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대화 주제 : 스트리머 얏따, 그리고 이민영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연일 심해지는 COVID-19 탓에 내내 집에만 있는 시간들이 계속되는데요, 여러분은 혹시 집에 있는 시간에 무엇을 하시나요? 이것저것 많은 대답이 나오겠지만, 속보지기들은 아무래도 유튜브 같은 영상 컨텐츠들을 제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인터넷으로 하는 다양한 방송들은 어떠신가요!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서론이 기냐고요? 오늘 <러비는 대화가 하고 싶어서☕>가 준비한 주제는 바로 "학교를 지난 사람들"입니다. 저번에 말씀 드렸던대로 졸업생분들 중에 자신의 분야에서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고 계신 분을 만났는데요!😀😀 이번 주에는 트위치에서 개인 방송을 하고 계신 스트리머 '얏따'님을 만났습니다! 자 그럼 함께 보시죠! * 모든 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으며, 사진 촬영은 근처에 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15년도에 디자인과로 입학해서 다사다난한 4년간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트위치라는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트리머 얏따, 그리고 이민영이라고 합니다.“ 민영님을 만난 날은 공교롭게도 방송을 시작하신지 딱 1200일이 되시는 날이었습니다. 가벼운 인사를 드리며 축하드리자 전혀 모르고 계셨다며 깜짝 놀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직장에 입사하거나 사업을 시작한지 며칠되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러비 : 학교를 졸업하시면서 방송을 시작하셨다고 했죠? 벌써 오늘로 1200일이 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계속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그렇구나, 세상에 오늘이 1200일인지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방송을 시작한 건 졸업요건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면서였어요. 계속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려니 너무 지루했는데 지인이 집중하려면 방송을 한번 켜보라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방송을 계속했던 계기는 심심해서였던 것 같아요. (러 : 학교를 바로 졸업하시고 방송을 시작하신 거죠?) 학교 다니면서도 휴학을 하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가 워낙 심했고요. 집에서 바로 졸업을 하고 취직하기를 원했어요. 어쩔 수 없이 바로 졸업 생각을 하고 취직 준비도 하는데 이렇게 졸업해서 취직해버리면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았어요. 게다가 미대는 유독 2학년 마치면 다 휴학을 하는데, 친구들이 다 휴학해버리고, 모두 돌아올 때 즈음에는 저만 졸업을 하겠더라고요. 그렇게 4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다가 졸업해버리면 뭔가... 후회가 남을 것 같았어요. 재미도 없을 것 같았고요. 그러던 와중에 주변의 권유도 있어서, (방송에 대해) 혼자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한 번 해봤는데 방송이 생각보다 잘 된 거죠, 시청자분들도 많이 찾아주시고. 거기에 재미를 붙여서 졸업 이후에도 방송을 하게 되었고 정말 운이 좋아서 방송규모도 커지고 직업으로도 삼고 있습니다.” 러비 : 그러면 학교 다니시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이게 지금은 되게 슬픈 이야기인 것 같은데, 지금은 축제를 못 하잖아요.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예전엔 축제가 열리면 향학로에 부스를 세워놓고 학생들이 장사를 했었거든요.(웃음) 맥주나 먹을 것도 팔고요. 제가 그때 부스에서 메이크업 부스를 운영했던 적이 있어요. 그 당시에 키라키라 메이크업이라고 눈 옆에 반짝이를 붙이고 다니는 메이크업이 유행이었거든요. 그거 해주면서 되게 잘 됐었어요. 그게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축제를 제대로 즐겨본 것 같고요.” 러비 : 벌써 120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방송을 하셨는데, 방송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즐거울 때는 아무래도 내가 정말 방송을 하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요즘은 그런 행사가 많이 없지만, 예전에 오프라인 행사를 가면 저를 알아보거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는 팬 분들이 계셨거든요. 그리고 길을 걷다가 아주 가끔 저를 알아보시는 분이 계신 데 그럴 일이 있을 때마다 제가 생각보다 인지도가 많이 올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요. (웃음) 재밌고요. 그럴 때마다 느껴요. 아, 내가 방송인이구나.” 러비 : 여쭤봐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힘들거나 우려되는 점은 뭘까요? “최근에 제 사생활에 대해서 폭로하는 식의 소동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가끔 생각하는 거지만 인터넷 세상의 사람들은 나를 알지만, 나는 그 사람들을 모르잖아요. 그렇다 보니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악플도 많고, 성희롱도 많고요. 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러비 :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약간 어려운 질문을 드리게 되네요. 만약에 방송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뭘 하고 계실지 생각해 보신 적 있었을까요? “제가 방송을 하지 않았더라면…. 음 제가 미대를 나오긴 했지만 4학년 때에도 디자인 쪽으로 취직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금융 쪽 취직을 준비했었거든요. 만약에 그때 취직에 성공했다면 평범한 직장인이었을 테고 아니면 취준생이었겠죠?” 러비 : 디자인 쪽으로 취직 준비를 안 했다고 하셨는데, 전공이 적성에 안 맞았던 건가요? “막상 입학해보니 제 생각과 달랐던 것도 크고요, 사실은 학교를 입학 할 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짱인줄 알았어요. (웃음) 학원에서도 제일 잘하는 축에 꼽혔고, 우리 학교가 디자인 계열 입결도 높고 평판도 괜찮잖아요.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제가 정말 잘하는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막상 입학하고 나니까 소위 말하는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벽을 느낀 거죠. 이쪽 계열이 워낙 박봉에 힘들기도 하고. 그렇게 고민하다가 저는 운이 좋게 지금 일을 만난 것 같아요.” 러비 : 세간에 ‘인터넷 방송’에 대한 자극적인 인식들이 많은데, 그런 인식과 반대되는 방송을 지향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우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세간의 인식들에는 오해가 많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인터넷 방송으로 뭉뚱그려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인터넷 방송에도 정말 다양한 플랫폼이 많고, 플랫폼마다의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형태로 방송을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약간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 느낌이에요.” “특정 몇몇 방송인처럼 예전의 과격하고 극단적인 형태 말고, 또 인터넷 방송에 대해 많이 알려진 인식이 뭐, 욕설이라든지 선정성 같은 부분은, 제 입으로 말하긴 웃기지만 제 성격이 원래 좀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과 거리를 두고 방송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도 제 방송에 대해서 ‘아 얏따님은 욕설을 하지 않아서 좋아요.’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도 그런 피드백이 좋고요. 저도 제 원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방송을 하려고 하고, 아무래도 제 방송에 그런 이미지가 잡히다 보니까 그걸 편안하게 느끼는 시청자분들이 많이 보러 오시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완전 거리를 두는 건 아니고 (웃음) 가끔 하긴 해요. 이벤트성으로.” 러비 :결국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네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을 잃지 않는 거.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겠지만 스스로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극적인 방향보다 조금 더디더라도 그렇게 성장하고 싶어요.” 러비 : 너무 좋은 말이네요. 요즘 제일 관심 있는 건 뭔가요? “아무래도 게임인 것 같아요.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이번에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 팀과 콘텐츠 크리에이터 계약을 맺기도 했고요. 제가 방송 컨텐츠로 게임을 자주 하기는 했는데, 사실 게임을 되게 늦게 시작한 편이거든요. 잘하지도 못하고요. 오히려 그래서 더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열심히 하고 싶기도 하고요. 아 게임을 하기는 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나왔는데 그때는 친구들이랑 정말 열심히 했었어요. 아 그리고 인라인스케이트! 제가 얼마 전에 인라인스케이트를 샀는데 그게 꽤 고가였거든요. 그런데 그걸 그냥 타려니까 뭔가 손해 보는 기분인 거에요. 그래서 그걸로 유튜브 컨텐츠를 만들어서 업로드를 했어요.(웃음) 요즘은 너무 더워서 못 타고요.“ 러비 : 그렇다면 반대로 요즘 제일 큰 고민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더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 아닐까요? 제가 인지도를 높이려고 다양한 대회에도 참가하고 여러 컨텐츠에도 출현하고 했는데.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해야 시청자 수를 많이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겠죠. (러 : 일종의 개인 사업과 비슷한 거니까?) 네, 비슷한 것 같아요. 물론 단순히 환산은 안 되겠지만, 그런데 여긴(인터넷 방송) 룰이나 규칙이랄 게 없으니까, 그리고 운이 정말 많이 작용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처음 방송을 시작한 거나, 인지도를 얻게 된 거나 모두 꽤 운이 많이 작용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또 다른 기회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놓아야 할까 많이 고민하게 되는 거죠.” 러비 : 앞에서 말해주신 것처럼 막상 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전공이 적성에 안 맞거나 벽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조언까지는 아니지만, 본인과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을 그 친구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제가 뭐 누군가에게 조언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하고 싶지도 않고요..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자면 저도 학교 다니면서 방황을 많이 했어요. 과제 제출 안 해서 F도 맞아보고, (웃음) 뭐 흔히들 말하는 ‘대2병’처럼 전과도 고민하고 복수전공도 고민하고 다양한 방향들을 고민하면서 머리를 싸맸는데, 지금은 이렇게 방송을 하고 있어요. 실은 제 좌우명이 ‘어떻게든 되겠지’거든요. 2학년 때도 마찬가지고 졸업 직전에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결국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이게 뭐 막 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런 순간이 왔을 때 너무 고민하거나 싸매고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결국 어떻게든 흘러가더라고요.” 러비 :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앞선 시리즈를 보셨다고 했는데, 그러면 선물을 드리는 것도 알고 계시겠네요. 혹시 받고 싶으신 선물이 있을까요? “이전 시리즈들을 살펴봤는데 안대를 받으신 분도 계시고 화분을 받으신 분도 계시더라고요. 근데 저희 집에는 둘 다 있거든요. (웃음) 음…. 저는 이번에 소설책을 받고 싶어요. 로맨스 소설이요. 아무래도 여름이기도 하고, 그런 달달한 이야기가 읽고 싶어서요. (웃음) 누구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곤 합니다. 전공에 대한 고민이나, 진로에 대한 막막함, 혹은 사랑이나 자기 스스로에 대한 고민까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벽을 어떻게 지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우리를 계속해서 괴롭히곤 합니다. 벽에 부딪힌 상처는 쓰려오는데 답을 내려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은 계속되곤 하죠. 하지만 시간은 반드시 흘러갑니다. 여러분들이 고민하고 있을 모든 문제들도 결국엔 지난 일이 될 테고, 언젠가는 먼 기억으로만 남게 되겠지요. 그런 생각만으로 그 순간의 고통을 지울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이 말이 고민 속에서도 아주 잠깐의 숨쉴 틈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언젠가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러비와 함께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준비한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의 대화는 어떠셨나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여러분들에게 때로 작은 위로를 가져다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러비는 또 다음주에 재미있는 뉴스레터로 돌아오겠습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다음 계절에도 잘 부탁드려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자치언론 러비교지편집위원회 스팸함에서 살아남기..! seoultechruby@gmail.com를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