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는 건 힘찬 행동이에요
 

우연히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조연상을 받은 조현철 배우님의 수상소감을 들었어요. 


“저희 아버지가 투병 중이세요.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조금 용기를 드리고자 잠시 시간을 할애하겠습니다…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죽음이라는 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잖아.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 박길래 선생님, 김용균 군, 변희수 하사, 이경택 군, 할아버지, 할머니, 외삼촌, 아랑스 그리고 세월호의 아이들 특히나 예진이, 영은이, 슬라바, 정모. 나는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어.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수상소감이 무척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는데요. 이게 다시 떠오른 건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를 들으면서였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자리에 참석한 귀빈들의 이름을 제외하곤 국민, 세계시민, 자유시민을 반복해 말했어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에게 그 국민에 어떤 이름이 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건 중요한 일이자 힘찬 행동이에요. 당신은 빛나는 자리에서 말하고픈 이름이 있나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110대국정과제 #윤석열정부


📑 윤석열 정부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어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국정 비전으로 시대적 소명과 국민적 염원을 반영한 국정과제를 이행하겠다고 해요. 이 중 혐오문제와 관련된 국정과제를 짚어보자면요.


   ✦ [약속] 필요한 국민께 더 두텁게 지원하겠습니다

    •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개혁(복지부)
    •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한 복지・돌봄서비스 고도화(복지부)
    • 장애인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한 차별없는 사회 실현(복지부)
    •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은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 구현(여가・법무・농식품부)


   ✦ [약속] 국민의 안전과 건강, 최우선으로 챙기겠습니다

    •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법무부・금융위)
    •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시스템 확립(법무부・방통위・여가부)
    •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안전 확보(국토부・경찰청)


   ✦ [약속] 탄소중립 실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 기후위기에 강한 물 환경과 자연 생태계 조성(환경부)
    •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환경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발표 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 어떤 이야기가 있냐면요


   ✦ ‘여가부 폐지’ 국정과제엔 없지만 역할이 축소되었다

  • 국정과제 110개 안에 ‘여가부 폐지'가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여가부 단독 국정과제가 하나도 없었어요.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은 다시 한번 여가부 폐지 공약을 추진을 언급하며 여가부의 기능과 역할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어요. 이에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어요. 
    • 정영애 여가부 장관 “20년간 유지되어 온 정부 부처의 폐지를 주장하려면 그 이유나 문제점, 한계, 대안이라도 제시돼야 한다….‘상식과 모두가 행복한'이라는 새 정부 국정원칙 속에도 여가부가 대상으로 삼아왔던 국민들이 고려되지 못한 것 같다.”
    • 5만 명 동의받은 여가부 폐지 반대 청원의 청원인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여가부 폐지 반대합니다…해바라기센터는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신변 보호 신청서를 내밀어주고, 모든 지원을 피해자 입장에서 진행했다. 여가부가 폐지되면 다른 기관에서 업무를 이관받는다고 하지만, 각 업무가 자리 잡을 때까지 피해자와 각종 취약계층은 이 공백의 불안감을 어떻게 견뎌내야 하나. 피해자의 경직된 마음을 따뜻한 손길로 보듬어주는 부처는 여가부 외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가부를 지켜달라."


   ✦ 장애인 정책엔 새로운 게 전혀 없다

  •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취임날에도 장애인 권리 예산을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하철 시위를 했어요. 전국장애인부모연대도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요구하며 15일간 단식농성을 했죠. 허나 110대 국정과제엔 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정책 없이 기존 정책의 나열에 불과했다고 지적해요.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말한 공정과 상식, 그리고 헌법 수호의 대상에서 더 이상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 말과 책임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고 무거운 책임으로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 이해경 울산장애인부모회 회장 “국정과제라고 발표한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에 있는 것들을 확인해 보겠다는 차원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정부에서 어떻게 펼쳐갈지에 대해서 지켜보지 않으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는, 보여주기식의 형식이 아닌지 우려가 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차별금지법 #평등법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농성장이 철거될뻔했어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문인데요. 철거요청을 받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은 이를 거부했어요.


   ✦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국회 앞에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자리를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이유로 철거해야 한다는 건 차별의 현실을 지우고자 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 뜻에 동참하며 많은 시민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 모였죠. 차제연은 분노한 시민들 덕분에 자리를 지켰다며 많은 지지와 연대의 마음에 감사를 전했어요. 더불어 대통령 취임식에 단식농성 30일 차라며 한 달을 꼬박 숟가락을 내려놓은 이들에게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는 국회에 분노하자고 외쳤어요. 실제로 많은 시민들은 차별금지법을 환영하고 있어요.



 📢 “국민적 열망이 더 이상 외면당해서는 안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6~27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3명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는가’ 질문에 67.2%가 동의한다고 답했죠. 이에 송두환 인권위 위원장은 차별금지법 입법 절차를 시작하라고 강력히 촉구했어요.


   ✦ 송두환 인권위 위원장 “이번 조사는 차별해소에 대한 정서적 공감을 넘어, 직접적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동의와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이 시각에도 국민이 목숨을 걸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국민적 열망이 더 이상 외면당해서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강조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차별금지법안 공청회 계획을 채택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세부내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함께 관심갖고 목소리 내요!



#동물학대 #동물원 #동물원수족관법


😡 “누가 이런 동물원을 교육적이라고 할 수 있겠냐"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녹생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비글구조네크워크 등 7개 동물단체들이 대구 체험동물원 운영자 처벌을 요구하며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라고 목소리 냈어요. 


   ✦ 동물단체 “2021년 2월 동물들을 굶기고 열악한 환경에 방치한 대구 동물원 운영자가 최근 기소됐다. 기소된 운영자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다른 체험 동물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현행 동물원수족관법은 형식적인 등록 요건만 충족하면 시설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관리 실태를 정기적・전문적으로 점검 조사할 의무는 없다. 그 결과 동물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필요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 미달 시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1년이 넘는 수사 끝에 동물원 운영자의 유죄가 밝혀졌다…이런 사례는 비단 이곳뿐이 아니라 국내 사설 동물원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오직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 누가 이런 동물원을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교육적이라고 할 수 있겠냐.”


   ✦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 “현재 국회에는 동물원수족관법 전면개정안뿐 아니라 동물원, 수족관과 관련한 법안이 12개나 발의돼 있다. 그러나 동물과 관련된 법안이라고 해서 심사도 받지 못한 채 먼지만 쌓이고 있다…국회는 더 이상 직무를 유기해선 안 된다.”


이와 함께 동물을 존중하지 않은 반출 결정에 많은 이들이 비판하고 있어요.



🐋🦧어떤 목소리가 있냐면요


“퍼시픽 리솜과 거제씨월드를 처벌하고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를 몰수해야 한다"

제주 동물쇼체험시설 ‘퍼시픽 리솜'은 돌고래 2마리를 체험시설 ‘거제씨월드'로 반출했어요. 이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민단체들은 목소리를 냈지만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 거세씨월드로 반출되었어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돌고래를 다른 시설로 이관하기 위한 해양수산부의 허가와 환경부 신고 절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에 시민단체들은 형사처벌을 요구하며 태지와 아랑이를 몰수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고통 받는 동물을 알고 나니 한 명이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

서울대공원은 침팬지 광복와 관순을 인도네시아 동물원 ‘따만 사파리'로 반출을 결정했어요. ‘따만 사파리’는 동물학대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재 동물단체에서도 방문 자제를 권하는 곳이에요. 이에 항의하며 전국에서 시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냈어요. 
  • 이종석님 “저도 동물이 좋아서 동물원을 찾던 사람인데 지금은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지 싶은 때가 있다..장막 뒤에서 고통받는 야생동물, 동물원 동물을 알고 나니 한 명이라도 더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
  • 김선미님 “저는 70살 할머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강아지를 키우게 됐고, 그때부터 동물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9일 관순이 광복이 반출 소식을 듣고 화가 났고 눈물이 쏟아졌다. 국내 대표 동물원이란 곳이 생명 경시가 너무 충격적이다.”


침팬지 광복, 관순을 위해 ‘국민신문고로 민원 넣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함께해요.



💬무수의 코멘트

“이제 우리는 동물원이 더 이상 교육적으로 활용되거나 체험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제 공간에 살아야 할 존재들을 인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가두어 둔 것은 폭력의 체험일 뿐이다. 유리장 속 귀여움의 이면에는 인간의 호감을 사기 위해 공장에서 번식 당하고 유행이 지나면 버려지는 끔찍함이 있다는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어스링스 지구생명체 기록 프로젝트]의 기획기사 중 한 구절을 전해요. 저도 동물원을 몇 번 가봤어요. 가물가물한 어릴 적에 그리고 어른이 되고서도 놀러 갔죠. 직접 보고도 문제가 없다고 느꼈던 시절이 있었어요. 비건지향 5년차가 되어서야 동물원 속 동물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껴요.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할 때는 동물을 나로 대입해봐요. 내가 저 우리 속에 갇힌다면, 내가 원하는 공간이 아닌 다른 장소로 강제로 이동이 된다면, 내가 누군가의 먹이로 길러진다면. 나로 상상하면 끔찍한 일이 다른 존재에겐 당연한 일이 될 때 매우 속상하고 분노해요. 이번 혐오이슈를 정리하며 동물원에 대한 문제의식이 또렷해질 수 있었는데요. 동물원과 전시동물에 대해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길 추천해요. 





 

모보이스가 버거우면서 전해주는 이야기는 저에게도 버거워요. 모보이스가 아프면서 전해주는 이야기는 저에게도 아파요. 아프지 말고 딱 모보이스가 괜찮은 만큼의 이야기를 주세요.


🙏❤️

지난주 모보이스를 몸이 아파서 못 보내드렸는데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응원하는 마음이 느껴져 찡해요. 몸이 아팠던 건 아직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냥 무리했나? 스트레스 받았나? 정도로 넘겨짚고 있어요. 요즘 아픈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시간을 자주 갖고 있어요. 모두가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한편 아파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모보이스 통해 아픈 이야기에 같이 아파하고 버거운 일에도 관심갖고 싶어요. 이 과정에서 자극적인 내용, 불필요한 정보는 덜어내고 혐오이슈의 핵심적인 이야기와 당사자의 목소리를 잘 정리해 보내드릴게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모보이스 읽고 관심 가져주세요.  





모두의 이야기가 들리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 또한 이야기들의 전쟁이다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리베카 솔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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