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가까운 친구가 요 며칠째 갖은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결국엔 힘없는 몸뚱이를 붙들고 응급실에 갔던 것입니다. 친구가 초진을 받는 사이, 나는 보호자로서 수납했습니다. 그리고 대기실에 앉아 초조히 기다렸습니다.

'CPR 환자 들어옵니다. 길 비키세요.' 갑자기 응급실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곧이어 중년 남성이 실려 들어왔습니다. 그 남성의 가슴 위에는 심폐소생을 위한 기계가 강하게 펌프질 중이었습니다. 양 옆에는 구조대원들이 함께 달리고 있었습니다.

뒤이어 보호자들이 도착했습니다. 배우자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은 오열하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상황을 알기 위해 몇 가지를 질문했습니다. 그녀는 아주 간신히 대답해냈습니다. 운동을 하고 돌아온 뒤였다고 했습니다. 방 안에 인기척이 없어 들어가 봤더니 의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의사는 몇 분 뒤에 돌아왔습니다. 환자의 심장이 멈춘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계속 CPR은 진행하고 있으나 30분 이상 지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죽음을 선고한 것입니다. 그녀는 허망하게 무너졌습니다. 그 찰나의 침묵이 어떤 울음보다도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그들을 단 한순간도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곧바로 다른 환자를 돌보기 위해 뛰어갔습니다. 그는 담담한 표정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같은 나와는 달랐습니다. 이곳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죽음을 마주했던 것일까요. 나는 복잡한 마음이 일었습니다. 

저 편에는 가까운 친구가 누워있었습니다. 나는 그 앞에 가만히 앉아, 창백한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애써 웃어 보였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많은 생각이었습니다.
2019년 10월 마지막 주
응급실 침대맡에서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삶과 죽음의 이해' 수업에서) 교수님께서는 삶을 가르치지 않으셨다. 그러나 나는 죽음을 배우면서 삶을 배웠다. '삶과'를 뺀 나머지만으로도 삶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죽음은 삶과 같다는 것. 어쩌면 나는 잘 죽기 위해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뉴스레터는 어쩌다보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어요. 우울하고 싶지는 않아요. 죽음을 다루는 방식은, 삶을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죽음이 고통이 아닌 삶의 완성이었으면 합니다. 삶의 마지막 파트로서 말입니다. '삶과 죽음의 이해' 수업을 듣고 느낀 점을 다룬 김버금 작가님의 글입니다.


 “너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죽음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구나” 내 말을 들은 탁꾸가 맞네 하며 슬프게 공감했다. 나는 너무 우울한 말을 해버린 것 같아 방금 뱉은 말을 정정했다. “아니, 너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죽음에서 멀어지려고 가장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람이야”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는 친구와의 대화를 다루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었어요. 그들은 죽음과 가장 가까이 있는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을 살려내고 있다는 걸요. 그러니까 이 글의 표현에 따르면 '죽음의 반대편으로 달리는 사람'인 것이죠. 저도 언젠가는 술 한 잔 마시며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될까요.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꼭 그래야 할 일이었을까
꼭 떠나야 할 일이었을까
(...)
죽음보다
네가 남긴 전부를 기억할게

이소라의 Track 시리즈를 모두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Track 8은 슬픈 기분이 들 때마다 듣곤합니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앨리엇 스미스(Elliott Smith)'의 자살 소식을 듣고 만든 곡으로 알려져있죠. 짧은 가사 속에서 많은 감정이 전해집니다. 저는 특히 '죽음보다 네가 남긴 전부를 기억할게'라는 가사가 인상깊어요. 남겨진 사람에게 진실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같거든요.

📮  F E E D B A C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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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 I N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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