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공방 13호 2024. 12. 6. 계절공방 13호 - 나의 2024 엔딩크레디트
얼마 전, 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를 보았습니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31년 만의 신작인데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감독’으로 아주 오래전 영화 촬영 중,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자신의 친구이자 주연배우인 ‘훌리오’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심플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서사이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은 무려 2시간 49분. 그동안 숏츠처럼 보자마자 휘발되어버리는 콘텐츠만 마주하다 영화관에서 3시간 가까이 앉아 있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 상영이 끝나고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갈 때도 관객들은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클로즈업되던 한 오브제가 영화의 엔딩에 다시 등장했을 때 그제야 ‘알게 된 감상’ 때문이었을 겁니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은 자연의 장면을 담아내기보다는 디지털을 통해 이미지를 제조하는 영화가 많아지는 현재의 영화 시장을 늘 아쉬워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영화란 ‘삶의 모습’을 배우의 진실된 연기나 자연의 풍경을 통해 오롯이 담아내는 것이지, 뚜렷한 이미지를 디지털로 제조하는 작업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움직이는 그림을 해석할 여지는 온전히 관객에게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감독은 그 마음을 2시간 49분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거죠. 영화의 스포가 될 수 있어 엔딩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영화가 끝난 직후 암전과 함께 찾아온 영사기 소리에 저는 저의 올 한 해의 여러 장면을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장면은 또렷했고 어떤 장면은 흐릿했던 걸 보면 그 장면은 제게 중요하지 않았던 건가 싶었지만… 아니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올 한 해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영사기를 돌려본다면 어떤 장면을 마주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여러분의 엔딩크레디트에는 어떤 이들을 담고 싶으신가요?
by. 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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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 <계절공방> DJ, 일립의 레터
Editor's 2024 -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
계절책장 - 계절공방 에디터들의 ‘올해의 책’
Quote : 계절문장 - 변윤제 「내일의 신년, 오늘의 베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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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 <계절공방> DJ, 일립의 레터
"때때로 달리는 칭찬 댓글은 저의 작고 단단한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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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공방 발행시 그때의 주제에 맞는 짤막한 플레이리스트를 넣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을 때 속으로는 기뻤습니다. 사실 저는 언제나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고백하자면, 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르는 모던록으로 치우쳐 있어도 어쨌든 보통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독립하자마자 관악구의 원룸에 7개월 할부로 N백만 원을 들인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장 하나를 꽉 채운 후에는 그 수를 세길 포기한 CD와 LP vinyl들을 보면서, 국내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고음질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굳이 우회하여 구독하면서 느꼈습니다. 다만 일반인의 취미가 대개 그렇듯 써먹을 곳도, 나눌 곳도 마땅치가 않았다는 점이 작은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나타난 ‘플레이리스트 담당’이라는 역할은 과장 조금 보태 저만을 위한 댄스플로어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예상 외의 상황들이 있기는 했지만 돌아보면 실제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첫 플레이리스트인 ‘봄밤, 산책을 위한 리듬’을 만들던 때가 생각납니다. 레터의 ‘시작’에 어울리고, 하나의 테마 아래 수렴하면서, 또 너무 흔한 조합은 아니길 바랐습니다. 주제를 잡은 후에는 3000곡 정도가 저장된 저의 아카이브를 뒤져가며 의도적으로 시티팝, 프로그레시브록, 브릿팝, 국내의 인디록, 영화의 OST까지 뒤섞었습니다. 그렇게 꼽은 트랙들 사이 공통점은 단 하나, 봄밤의 산책 리듬에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이었고요. 플레이리스트 제작은 딱 제가 생각한 만큼 즐거웠습니다. 테마를 정하고, 이미지를 제작한 후 사무실에서도 당당하게 헤드폰을 끼고 음악 사이를 유영하다 고르고 고른 곡들에 순서를 부여하는 작업을 저는 곧바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공을 들인 플레이리스트는 다섯번째, ‘24절기를 위한 24곡’인데요, 라이프 에티켓 브랜드 ‘희녹’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24절기에 맞춰 구성했습니다. 외부와의 컬래버레이션이기도 하고 기존보다 리스트가 길기도 해서 긴장하며 만든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 의식해본 적도 없는 절기의 특징과 흐름을 조사했고, 모든 곡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이전 트랙과 다음 트랙 사이의 이음새는 매끄럽도록 심혈을 기울여 곡을 선정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곡이 나오면 아쉬워하며 다른 곡을 찾아 분주히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든 플레이리스트가 벌써 열두 개라니! 영상이 차곡차곡 쌓인 재생 목록을 보면 언제나 뿌듯했고, 때때로 달리는 칭찬 댓글은 저의 작고 단단한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사실 각 영상마다 조회 수 1,000 언저리를 기록하는 소소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계절공방을 생각하며 직접 고른 음악들이기에 제게는 소중하고 뜻깊은, 즐겁고 신나는 작업이었습니다. 계절공방의 에디터로 활동하는 한은 이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구독자 여러분이 함께해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by. 일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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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2024 -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
"의미 없는 경험이라는 건 없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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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안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저희 계절공방 에디터들에게 이번 2024년의 회고를 부탁했습니다. 고참 지지부터 막내 디또, 그리고 올해 이곳으로 이직한 쏭쏘까지 각자 업무의 현장에서 느낀 바는 가지각색이었는데요. 2024년 영업일수 247일. 그중 나인 투 식스.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시간들이 차곡차곡 모여 에디터들에게 남긴 흔적을 오늘은 좇아봅니다. 특히 북클럽문학동네 회원(뭉친)이라면 오늘 글들이 더욱 반가울 거예요.
by. 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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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던 시절이 있었어요. 마치 누가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매일 책을 읽고, 읽을 때마다 리뷰를 쓰고, 한 달이 끝나면 읽은 책들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리곤 했죠. 솔직히 ‘나, 이렇게 많은 책을 읽었어’ 하고 살짝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러다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모아 나만의 ‘올해의 책’을 뽑아보기도 했고요. 어느덧 12월이네요. 참 빨리 지나갔죠? 돌아보면 늘 바빴던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책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어요.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복잡한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책 속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계절책장에서는 계절공방 에디터들이 각자 마음에 담은 ‘올해의 책’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추천해주는 에디터들의 책을 보니 제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줬고, 때론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져줬으며, 어떤 책은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다시 펼쳐 읽기도 했던 책들이네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책을 펼치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리가 느낀 따뜻함과 놀라움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랄게요. 올해의 끝자락에서, 이 책들이 여러분에게도 작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요.
by. 롤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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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 계절문장
변윤제 「내일의 신년, 오늘의 베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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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공방을 읽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감도가 높아져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_임김 님
"(...) 책을 읽을 때도 좋지만 이렇게 레터로
책 친구들(?)의 또다른 이야기를 듣는 게 좋습니다. (...) " _GoBook 님
"(...) 잡히지 않는 마음을 겨우 다잡고 레터를 읽는데
지금이 바로 삶의 균형을 다시 한 번 잡을 때이구나를 깨달았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조급한 마음도, 울컥 치미는 마음도 생기지만
다시 한 번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연인듯, 필연인듯 마침 저에게 필요했던 다정한 말들로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_얍 님
후기를 보내주신 16명의 구독자님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이번엔 개인적인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구독자 분들이 많았어요.
계절공방 에디터들 모두가 깊은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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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계절공방> 13호는 어떠셨나요?
레터 후기를 남기고 싶다면, 또는 에디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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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공방 :: 제철마다 꺼내 읽는 책과 생활
<계절공방>은 일곱 명의 에디터가 ‘제철마다 꺼내 읽는 책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뉴스레터 매거진이자 또하나의 브랜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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