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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PICK | "우린 항상 그날에 있어요" 
오늘의 브리핑 | APEC 주간 시작, 정·재계 대표 모인다 외
점선면 사전 | 2026년도 예산안 
SNStory | 루브르 절도사건의 그 '사다리차'
"우린 항상 그날에 있어요"
159명의 희생자를 낸 10·29 이태원 참사가 오늘(29일)로 3주기를 맞습니다. 많은 이들이 큰 충격과 슬픔을 겪었지만, 누구보다 가장 힘든 세월을 보낸 건 유가족이었습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유가족이 견뎌야 했던 시간의 무게를 돌아봅니다. 참사 진상규명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도 짚어봅니다.
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에서 159명의 별이 스러지고 3년이 지났다.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거리에서 광장에서 물었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 왜 돌아오지 못 했느냐고. 장사를 하고 직장에 다니고 집안을 돌보던 평범한 사람들이 언 땅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도로 위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아이의 영정 사진을 끌어안은 채 머리를 밀었다. "그 꼴이 꼭 짐승 같아"도 힘들지 않았다. "내 가족이 아팠던 것을 생각하면" 아프지 않았다고 했다.
3년이 지났지만 유가족의 시계는 그날 그 시간에 멎어 있습니다. 계절이 흐르고 10월은 착실하게도 돌아오는데, 아픔은 세월을 따라 흘러가지 않고 고일 뿐입니다. 김진성씨(50)는 숨진 조카가 선물한 커피 기프티콘 유효기간을 계속 연장합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가 아물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며 "매년 기일이 다가오면 아픔이 그만큼 누적된다"고 했습니다.

딸에게 '서울에서 놀고 돌아오면 꽃게탕을 끓여주겠다'고 약속한 이숙자씨(54)의 냉장고 냉동실에는 꽃게 2마리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10월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안면마비가 찾아오고 "온몸이 칼로 저미듯" 아픕니다. 그는 "10월이면 사람들이 단풍도 피고 여행도 가지만 우린 그럴 수 없다"며 "우린 항상 그날에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2차 가해'는 유가족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창에도 피해자들을 탓하는 말이 쏟아졌습니다. 사고 이후 정부의 대응이 혼선을 빚으면서 피해자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광주에 사는 김영백씨(64)는 직접 구급차를 불러 숨진 아들 재강씨의 시신을 고향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김씨는 아들의 49재 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재강아, 무능하고 무책임한 세상에서 그동안 살아오느라 고생 많았다. 불안전한 이 세상 미련 두지 말고 안전한 곳에 가서 못다 한 꿈 마음껏 펼치거라."

국가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족은 직접 싸우기로 했습니다. 삼보일배하고, 머리를 밀고, 더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온갖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들을 가로막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태원 특별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죠. 당시 경찰·소방 총책임자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어깨를 언론 카메라 앞에서 보란 듯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국가가 외면한 자리를 채운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로였습니다. 밤낮으로 분향소를 지키며 손을 잡아 준 시민들, 행인들의 가방에 걸린 보라색 리본들이 유가족들의 버팀목이었습니다. 딸을 떠나보낸 박지연씨(53)는 "시민분들이 기억해주신다는 건 내 안에 우리 아이가 살아있다고 얘기해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사로 목숨을 잃은 외국인 희생자들의 유가족도 한국을 찾아 한국 유가족과 슬픔을 나누고, 그간의 싸움에 대한 감사를 표했습니다.

유가족이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 온 이유는 하나입니다. 떠난 이는 돌아오지 않지만, 다른 이가 억울하게 떠나는 일만큼은 막아보자는 다짐입니다. 유가족은 '기억의 힘'을 믿습니다. 참사를 잊어버린다면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지만,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생명을 함부로 잃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유가족은 오늘도 온몸으로 외칩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참사 진상규명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지난 6월부터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뒤늦게라도 정부 부처와 수사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조위는 내년 6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냅니다.

특조위 조사가 중요한 건 참사 당시 치안·행정 주요 책임자들의 2심 재판에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금고 3년 형을 받았습니다. 현재 이들에 대한 2심 재판은 특조위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된 상황입니다.

특조위 조사와 별개로 새로 밝혀진 것들도 있습니다. 정부는 약 3개월간 진행된 '이태원 참사 합동감사' 결과를 지난 23일 발표했는데요. 지난 정부의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이 참사 당일 경찰 대응력을 약화했다는 것이 공식 확인됐습니다. 대통령실 인근 집회 관리를 위해 경비인력이 집중되면서, 매년 핼러윈 행사가 열려 온 이태원 일대에 경비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겁니다. 용산경찰서도 2020~2021년 수립했던 핼러윈 대비 인파관리 계획을 2022년에만 세우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참사 대응과 후속조치에 책임이 있거나 비위가 확인된 공직자 62명을 특정했는데 현재까지 징계를 받은 이들은 9명에 그쳤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위기관리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2023년 3월 대통령실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국가 위기관리의 컨트롤타워"를 맡는다는 문구를 지침에서 삭제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참사 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대응 능력을 보강하기는커녕 아예 책임 소지를 지워버린 겁니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유가족의 외침에 응답하는 길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일 것입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공동체가 참사의 슬픔을 나누는 길은 진상을 밝히고 기억해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는 참사의 총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픔은 여전히 아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직 그 골목을 떠날 수 없습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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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주간 시작, 정·재계 대표 모인다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어제(28일) 최고경영자(CEO) 서밋 만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습니다. CEO 서밋은 정·재계 리더가 모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경제 포럼인데요. '민간부문 정상회의'라고 부를 만합니다. 공식 행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회동 여부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APEC 기간 한·미, 미·중, 한·중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윤석열표 '빅브라더' 추진됐다
윤석열 정부 당시인 지난해 4월 대통령경호처가 경호 차원에서 군중을 감시하는 인공지능(AI) 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민의 생체 신호를 토대로 긴장도를 측정하고 대통령 주변의 '위험인물'을 식별하는 방식인데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독재자 '빅브라더'식 감시 통치를 시도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하 기관을 통해 "추진이 시급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사업을 뒷받침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한국연구재단은 연구비 지원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교사 성 비위 아직도 매년 100여건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저지르는 성 비위가 매년 100여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7개 시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교사 성 비위는 2023년 108건, 2024년 112건, 올해는 지난 8월까지 58건에 달했는데요. 총 605건 중 학생이 피해자인 사건은 251건으로 전체 중 40%를 차지했습니다. 2018년 '스쿨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 이후로도 성 비위가 계속된 겁니다. 견책·불문 등 경징계만 받고 교단에 복귀하는 사례도 있어 엄격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6년도 예산안

정부가 편성하고, 국회가 심의·확정하는 내년도 국가 재정의 수입과 지출 계획안💰을 말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 규모로 2026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는데요.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윤석열 정부가 673조원 규모로 편성했던 2025년도 예산과 비교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에선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예산은 늘고 원자력 예산은 줄었습니다. 주택부문에서 윤석열 정부는 주택 구입·전세자금 지원에 더 많은 예산을 할애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임대주택에 힘을 쏟은 점이 다릅니다. 차이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으신가요? <예산으로 보는 이재명 vs 윤석열> 인터랙티브 뉴스를 추천드립니다.

루브르 절도사건의
그 '사다리차'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물 8점을 도난당한 일, 기억하시나요? 도둑들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으로 침입해 물건을 훔친 뒤 7분 만에 도망쳤는데요. 사건에 이용된 사다리차의 제조업체가 이걸 홍보 기회로 삼았습니다. 독일 사다리차 회사 뵈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장 사진과 함께 "뵈커는 조용하게 최대 400㎏의 보물을 분당 42m의 속도로 운반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습니다. 한편 범인들은 사다리차를 '루브르'라는 지역에서 빌려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허술한 보안에 대한 조롱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프랑스 언론 르 몽드는 "이번 절도는 프랑스 문화유산 수호 능력의 붕괴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제(28일) 레터는 보유세 도입 논의에 대해 다뤘는데요. 세 부담이 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이유로 보유세 도입에 회의적인 의견을 전해주신 독자님들이 계셨습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다뤘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가족들은 혐오와 모욕 발언에 상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독자님은 참사의 아픔을 어떻게 기억하고 추모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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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집이 모자라는 것이 부동산 양극화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봅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거나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지요.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 없이 덜컥 보유세를 올린다면 그 의도가 의심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1주택자인 저는 덫에 갇힌 느낌이 들어요. (소금님)


💬불평등 간극을 좁히는 방향으로 가야 우리 사회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보유세가 늘어나면) 세금이 더 늘어나는 쪽에 속하지만 감수할 수 있습니다. 서로 편 가르지 말고, 특히 젊은 세대와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갑시다. (그대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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