로 발언하는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깊이 있게 참여하셨고, 단 한 번도 요청을 거절하신 적이 없었어요.
추가로, 1984년 헨리조지협회가 만들어지기 전 이야기인데, 1960년대에 대천덕 신부님이 빈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뭐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현재인 사모님께서 외교관 부인들 모임에 갔더니 웬 분이 현재인 사모님께 헨리조지 책을 소개했고, 사모님께서 대천덕 신부님께 소개하니까 너무 좋아하셨대요. 한국에서는 그렇게 시작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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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원 토지학교를 방문했던 전강수 교수님 내외 (전강수 교수님 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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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교수님께서는 헨리조지협회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함께하신 건 아니고, 이후에 합류하셨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예수원에 다녀오고, 대천덕 신부님과도 교류하면서 경제학 연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뤄보자는 쪽으로 가고, 성토모 활동하면서 사회운동에도 개입하게 된 거죠. 어느 날에 대천덕 신부님이 조지스트 관점에서 현대사회를 분석한 책을 보내오셨어요. 광야에서 약속의 땅으로(From wasteland to promise land)라는 원서인데, 번역을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은 거죠. 번역하는 과정에서 경북대 김윤상 교수님이 합류하게 되고, 이후 이정우 교수님도 합류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기독교경제학 연구회’라고 했는데, 이후 헨리조지연구회라고 부르면 좋겠다고 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헨리조지 세미나를 상당히 오래 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경제학 연구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드린다는 마음이 충만할 때였어요. 그때가 1994년이고, 희년함께의 전신인 한국헨리조지협회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어요.
1994년부터 헨리조지를 연구하다가 내가 성토모 회장이 된 게 1998년 1월 무렵이에요.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운동도 하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2002년이 되면서 노무현 당선자 시절 인수위에 이정우 교수님이 경제분과 간사로 임명되고, 참여정부 정책실장이 되면서 고무되었죠. 그때 모여서 같이 기도 엄청 열심히 하고, 매주 토요일 기도했는데 모이는 인원이 60명이나 되고 그랬어요. 제가 보기에는 그 힘이었다고 믿는데, 이정우 교수님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셔서 종부세가 도입되고, 보유세 강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조지스트 운동이 꾸려진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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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토모 시절, 잡지 <토지와 자유>가 발간되어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전강수 교수님 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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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정의운동의 꽃, 종부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희년함께의 출발인 한국헨리조지협회부터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성토모), 그리고 지금의 희년함께까지 같이 활동하고 계신데요. 아무래도 긴 시간을 거쳐온 토지정의운동의 꽃은 보유세 강화운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참여정부 시기에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논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당시 교수님을 포함한 학자, 시민사회, 그리고 대중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그때 김대중 정부는 민주주의 정착에는 큰 공을 남겼지만, 부동산 정책을 망쳐놓았어요. 예를 들면 토지공개념 제도를 폐지해 버리고, 위헌과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오면서 다시 언급하기도 어려운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장치를 모조리 다 해제해 버렸어요. 그러다 경제위기가 극복이 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규제억제장치가 있으면 조절이 되는데, 그게 없으니까 김대중 정부 말기에 부동산 폭등이 있었어요. 그 상태에서 정부 임기가 끝난 거예요.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는데, 그때부터 균형발전, 빈부격차 해소 등에 중점을 두기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인 이정우 교수님이 정책의 방향타를 잡고 있었죠. 그럼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뭐냐’, 결국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보유세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산세는 부족하다.’ 이러니까 결국 보유세를 이원화해서 국세로 종합부동산세 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 거죠. 그래서 종부세가 부과되니까 고액 보유자들이 난리가 난 거예요. 언론도 집중공격을 하고요. 근데, 종부세를 신고하도록 되어있는데, 종부세 신고율이 98%, 99%였고 납세자들이 세금 다 냈어요. 실제로는 별 문제없었던 거죠. 투기를 억제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종부세가 잘 정착되면 부동산 제도를 확실히 정의롭게 만드는 수단이었어요. 노무현 정부 종부세는 설계가 굉장히 잘 되어있었고, 무리한 것도 없었어요.
그러나 기득권 세력이 반발하고 노리고 있던 정책이어서 이명박 정부가 역점을 들인 게 종부세 없애려고 한 거예요. 그런데, 없애려고 하니까 반발이 심해서 없애지는 못하고, 무력화했죠. 실제로 세수도 격감하고 과세대상자도 확 줄어들고 무력한 세금으로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을 지나왔어요.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제대로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부동산 정책은 노무현 정부와 정말 달랐어요. 문재인 정부가 엉터리 부동산 정책을 펼치는 바람에 종부세에 대한 오해와 거부감이 많이 생겼고, 그게 요즘 상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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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8월, 전강수 교수님이 번역한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북토크가 열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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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가 도입된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이후 여러 정부를 거쳐오며 현재 종부세는 원래 취지를 잃어버렸다거나, 극소수의 다주택자들이 내는 징벌적 세금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당시의 종부세 트라우마 때문에 부동산 세제를 건드리는걸 매우 부담스러워하기도 하고, 새롭게 들어선 국민주권정부 또한 부동산 세제를 건드리는 대신 금융정책을 통제하는 쪽에 집중하는 모양새인데요. 참여정부 이후 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가 다뤄지는 것을 어떻게 보셨는지, 그리고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종부세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집중공격받는 건 문재인 정부 잘못이 커요. 문재인 정부 초기 3년간 이 정책을 안 하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요. 너무 노골적으로 보유세 강화를 안 한다는 신호를 주니까 민첩한 투기꾼들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잡을 생각이 없다고 받아들인 거죠. 그런 기조가 3년을 가니까 난리가 났죠. 역대 집값이 최대 많이 올랐고, 풍선효과가 최고 많이 생기는 참담한 정책실패를 맞이한 거예요.
3년이 지나면서 이제 큰일 났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가지고 부동산 잡아야 돼 이렇게 된 거예요. 이게 재밌는 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서민들이 마음이 떠나는데, 폭등한 상황에서 세금 강화하면 중산층 마음이 떠나요. 종부세를 강화하면서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는 케이스가 많이 나왔어요. 예를 들면, 지방 5억 주택이 3채 있는 거랑 서울에 30억 주택 1채 가진 거 비교하면 지방 사람들이 훨씬 세금을 많이 내요. 결국 ‘똘똘한 한 채’라는 새로운 투기 양상이 나타나는데, 그러면서 사람들이 ‘다주택자=투기꾼’ 취급을 하면서 징벌적 세금을 가하니까 중산층 마음도 떠나고, 논리적 정당성도 떠났어요. 그래서 실패했고, 정권 재창출 실패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러니까 저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오류가 부동산 세제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을 만드는 큰 요인이었다고 봐요.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 정부였다면, 이재명 정부는 빛의 혁명 정부잖아요. 그런데 실제 부동산 정책 만들면서 세금은 안 쓰고, 공급 확대하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예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다음 서울집값이 폭등하니까 대출규제가 나오면서 단기간의 투기수요는 잠재웠는데, 투기 목적으로 과다보유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과다보유하는 동기가 줄어들 수가 없어요. 지금은 잠재된 수요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인데, 이 대출규제로 계속 끌고 갈 수가 있나요? 안 되는 거죠.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말 취소해야 해요. 왜냐하면 답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세금으로 집값 잡겠다는 말이냐? 그런 말도 아니죠. 어떻게 한 가지 정책수단으로 집값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겠어요. 보유세 강화는 집값 안정의 필요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말기에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 다 엄청나게 때렸거든요. 그러니까 민심이 떠나는 건 당연하죠.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를 잘 아는 사람이에요. 201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갔을 때 국토보유세를 설명했고, 몇 년간 브랜드 공약으로 내세웠어요. 내용을 다 아는데도 지금 못하는 건 뭐랄까… 겁이 난달까요? 정치적인 위험성이 크다고 보는 거죠. 세금을 건드리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다는 막연한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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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8월, 전강수 교수님이 번역한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북토크가 열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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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정의운동 관점에서 바라본 주거문제
지난달에는 빈곤사회연대의 이원호 집행위원장의 세미나를 통해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부터 2009년 용산참사, 최근의 쪽방촌 공공 재개발 촉구 등 한국의 주거문제를 드러내는 여러 당사자의 선언을 둘러봤습니다. 특히, 용산참사는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사람들의 투기심리를 자극한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그리고 과도한 공권력의 행사를 통해 세입자가 강제로 내쫓긴 비극적인 사건인데요. 토지정의를 연구해 온 입장에서 이런 구체적인 주거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제일 큰 사회적 문제로 발현되는 게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예요. 어떤 질병이 있다면 발현되는 증상이 있잖아요. 부동산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이런저런 정책이 시행되는데, 그 정책이 부동산 과다보유자의 배를 채우는 정책이 되고, 그 정책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입고 고통당하는 문제가 되죠. 주거문제가 대표적 증상이에요.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시 뉴타운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서 전면 철거하고 재개발했잖아요. 옛날의 서울은 단독주택, 저렴주택이 섞여있는 곳이 많았어요. 저소득층도 저렴한 주택에서 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걸 깡그리 밀어버리고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 약자들은 어디로 가냐는 거예요. 그게 폭력적으로 표출된 게 용산참사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부동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희생시킨 역사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어요.
사회 전반적으로 주거 문제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집값이 너무 비싸지만, 내 집값은 오르면 좋겠다’는 심리가 집단적으로 공유되면서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는 것 같은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유세 강화 등의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시민들에게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높은 집값으로 모두의 주거가 위협받는 이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일까요?
우리 국민들은 양면성을 다 가지고 있죠. 탐욕과 이기심에 의해 움직이는 측면이 있어요. 그러나 그 속에 정의를 추구하고, 타인을 돌보는 마음이 같이 있어요. 한 사회가 정의로운 방향으로 가는 기초는 국민의 마음에 있는 거죠. 다른 사람이 다 필요 없고, 내 집값만 올라가면 된다는 시민들이 많다면 그 나라는 망하는 것이고, 내 이익만이 아니고 잘못된 제도나 정책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도 같이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국민들이 많아지면 제도나 정책이 또 바뀌어 가는 거죠. 어느 쪽으로 갈지는 그 나라 국민들이 결정한다고 보는데, 사실 시민운동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끊임없이 정의감, 이웃 간 연대감을 고취하는 행동이 이어지고, 그런 자세와 행동을 고취시키는 것이 사람으로서 당연히 취해야 할 자세와 행동이라고 인식시키는 흐름이 되면 반드시 이기심으로 누르지는 않아요. 내란 사태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모습을 보세요. 나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우리 국민들 안에 저런 마음이 숨어 있었구나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 주식양도세 관련 논쟁을 보면 국민들의 이기심이 극대화되는 경향이 또 나타나잖아요. 결국 사회운동 하는 사람들이나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설득하고,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자기의 이익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얘기해야죠. 국민들에게 이기적으로 살라고 길 깔아주는 것은 안 되는 거죠. 빛의 혁명을 거치면서는 어떻게 보면 위험하기도 하고, 빛의 혁명을 지나왔는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판단하기 상당히 어려운데요. 작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표출되는 문제는 정치인들이 과감하게 설득할 필요도 있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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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희년함께에서는 <사회문제의 경제학> 역자와의 만남을 주최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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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토지의 경제학>, <부동산 공화국 경제사> 등의 서적을 저술하시고, <사회문제의 경제학>,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등 수많은 저작물을 번역해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하셨는데요. 희년과 토지정의운동을 이제 입문하는 분들에게 교수님께서 저술하거나 번역한 책 중에 추천해 주실 만한 책이 있을까요?
『토지의 경제학』이 제일 기초 지식을 배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오래되어서 옛날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기초 내용을 상세하게 배울 수 있어서 출발하기에는 좋을 거예요.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관점을 바로잡고 싶다면 『대천덕 신부가 말하는 토지와 경제정의』를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주거권 희년교육 세미나 신청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초대의 한마디를 남겨주세요.
투기가 일어나면서 제일 약한 고리가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인데, 필연적으로 그렇게 연결될 수밖에 없어요. 사실 해결책은 간단하게 그냥 원칙대로 하면 돼요. 정책이 왜곡되어 배려해야 될 사람들이 외면당하고, 왜곡된 상황 속에서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이 기득권이 되는 악순환이 되는 구조에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상황을 편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부동산 문제는 너무나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으면서 복잡해졌어요. 여러 사람이 여러 이야기를 하니까 잘 모르는 사람은 뭐가 맞는지 모르는데, 그런 것을 가려서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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