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재판”을 조명했을까?

연합 반전 시위를 진행한 단체의 주요 인물인 ‘시카고 7’과 이들을 침묵시키고 싶은 정부와 검찰의 대립이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주 내용이야. 참혹한 무력 진압과 불합리한 판사의 재판 진행 등 정부 권력의 전방위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7’은 전쟁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소신과 생각을 세상에 알리려 노력해. 하지만 멤버들 간의 연대가 와해되는 순간도 찾아오지. 

‘시카고 7’의 변호인단이 램지 클라크(닉슨 직전 정권 법무장관)를 증인으로 세우는 것이 이들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예상한 판사는 증인 심문을 배심원이 없는 예비 심문으로 진행해. 아니나 다를까, 클라크는 재임 당시 사건 조사 결과에서 시카고 폭동의 원인이 ‘시카고 7’이 아닌 경찰로 밝혀졌음을 진술하지. 하지만 판사는 클라크의 증언의 내용을 배심원에게 공유하지 않는 불합리한 결정을 내려. 

이로 인해 재판장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져. 에비와 톰은 크게 실망한 채 사무실로 돌아와 이런 말다툼을 하지.

에비: 선거에서 이기는게 네겐 최우선이라는 거야? 평등, 정의, 교육, 빈곤, 발전 이런 건 그다음이고?

톰: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다음에 뭐가 오든 무의미해. 아직도 이걸 모르고 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 (버럭!)

이상을 좇으며 부딪히는 에비와 현실의 한계를 인식하고 타협하며 나아가는 톰의 대립을 보며 이번 한국의 대선 국면을 떠올리지 아니할 수 없었어. 이는 거의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딜레마이기도 하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 정의와 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소위 ‘진보의제’는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기본권 보장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뒤로 밀려나고 있었어. 다른 이의 출근 시간을 지연시켜서라도 “나는 이동권이 보장되지 못해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없다”고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가 20년째 묵살된 것도 어쩌면 같은 이유이지 않을까? 심지어 차별금지법은 지난 15년 동안 무려 6번이나 발의되었지만 한 번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싶어. 151일간의 길고 긴 재판의 끝에서 톰은 최후의 변론으로 그들의 재판 기간 동안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4,756명의 미군 모두의 이름을 차례로 읊지. 안타깝게 희생된 젊은이들의 이름 앞에 법정 안의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기립하며 조의를 표해. '시카고 7'을 기소한 슐츠 검사마저도 이에 동참하는 모습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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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민들이..몰려온다아아!! (본격 내비게이터 관점)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장르

드라마

러닝 타임

2시간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