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감독 김종관)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56 〈아무도 없는 곳〉
4월 28일 오늘의 큐 💡 Q. 감독님, 또 종로예요?
🚶 독립영화를 탐험하는 인디씨커👀라면 한번쯤 들어볼 수밖에 없는 이름이 있죠. <폴라로이드 작동법>부터 <조제>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김종관 감독!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며 '김종관 유니버스'를 탐구하는 관객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최악의 하루> 속 익선동, <더 테이블> 속 서촌에 이어 이번 영화는 종로구 일대를 원없이 걸어다닙니다🚶 그래서 요 세 작품에는 '종로 3부작'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어요. 사실 김종관 감독 영화에는 종로구가 유난히 많이 등장한답니다.(a.k.a. 또로구) 감독이 오래 살아온 동네이자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이 영화에 녹아드는 것 같아요. 공간과 시간이 부리는 마법! 김종관 감독의 <아무도 없는 곳>을 소개해드립니다.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독특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김종관 감독의 영화에 새로운 모습으로 녹아들곤 했죠. 이번에 인디즈가 주목하게 된 새 얼굴, 바로 윤혜리 배우예요! 윤혜리 배우의 단단한 얼굴이 담긴 대표작, 단편 <대자보>도 확인해보세요. 지금이야말로 걷기 딱 좋은 계절이에요🍃 요번 레터 속엔 영화 속 장소들도 살짝 적어두었으니 님도 '김종관 유니버스'의 팬이라면 영화를 따라 걸어보면 어떨까요? 영화 속 장소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한가로이 걸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죠! '아무도 없는 곳'을 누려보시길 바랄게요🌸
그림자 아래 이야기 〈아무도 없는 곳〉 어둠이 드리워진 공간, 그 안의 존재들은 서로 상실감을 공유한다. 담담한 어투로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는 이들은 서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며 진솔한 대화 이후에도 그 거리감을 유지한다. 밀접한 관계에서 쉬이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오히려 타인이라고 여겨지는 이에게 털어놓으며 그들은 치유하고 치유 받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듣는 이 창석(연우진)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 집결된다. 〈아무도 없는 곳〉은 7년 만에 한국에 온 소설가 창석이 여러 인물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극이 전개되고, 창석이 마주하는 인물별로 막이 나뉘어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대사를 통해 극을 진행하는 김종관 감독의 특징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감독의 전작 〈더 테이블〉이 네 쌍의 인물이 같은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창석이 공간을 이동하면서 하나의 공간에서 커피 혹은 술과 함께 한 명의 인물과 대면한다. 인물들은 모두 상실감의 정서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굳이 숨기거나 대단한 일을 선포하듯 말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 창석은 마주한 사람들이 겪었을 상실감을 경험했으며,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존재로서 창석이 위치하면서 각각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어 완전해진다. 다양한 사람과 사연이 등장하는 영화인 만큼 〈아무도 없는 곳〉은 기존 미디어에서 비가시화되는 인물을 조명한다. 창석이 혼자 밥을 먹는 장면에서 창석의 뒤로 보이는 인물들이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 미영과 창석이 만난 커피숍과 창석이 걷는 길에 존재하는 노인들의 모습 등 미디어에서 소외되던 장애인과 노인을 영화 안 세상에 배치하며 현실에 맞닿아있는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다. 영화는 죽음, 나이 듦, 상실, 결핍 등 보편적이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어두운 지점을 드러낸다. 〈아무도 없는 곳〉은 그림자의 이야기라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전반적으로 어둠이 드리워진 분위기다. 그렇지만 그저 어둡기만 하지는 않다. 어두운 밤이 와도 그 어둠을 가만히 응시하면 그 안에 존재하는 형체가 점점 드러나는 것처럼 인물들은 그림자 아래에 있더라도 어둠에 잠식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발화함으로써 아픔의 무게를 덜어내고 단단해진다. . 인디즈 16기 유소은 〈아무도 없는 곳〉 창석이 만나는 사람들 "단 며칠 동안 한 명의 인물이 여러 사연을 통과해 나가는 이야기다. 여기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상태를 잡아내려 과감한 시도를 했다" -김종관 감독 ![]() 미영 "저 사람들은 뭐가 저렇게 바쁠까? 시간 빨리 가는 거 같아요. 나이 먹는 거 무섭지 않아요?" @을지로 시티커피 ![]() 유진 남자친구가 인도네시아 사람이었거든요. 추워질 때 즈음 돌아갔어요. 겨울을 힘들어 했는데 잘 됐죠. @경희궁 ![]() 성하 희망을 놓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근데 절망 끝에 나와요, 기적이라는 게... @통의동 카페 코피티암 ![]() 주은 가끔 게임을 하는데요. 재미있는 기억을 들려주시면 제가 술 한잔을 사는 거예요. @용산구 Bar 백룸 이번엔, 윤혜리! 매번 신비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시도하는 김종관 감독! 그의 영화 작업을 함께 하며 배우들 또한 새로운 과제를 받게 되곤 하는데요. 덕분에 익히 보던 배우들도 새롭게 발견한다는 게 김종관 감독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신작 <아무도 없는 곳>을 본 관객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배우, 바로 윤혜리 배우예요😘 조근조근, 독특한 말투로 문어체의 대사들을 소화하는 윤혜리 배우. '김종관 유니버스'의 또다른 목소리가 탄생한 것 같지 않나요? 윤혜리 배우를 널리 알린 단편작, <대자보>를 만나보세요. '유진'과는 또다른 결의 강단이 느껴진답니다! "저는 윤혜리 배우의 등장이 김종관 감독에게 또 하나의 입을 열어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김종관 감독이 쓰는 대사를 정말 찰떡같이 언어화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화정 기자
독특한 말의 맛을 살려내는 배우 윤혜리의 발견 〈대자보〉 김종관 감독의 신작 <아무도 없는 곳>은 소설과 같이 장으로 나누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각 장에서 연우진 배우는 우연히 만난 인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영화 속에서 유독 나의 마음에 남았던 인물이 있다면 두 번째 장의 ‘유진’이었다. 유진을 연기한 윤혜리 배우는 다른 인물들을 연기한 쟁쟁한 배우들, 이지은, 김상호, 이주영 등에 비하면 그리 경험이 많지 않은 신예 배우인 편인데도 특유의 연기 톤으로 김종관 감독이 만들어낸 인물에 또 다른 분위기를 덧입혔다. 특히 김종관 감독의 대사가 가진 말의 맛을 자연스럽게 잘 살린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윤혜리 배우가 가진 목소리와 무심한 듯한 대사 톤이 다소 어색할 수 있는 문어적인 표현의 대사들을 구제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다채로운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을 때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스타일의 배우는 아닌데, 오히려 그는 어디에서나 독특한 자신만의 분위기로 씬에 녹아드는 편에 가깝다. 그가 가진 분위기의 힘이 한껏 발휘된 작품으로 곽은미 감독의 <대자보>에서의 연기가 떠올랐다. <대자보>에서 윤혜리 배우는 대학 내의 부당한 사건에 대자보를 써 고소를 당한 인물 ‘혜리’를 연기한다. 거대한 권력 앞에 선 청년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표현하면서도, 끝까지 맞서 싸우고 부당함에 대해 계속해서 말하겠다는 극 중 혜리에게서 배우 윤혜리가 가진 곧은 힘이 느껴졌다. 한편 <대자보>는 영화적으로도 흥미로운 선택을 많이 한 작품이다. 핸드헬드 카메라와 함께 원테이크로 극의 끝까지 이어나가는 연출에 흑백 화면, 4:3 화면비까지. 배우로서 표현에 제약이 있는 이러한 연출 속에서도 극을 이끌어나가는 윤혜리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디즈 16기 정성혜 ![]() <대자보> (감독 곽은미) 박 교수의 교비 횡령과 학점 특혜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써 고소를 당한 혜리(윤혜리)는 민영(이민영)을 만나기 위해 동아리 방으로 향한다. 박 교수가 혜리만 고소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해맑은 민영은 동아리에 새로 들어온 지현에게 대자보 쓰는 법을 가르쳐주기 바쁘다. 그런 민영과 지현을 보며 혜리는 갈등에 빠진다. 영화로 만들어낸 시공간 영화의 큰 매력 중 하나, 실제로 존재하는 시공간을 담아내어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낸다는 점 아닐까요? 그런 매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감독이 바로 김종관 감독이 아닐까 해요. 이번 <아무도 없는 곳> 역시 공간과 시간에 대한 다양한 탐구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실래요?
이화정: ‘김종관 유니버스’라는 말을 썼는데, 진짜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어떤 커다란 사건이 없이, 누군가가 길을 걷고 공간을 점유하고 사색해요. 굉장히 리얼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이야기들을 한 번 더 곱씹어보면 진짜인지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사람을 현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얼함과 판타지의 절묘한 조합의 작품들을 계속 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요. 김종관: 유니버스라는 건 굉장히 부끄러운 말 같고요. 제가 영화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것들, 탐구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조금씩 확장되기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생각한 많은 것들을 이번 작품인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해본 것 같아요. 대화의 형식에 관한 이야기, 경계에 관한 이야기, 삶과 죽음이나 창작에 관한 이야기, 이런 주제로 조금씩 변형해가며 영화를 만들었는데, 촬영할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이런 시스템에서 이 배우들과 함께 이런 식으로 탐구하는 영화를 하는 건 앞으로 어렵지 않을까?’ 이 작업 자체가 저한테는 되게 내밀한 작업이었거든요.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