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한인골프협회에서 주최하고 골프클럽 브룬(Golf Club Brunn am Gebirge)이 주관한 '비엔나한글학교 재정 후원을 위한 한인골프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총 93명의 역대 최대 참가자를 기록한 이번 대회는 골프클럽 브룬의 그린피 전액 기부와 함께 주오한국대사관, 한인연합회를 비롯한 기타 산하단체, 한인 기업 및 개인 후원금, 후원 물품 경매수익 등 EUR 17,525라는 최고 후원액이 모금되었습니다.

6월 25일 2022년 학기 종업식과 함께 유치반 23명의 수료식과 초등과정 9명, 중등과정 6명의 졸업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다수 학부모님들이 참석하여 주셨던 본 행사에는 윤연진 차석대사, 임창노 이사장, 김종민 한인회장, 박건영 법인장(代) 등 내빈의 표창장 전달에 이어서, 한글학교 최고과정 졸업생 6명에게 영산그룹 장학금이 수여되기도 하였습니다.  

Mitteilungen der Koreanischen Schule

아래와 같이 <브런치하우스> 하계 영업시간을 안내하여 드립니다. 평일에도 단체 예약이 있어 사전에 연락을 하고 방문하여 주십시오.

  7,8월 : 수-일 09:00~16:00 

  (*7,8월 화창한 날씨일 경우 공휴일 및 금~일 21:00까지 운영) 

Sommer-Öffnungszeiten des <Brunch House>

Juli & August 2022

MI-SO 09:00~16:00 Uhr

 * Bei Schönwetter DO-SO bis 21:00 Uhr geöffnet

'한인문화회관’

서예가의 유려하면서도 힘찬 필력이 느껴진다. 이 글씨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서예계의 대들보, 열암 송정희 선생이다. 그의 작품은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아파트 한 채 값에 달한다.

역대 대통령 당선자들은 열암 선생의 축하 휘호를 받아갔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선 직전 ‘여민동락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받아 갔다. 그의 서체는 정치인은 물론 전국 유명사찰 편액, 대기업 사옥현판, 각종 사적비 등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애호가들이 많다. 현대그룹의 한자 ‘現代’ 글씨가 들어간 현판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열암체'는 획 하나하나가 다른 모양이지만 전체 글씨는 산천과 풍경을 담아내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그의 서체는 보는 이마다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드라마 ‘왕과 나’의 타이틀 글씨, ‘용의 눈물’, ‘왕의 여자’, ‘성웅 이순신’에서 사용되는 병풍이나 족자글씨도 대부분 그의 작품이다.

또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에 ‘투혼’ 두 글자를 써줘 대표팀 유니폼 공식제작 업체인 나이키에 주고 10억을 받아 축구협회에 기부했다. 그는 한국전통문예진흥회 이사장, 대한민국 서예대전 심사위원, 동남아 서예협회 심사위원장, 한/일 서예협회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투혼은 ‘몸과 영혼이 합해 완전 무장하라’는 뜻이며 ‘투’자는 호랑이 머리를, ‘혼’자는 호랑이 꼬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오른쪽 휘호에서 열암체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1년, 한인문화회관 건립 홍보를 위해 한 해 전부터 ‘제 1회 한국예술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봉지희 교수는 국내 전통춤과 판소리 등 무형문화재 공연과 궁중의상전시회, '한국의 미' 전시회 (서예, 동양화, 섬유, 도자, 자개 공예) 등 초청행사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중이었는데, 사무국으로부터 문화회관의 현판 글씨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컨텐츠 기획과 일정 조율로 바쁜 와중에도 국내 최고 서예가를 소개받아 세종문화회관 뒷편 열암 송정희 선생의 집필실로 직접 찾아가게 된다.  

오스트리아 한인동포의 건립 열의와 헌신적인 활동을 전해들은 열암은 크게 감동하여 흔쾌히 그 자리에서 현판 글씨를 써주었다. 더불어 한국예술제 도록의 표지글씨도 낙관하여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전해 주었으며, '한국의 미' 전시회에 출품될 본인의 서예작품 판매대금을 건립기금으로 기증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이 글씨는 시인정원 옆 사무국 입구의 외벽 기둥과 건물 내 계단 벽면에 걸리게 되었다.

1950년 6살부터 서예를 시작해 단 하루도 빠짐없이 글씨를 써왔던 그는 ‘열암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개발하였다.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 등 5체의 획을 한 글씨에 다 집어넣어 개성에 맞게 조형화해 새롭게 탄생시킨 그의 서체는 예술적이고도 파격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인문화회관의 현판 글씨는 열암체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데, 산이 굽이굽이를 넘나드는 듯한 생동감과 곡선의 부드러움, 물이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도록 의도했다고 한다.

서체의 속 뜻과 열암을 기억하는 일부 사람들은 현판에서 기운이 넘쳐난다며 명필이라는 칭찬 일색이었다.

이 현판은 10년 전 개관 당시 우리 동포들의 건립의지와 다수 후원인들의 적극적인 조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료인 셈이다. [完]

* 본 글은 봉지희 교수의 인터뷰와 빛너울 파워블로거의 기사를 참고하였습니다. (https://blog.daum.net/ckp920/13716020)

열암 송정희 선생은 스포츠, 장학사업 등에 기부를 아끼지 않으며 세상을 향한 사랑을 써 내려가는 진정한 예술을 실천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프라하 교향곡>

조화와 혁신

위대한 예술가는 조화를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이를 뛰어넘는다. 세상에 질서정연함이 필요할 때 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질서를 작품에 부여하여 새로운 조화의 감각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것이 곧 규율이나 법칙으로 '박제화'될 때면 과감히 낡아진 도식을 버린다. 세상에 아직 없었던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예술가의 본질적인 사명이기 때문이다.

고전주의 시대의 위대한 예술가들도 새로움을 추구했다. 후대 사람들은 고전주의 예술을 형식 지향적인 예술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고전주의의 예술가들은 어떤 강령에 따라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저 새로운 아름다움을 위해 그들의 지성과 열정을 자발적으로 바쳤을 뿐이었다. 그들이 형식을 중시했다고 하여 보수적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인간은 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평등하므로 스스로 삶을 개척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 계몽 시대의 가르침이었고 형식이란 이성, 곧 합리성을 표현하는 도구였다.

그렇다면 형식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작곡가의 표현의 자유를 드러내기 위한 창조 과정의 전제였다. 따라서 고전주의 예술가들은 합리적으로 구성된 형식에서 분방한 자유를 표현했다. 형식을 추구하되 형식주의에 빠지지 않는 것이야말로 고전주의 예술가들의 중요한 지향이었다.

합리성과 자유라는 시대정신은 모차르트 만년의 걸작 제38번 <프라하> 교향곡에도 완연히 꽃피어 있다. 1786년 12월 작곡되어 이듬해 1787년 1월 19일 프라하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흔히 모차르트가 프라하 시민들에게 바친 일종의 음악적 헌사로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한 친구에게 프라하의 청중들이 모차르트에게 보낸 열광적인 환호를 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피가로의 결혼> 공연 다음날 초연된 이 교향곡에 대한 반응은 기록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모차르트가 정말로 <피가로의 결혼>을 사랑하는 프라하 시민들에게 이 곡을 바쳤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작품 속에는 프라하가 사랑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나 이후 프라하와 계약한 <돈 죠반니>, 그리고 최후의 오페라 <마술피리> 등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제1악장 아다지오 – 알레그로는 모차르트의 모든 교향곡 가운데 가장 우아한 악장 가운데 하나다. 36마디짜리 아다지오는 모차르트 교향곡 가운데 가장 긴 36마디짜리 아다지오 도입부는 반음계적 요소, 당김음적 요소, 다양한 전조 등 본 악장의 여러 특질을 미리 전해주면서도 앞으로의 음악적 사건들을 은폐한다. <돈 죠반니>를 연상시키는 음울한 단조와 팀파니의 타격 등이 듣는 이에게 긴장감을 전해준다. 본 악장은 <마술피리> 서곡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당김음 리듬과 완만하게 굴곡을 이루는 스윙 풍의 주제로 싱싱하게 열린다. 연결구에서는 재기발랄하게 반복되는 돈꾸임음이 인상을 남긴다.

제2주제는 분산화음의 반복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 두 주제는 그 자체로서는 대조효과가 크지 않지만, 이 주제들에 담긴 세부 모티프를 아주 정교하게 조합시켜 미묘한 효과를 일으킨다. 종결부에서는 첫 주제의 굴곡진 선율이 보다 높은 음고로, 그러나 극히 우아하게 재차 등장한다. 이 모든 악절은 이음매를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매끄럽게 이어져 있다. 폴커 셰를리스는 "유희적인 우아함과 엄격한 대위법, 다성음악적인 성부운용과 칸타빌레(노래다운)의 선율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명작이라고 이 작품을 평했다. 활달하고 매끄러운 흐름 속에서도 쉽게 장, 단조를 넘나드는 조성 또한 이 악장의 극적인 매력을 배가시킨다. 한 마디로 제38번 교향곡의 첫 악장은 거대하면서도 정교한, 완벽한 악상이다.

역시 소나타형식으로 쓰여진 제2악장 안단테는 외향적인 악기인 트럼펫과 팀파티를 제외한 채 명상적으로 시작된다. 첫 악장의 반음계 진행이 여기서도 부분부분 모습을 드러낸다. 노래다운 순전한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듯한 반음계와 갑작스럽게 틈입하는 단조, 부드러운 레가토와 끊어지는 스타카토의 대조 등은 곡에 비극적인 인상을 드리운다. 그래서 일군의 학자들은 이 악장에 모차르트가 예감한 죽음의 목소리가 나타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피가로의 결혼'과 '돈 조반니'가 초연된 프라하의 에스테이트극장

활달한 움직임의 제3악장 프레스토 역시 소나타형식이다. – 이로서 이 작품은 모든 악장이 소나타형식을 취하는 교향곡이 되었다. 첫머리는 밝고 활기차다. 당김음 리듬으로, 반음계를 타고 떨어지는 선율은 여기서도 우아한 인상을 남긴다. 목관의 익살스러운 앙상블과 마치 짤막한 대화를 듣는 것 같은 악상의 잦은 변화는 전체적으로 명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여기서도 자주 드리워지는 단조의 그림자와 제자리걸음 하는듯한 음형들, 반음계 하강의 선율 등에 체념의 정조가 묻어난다. 알프레트 아인슈타인은 그 때문에 "외적인 유쾌함에도 불구하고 영혼에 남겨진 상처를 드러내는 악장“이라고 적었다. 모차르트의 미묘하고도 신비로운 대조 효과는 피날레 악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서정성과 익살, 전체로서의 조화미가 오페라적인 대조와 전혀 이질감 없이 양립되는 놀라운 경지는 모차르트가 왜 위대한지를 충분히 실감하게 해 준다.

모차르트는 왜 <프라하> 교향곡을 위해 춤곡을 쓰지 않았을까? 도입부에 모든 것이 들어 있어서라거나 이탈리아 교향악의 전통을 따른 작품으로 기획한 것이라거나 단순히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등 많은 해석이 있어 왔다. 쿠르트 팔렌은 이같이 지적했다. "모차르트가 이와 같은 엄숙한 작품을 가벼운 춤곡으로 끊어놓고 싶었겠는가?" 세 개 악장 모두의 밑바닥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깊은 내적 고뇌를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춤곡을 제외했다면, 이 또한 하나의 혁신이라 할만하다. 형식이란 그 자체로 '정답'이 아니라 전체의 아름다움을 위해 취사선택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는 '도구'임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저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이론가였던 찰스 로젠은 "고전적 양식의 창조는 하나의 이상을 실현시킨 것이라기보다는 상충하는 이상들을 절충한 것에 가깝다. 최적의 균형점을 찾은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작곡가들은 곧 변할 수 없는 '법칙‘을 만들기 위해 곡을 쓴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시적인 '기분‘에 따라 형식을 마구잡이로 바꾼 것도 아니었다. 모차르트 이전, 작곡가는 극적으로 놀라움과 형식의 완벽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표현적인 강렬함을 가지거나 우아함을 나타내거나 하는 것은 양자택일적인 문제였고, 둘 다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극적 효과가 놀라움을 주면서도 논리적으로 타당한 양식을, 표현성과 우아함이 손을 맞잡은 양식을 만들어냈다. <프라하> 교향곡은 그와 같은 걸작이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