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지난 주말 강추위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오래전에 약속한 가족여행을 저는 다녀왔습니다. 전남 순천·보성·여수를 2박3일간 누비는 강행군이었습니다. 휴양림에 숙소를 정한 탓에 마지막 날엔 폭설로 갇혀서 고생했습니다. 한낮에 눈이 녹아 서울로 돌아왔지만 추위는 더하더군요. 

한파와 폭설을 하루하루 버텨내는 여성 홈리스(노숙인)에게 시선이 닿았습니다. 홈리스 하면 남성을 떠올리지만 전국의 홈리스 8956명 가운데 여성은 27.8%(2493명)나 됩니다(보건복지부 2021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남성의 경우 △실직(45.9%) △사업 실패(13.5%) △이혼 및 가족 해체(11.0%)로 거리생활을 시작하지만 여성은 △실직(21.3%) △질병 및 장애(17.0%) △가정폭력(15.2%)으로 집을 나와야 했습니다. 여성 홈리스의 정신질환 비율(42.1%)이 남성(15.8%)보다 훨씬 높기도 했습니다.

엊그제(19일) 서울 용산구 홈리스 야학 공간인 ‘아랫마을’에서는 ‘여성 홈리스 증언대회’가 열렸습니다. 길 위에서 삶을 마감한 홈리스를 추모하는 ‘2022 홈리스 추모주간’의 한 행사입니다. 증언에 나선 여성 홈리스 5명은 한파보다 무서운 것은 안전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여성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죠. 그래서 광장이 아니라 PC방 등에서 숨어지내고 “자는 곳을 절대 얘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려 욕조가 있는 방에 격리됐을 때 “정말 좋았다”(로스마리·가명)고 증언하는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홈리스 추모주간은 동짓날인 내일(22일)까지입니다. 이날 추모제도 열린답니다. 외롭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오늘 우리 함께 잠시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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