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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태 · 고재원 기자
‘물질의 세계’ 저자 에드 콘웨이 스카이뉴스 기자 분석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공급망 미래 핵심 전략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한 에드 콘웨이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매경DB>

세계적인 작가 겸 기자 에드 콘웨이는 휘황찬란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보며 탄소중립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기술발달로 비용효율성이 증가하더라도 사용량은 폭증하면서 기후위기를 막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콘웨이 작가는 제 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하면서, 행사가 열린 인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 주목했습니다. 대형 미디어월이 고객의 눈을 사로 잡고 있지만 그의 눈에는 달리 보인 셈입니다. 실제 ‘세상을 바꾸는 6가지 물질’ 세션에 연사로 나선 ‘물질의 세계’ 저자 콘웨이는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후위기로 인류의 존망이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콘웨이 작가는 리조트 LED를 보고 ‘제본스의 역설(Jevons’s Paradox)’이 떠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본스의 역설은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가 내놓은 개념입니다. 기술적 진보가 효율성을 증가시켜 비용 하락을 이끌고, 이 하락으로 오히려 소비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제본스는 당시 석탄을 예시로 이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석탄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러 산업에서 석탄 소비가 증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콘웨이 작가는 제본스의 역설이 현재에도 적용된다고 봤습니다. 그는 “인간 본성에는 기술적 혁신이 일어나면 더 기술을 많이 쓰는 성격이 내재돼 있다”며 “LED 역시 일반 전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지만, 이런 높은 에너지 효율로 가격이 저렴해졌고 전 세계적 사용이 폭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제본스의 역설’ 기술 발전으로 비용효율성 증가하지만
탄소에너지 사용량 폭증하면서 넷제로 달성은 어려운 목표
제25회 세계지식포럼 ‘세상을 바꾸는 6가지 물질’ 세션이 열리고 있다. <사진=매경DB>

콘웨이 작가는 근본적으로 물질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한편 순환경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폐품이 재활용되는 비율이 강철은 70~90%, 알루미늄은 42~70%, 구리는 43~53%입니다. 반면 배터리 등으로 주목받는 리튬은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콘웨이 작가는 탄소중립이 인류 역사상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탄소중립 달성은 인간 역사상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스카이뉴스 경제·데이터 기자이기도 한 콘웨이가 쓴 물질의 세계는 미래를 만들어갈 여섯 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로 평가받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며 영미권 주요 언론의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현대 문명의 기초를 이루는 여섯 가지 물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평가입니다.


콘웨이 작가가 정의한 여섯가지 물질은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입니다. 콘웨이작가는 이 물질들이 현대 문명의 기초를 이루는 물질로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모든 활동을 이들 물질에 의존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반도체는 모래 없이 만들 수 없다”며 “반도체의 기반인 웨이퍼 재료는 실리콘으로 소금 광산에서 석영을 채굴하고 용광로에 녹여 실리콘을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래에서는 유리도 나옵니다. 유리에서는 광섬유가 나오는 만큼 모래가 없으면 인터넷도 쓸 수 없습니다.

핵심물질 재활용비율 너무 적고, 공급망 위기
한국 지정학 감안한 원자재 확복 전략 짜야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에드 콘웨이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매경DB>
콘웨이 작가는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추구함에 따라 이 여섯 물질들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전 세계 국가들은 탄소중립을 약속하고 있다”며 “하나의 방안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신해 전기차를 사용하는 안이 꼽히는데 이 방향성 때문에 배터리 제작에 쓰일 구리나 리튬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콘웨이 작가는 한국 역시 이런 트렌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여섯가지 물질이 부족한 국가인 한국은 공급망 확보를 위해 세밀한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세계화의 붕괴, 무역의 위기가 큰 원인입니다. 세계적으로 여러 개의 새로운 진영이 형성되는 블록화가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중입니다. 이런 현상이 극심화되면 한 국가에서 특정 원자재를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콘웨이 작가는 “한국은 이런 움직임을 매우 잘 인지한 국가”라 평가하며 “다만 공급망 재구성 때 통계나 수치를 보기보다 지정학적 환경을 더 고려해 전략을 짜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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