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이 이기는 방법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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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의 1월 첫째 주도 이렇게 흘러갑니다. 아직도 12월이라고 믿는 저는 또 춤을 추고 술을 마시며 연초를 보냈네요. 연말의 끝을 잡고 이어진 남은 모임들도 알코올의 냄새가 자욱할 예정이니, 부디 살아남는 연초가 되시길 바랍니다. 숙취해소제 꼭 많이 쟁여두시고요.
오늘은 부드러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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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에디터 : 한새벽
2023년에는 제가 제발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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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1. 귀여우면 다냐? 귀여워서 다다! 2.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들
3. 그냥 좀더 따뜻하게 살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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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귀여우시다...'
이게 눈이 달린 트럭의 뒷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제 첫 반응이었어요. 기사님이 직접 '귀여우라고' 붙이신 줄 알았거든요. 이후에도 종종 귀여운 트럭을 볼 때마다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렸었습니다. 아주 호감과 긍정의 반응이었죠.
이젠 꽤나 많은 화물차들의 뒷면에 이 귀여운 눈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것을 보셨을 거예요. 재작년에는 시범 운영을, 본격적으로는 작년부터 시행된 한국 도로공사의 '왕눈이 스티커'는 화물차 후미 추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왕눈이 스티커는 반사지를 활용해 주간에는 후방 차량 운전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눈 모양의 스티커로 유도하고, 야간에는 전조등 빛을 약 200m 후방까지 반사시켜 전방 주시 태만과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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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00명의 체험단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행했던 19년 6월에는, 추돌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94%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한국도로공사는 작년 4월부터 전국 주요 휴게소에서 화물차와 버스를 대상으로 '왕눈이' 스티커를 무상으로 부착하기 시작했어요.
이와 같은 왕눈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후면부 추돌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약 40%에 달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이들 중 61%는 야간에 발생한다고 하네요. 보통 후미 추돌의 이유는 졸음운전의 경우가 많고, 야간에는 전방 시인성도 좋지 않기 때문이죠. 이 왕눈이 스티커는, 똘망똘망하게 우리를 쳐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언급한 '감시의 눈' 효과에 잘 맞는 형태죠. '감시의 눈'이란, 그림 또는 사진으로 표현된 눈이 사람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스스로 정직한 행동을 유도한다는 이론이에요. 부담을 주는 왕!눈! 이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큰 거부감이 없는 이유는 아주.. 귀엽기 때문입니다. 귀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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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을 경고하는 메세지들은 꽤 많은 곳에 있죠. 예전에는 친구와 차를 타고 가다가 세상 무서운 문구를 보기도 했었습니다. 왕눈이 스티커가 이러한 멘트들과 어떻게 다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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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신호등에서 이런 의자들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원래는 왼쪽(모바일상 위)과 같은 의자가 시작이었는데, 요즘은 오른쪽(모바일상 아래)과 같은 의자들로 확대된 곳들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신호등 근처에 의자들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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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 보행 사망자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4%(906명)이라고 하네요. 그중 37%는 무단횡단 때문이었다고 하고요.
여기서 노인이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에 집중한 경찰관이 있었습니다. '장수 의자'를 개발한 남양주 경찰서의 유창훈 경감은 노인들의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수십여 명의 어르신들을 인터뷰했다고 해요. 어르신들에게 '무단횡단을 하지 말라'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무단횡단을 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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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자를 이용하고 있는 유석종 별내파출소장 (출처: 별내파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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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노인이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는, 무릎과 허리가 아파서 신호를 기다리기가 힘들어서라는 이유가 숨어있었다고 해요. 흔히 상상하는 단순히 빨리 가려고, 법을 무시해서 같은 표면적인 이유가 아니었죠. 유창훈 경감은 이 이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호등 근처에 이 접이식 장수 의자를 설치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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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음운전 하지마세요! ' ' 무단횡단 하지마세요! '
맞는 말이지만 강압적이죠. 그냥 물 흐르듯 살아가는 삶에 순응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괜한 고집일수도 있지만요. 그런데도 앞서 소개한 왕눈이 스티커나 장수의자는 자연스럽게 '꽤 괜찮은 선택'으로 유도합니다. 꼭 긍정과 부정의 힘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괜찮은 선택을 하게 만드는 효과를 '넛지'라고 한대요. 행동경제학자이자 시카고대학의 교수인 '리처드 탈러'와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이 공동 저자로 출판한 ⟪넛지⟫라는 책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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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7]은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원 초등학교 앞에 설 치된 교통안전장치이다. 횡단보도 진입부 벽과 인도에 삼각형 모양으로 노란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교 통사고의 위험이 높은 사각지대에 노란색으로 안전지 대를 만들어 보행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유인하고 운전자들에게는 앞에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교통사고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밤에는 상단에 설치된 태양광 램프가 움직임을 센서로 감지해 불을 비추어 키가 작은 아이들을 보호하게 하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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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회학술지, <넛지디자인(Nudgedesign)의 재미 유형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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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해드린 두가지 예시 외에도, 사용자들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디자인들은 우리의 삶에 많이 숨어있어요. 강함을 이기는 부드러움의 힘이 사용자에게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며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넛지 디자인을 일상 속에서 만나시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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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겨울을 핑계로 술에 정말 정말 빠져있어요. 이 에디터는 왜 모든 레터마다 이런 얘기만 쓰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위스키며 럼이며 보드카며 와인이며 따질 것 없이 이것저것 다양하게도 섞어(?) 마신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화과의 향이 잔뜩 묻어있는, 위스키바에서 나올 법한 플레이리스트를 가져왔어요. 이런 노래가 나오는 바에서의 위스키 한 잔이라면, 꼭 그날을 위해 살아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정말 제법 나이가 들어버렸는지... '바'라는 곳에 가는 일이 잦아졌어요. 대학생 시절에는 포차와 호프집이 알코올 인생의 전부였는데 말이죠.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비싼 술을 잔뜩 마시고 있는 저를 보며 다시금 객기라는 것을 느낍니다. 사 먹기도 많이 사 먹지만, 요즘은 만들어 마시는 것도 흥미를 느껴서, 조주기능사까지 공부하기에 이르렀어요.
그러니 다음에 뵈면, 칵테일 하나 말아드리겠습니다. 저쪽 에디터 분이 보내신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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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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