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솔직한 마음]을 보내며 익명의 고민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메일 한 친구가 “아, 문득 구독해 주시는 모든 분을 친구라 하고 싶어졌습니다.”라고 보내줬습니다. 아무튼 친구가 ‘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고민이라며 보내줬습니다. 처음 그 문장을 읽고 ‘아, 큰일 났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요. 만족할 만한 답장을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말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요.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사실 저는 오래도록 저를 미워했습니다. 저를 사랑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미운 제가 너무 안쓰러워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직 그렇게 사랑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거울 앞에 선 제 모습이 밉거든요.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왜 나를 미워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던 제가 될 수 없어서 미웠던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노량진에서 살았습니다.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마신 공기가 너무 많습니다. 땀 냄새, 비린내 모두 제 코로 들어와 아직 몸과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경찰관이라는 꿈이 있었고 저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를 스쳤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경찰관이 되었습니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을 저만 빼고 다했습니다. 물론 그들도 원했겠죠. 그때 저는 공정한 경쟁을 원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 합격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공정하게 경쟁해서 저는 탈락했죠. 점점 실패에 익숙해지고 남들이 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집중력, 수면 시간, 삶을 바라보는 태도 등등 모든 것에 이유를 달고 그래서 내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아주 가끔 스스로가 함량 미달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주 오래 지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이 속으로 나이 먹도록 합격 못 한 놈이라는 말을 하는 것만 같아 사람을 피했습니다. 대로보다는 골목으로 다녔습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기 싫어서요. 심지어 거울을 보기도 싫었습니다. 제가 꼴 보기 싫어서요.


그렇게 지내다 어느 날 아주 오래 거울을 봤습니다. 어떤 이유였는지 기억 나지 않습니다. 아마 글쓰기를 막 시작했을 즈음인 것 같습니다. 좋아했던 것을 한 번 해보자라고 시작했던 글쓰기였습니다. 글쓰기를 하며 있었던 일을 썼습니다. 대부분 실패에 관한 것들이었고 마음이 아주 어두운 시절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쓸수록 그렇게 지냈던 제가 안쓰러웠습니다. 지금보다 젊었던 한 젊은이가 말입니다. 그리고 쓸수록 알게 되었던 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상황이 그렇게 되었고 최선을 다했어도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부족했던 것을 인정하면 되었고 아쉬운 마음은 아쉬운 대로 두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음 아픈 것들을 회피하려고 누군가를 탓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며 점점 거울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탓 아니야”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기죽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며 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잃어버린 것 하나씩이요.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밤을 새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아주 큰 볼륨으로 들었습니다. ‘나’ 이성혁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시간과 돈을 내었어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하는 것이고 어떻게는…


나를 안아주는 마음에서 오는 것 같아요. 내가 불쌍할 때요. 나를… 고통의 상태로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번만 견디면’, ‘이것만 하고’의 상태로 두지 않고 그때그때 오는 어려움을 마주하고 견디지 말고 넘겨봐요.


저는 나를 사랑하기 어려울 때 음악을 듣습니다. 나를 응원하는 노랫말을 들어요.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 아이유의 ‘Celebrity’를 반복해 듣습니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잊지 마 넌 흐린 어둠 사이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


유치하지만 나 스스로를 응원하는 노래를 들어요.


그럼 저를 더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답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러 일들로 고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여러분들의 오늘과 내일은 편안하길 바라요.


여름비가 내린 토요일

성혁 드림

.
추신 1.  짧은 답장이라도 성혁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추신 2. 익명의 고민 상담을 진행 중입니다. 사연을 보내주시면 성혁의 생각을 보내 드려요.

*좋은 문장이 있다면 스크린 샷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해 주세요. 그럼 제가 짱짱 기뻐요.
*답장은  forestwave.official@gmail.com 로 보내주세요. 든든한 힘이 될 거예요.
*공유 버튼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공유해도 좋습니다.
*제안하고 싶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나아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