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소장파' 남성 정치인의 네거티브
 Season 6  vol 46. 💡2026.4.3~4.9.

여성을 '부적절한 수행원'으로 낙인찍다니
다른 현실, 같은 성평등
다양성 싣고 달로 향하다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 간 공방과 후보자 검증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정당한 의혹의 탈을 쓴 여성혐오도 숨어 있는데요. 이번 플랫레터에서는 그에 관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아시아여성]의 번외편도 담았습니다. 한국 밖으로 시야를 돌리니 낯설면서도 익숙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많이 있더라고요. 본편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이번 주말 벚꽃이 절정이라고 하네요🌸 바쁜 일상에서도 짬짬이 봄기운을 누려봐야겠습니다🚴‍♀️🚴‍♀️



최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부적절한 출장’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정원오 후보가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여성 공무원과 멕시코 칸쿤으로 출장을 다녀왔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출장 문서에 해당 직원의 성별을 남성으로 기재했다는 주장인데요. 김재섭 의원은 ‘휴양지’와 ‘여성 동행’을 강조하며 부적절한 관계인 것처럼 공세를 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여성 공무원을 콕 집어 동행한 이유를 밝히라”고도 했어요.

그러나 해당 출장은 2023년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가 초청한 행사였고, 단 둘이 다녀온 행사가 아니라 국회의원과 전직 장관 등 11명이 동행한 일정이었습니다. 성동구 측이 제출한 문서에 해당 공무원의 성별이 잘못 기재된 건 사실이지만, 성동구 측은 “단순한 행정 실수”라고 밝혔어요. 

김재섭 의원이 ‘중대한 의혹’이라며 제기한 것은 해당 공무원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가 해당 직원의 성씨와 채용 정보를 같이 언급하는 바람에 신상이 공개되며 무분별하고 성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더 구체적인 증거를 추가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결국 구청장 출장에 동행한 직원의 성별이 여성이었다는 것만이 이른 바 ‘의혹’의 꼬투리가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 사설은 “여성 공무원을 단체장의 ‘부적절한 수행원’처럼 낙인찍는 행위는 명백한 성차별이자 여성을 도구화하는 혐오 정치”, “여성을 정쟁의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려 한 의도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충격적인 폭로가 가능한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현재 39세로 자칭 ‘소장파 청년정치’를 내세우는데, 이러한 네거티브 공세는 그러한 수식과 어긋난다는 비판도 이어집니다. 

김재섭 의원은 자신이 여성들에게 어떠한 모욕을 가했는지 알고 있을까요?


🧵[#아시아여성] 번외편은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 태국, 라오스 여성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들은 활동가가 아닌 평범한 여성인데요. 활동가들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온라인상 생활 밀착형 페미니즘 이야기, 한국 체류 경험에서 나오는 한국 사회에 대한 느낌과 평가를 들려줬습니다. 

이들이 자국 여성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더 성평등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품고 있었습니다. 중국 여성들은 ‘여돕여’를 실천하고, 태국 여성들은 다른 소수자와 연대합니다. 라오스의 여성들은 성평등한 미래를 기대합니다. 세 나라의 상황은 한국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지만,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보면서 ‘역시 여성들은 각자가 선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찡하면서도 힘을 얻었답니다. 생생하고 흥미로우니 일독을 권할게요. 

레터에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한국사회에서는 페미니즘이 심하게 오독되어 급진적으로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중국에서는 또래는 물론 기성세대에게도 두려움 없이 페미니스트임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300여곳 이상의 대학교에 ‘생리대 상호 부조함(卫生巾互助盒)’아 등장하기도 했어요. 젊은 여성들은 더 이상 여성들 간의 관계를 질투나 갈등으로만 표현하는 구식 서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이런 운동들이 이미 여성들의 ‘말하지 않는 연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에는 성소수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너무 이상했어요. 언젠가 태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어떤 남성분들이 겉옷을 벗으면서 ‘자유의 땅을 밟았다’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답답했으면 태국에 오자마자 그럴까 생각했죠.”

“석사과정을 마치고 태국에 돌아왔을 때, 학교에 바지를 입고 출근했더니 치마로 갈아입으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박사 과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10년 사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라고요. 이젠 강의할 때 청바지를 입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몽족같은 경우 매년 여성과 남성이 만나는 행사가 있는데, 남자가 마음에 든 여성을 납치하기도 해요.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라오스 내에서도 무척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됩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달라질 것 같아요. 여성들이 앞으로 더 많이 정부에 진출하고 정책들이 많아진다면,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요.”


54년 만에 유인 달 탐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지난 1일 달을 향해 날아간 아르테미스 2호에는 또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달 탐사 사상 첫 여성 우주비행사가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1960~1970년대 아폴로 계획에 참여한 모든 우주비행사는 ‘미국 국적의 백인 남성’이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부터 ‘다양성’을 강조했는데, 이번에 실제로 여성과 비 미국 출신이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최초 혹은 다양성이라는 수식에 가려지지 않는 이력을 갖췄습니다. 임무 전문가 자격으로 탑승한 크리스티나 쿡은 전기공학자로 NASA에서 목성 탐사선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북극과 남극 기지에서 연구한 경험도 있고요. 고도 약 400㎞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무려 328일간 체류한 기록을 가졌습니다. 이 역시 여성으로서는 우주에 가장 오래 머문 기간이고, 2008년 여성 최초로 ISS 선장 임무도 맡았습니다. 우주 유영도 기록도 6차례입니다. 

또 다른 임무 전문가인 제레미 핸슨은 비미국인(캐나다 국적)이고, 조종사를 맡은 빅터 글로버는 최초의 유색 인종입니다. 

지구에서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는 여성 연구원도 많지만, 아무래도 달에 간 최초의 여성이라는 상징성이 크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이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이번 주 최민서 인턴기자가 시집을 소개합니다. 시에 대한 막막함을 극복해보려는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


📚송하얀,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


시 읽기가 어렵고 두려운 이유는 함축된 의미들을 모두 해석해 이해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오는 걸지도 모릅니다.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시 읽기를 익혀왔기 때문일까요. 사실 대부분의 시집은 ‘시인의 말’이 가장 앞에 등장합니다. 목차보다 먼저 시인의 말을 먼저 만나게 되는데요. 이러한 구성은 시의 세계에 들어가는 방법을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유서가의 다섯 번째 시집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 속 시인의 말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피와 잉크가 섞이는 냄새 속에서/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은 문장의 윤곽이 된다”라는 구절을 통해 송하얀 시인이 어떻게 시를 써내려갔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시를 완벽히 해독하려고 하지말고 시인이 새겨둔 문장의 윤곽을 손 끝으로 더듬으며 읽어나가 보는 거죠.


💌


우리는 난민이 아니지만

세계는 우리에게

바다에 빠져 잠기고 있는 우리에게

당신! 수영할 줄 알지? 묻는다.


(중략)


농담으로 하는 말이잖아. 불쑥 가슴을 움켜쥐었어. 일찍 다녀.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 공중화장실 조심하고. 남자랑 할 이야기인데. 바깥사람은 어디 있나요? 그런 데 다니니까 그렇지. 이 자리에 니가 왔잖아. 네가 여자니까 그러지.

(중략)


나는 공중화장실로 숨어들었어.

내 숨에서 입김도 나지 않도록.

그것은 얼어버린 울음 같아.

내 속의 장기들은 뜨겁고


친구와 나는 나오지도 않는 울음을 함께 운다.

울음 속에서 우리들은 서로를 안고 여자 아닌 소녀로 멈추기를 기도한다.

아직 얼지 않은 숨을 빌리고, 나눠 쉰다.


💌


시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우리가 좀비가 아니라고?>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이 시는 “우리는 난민이 아니지만”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끊임없이 위협받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감각을 드러냅니다. 익숙해진 공포, 무지와 혐오로 가득 찬 문장들이 뒤섞이는 일상을 그려냅니다. 이러한 일상을 견디게 하는 것은 결국 비슷한 감각을 나누는 존재의 온기입니다. “나오지도 않는 울음”을 함께 우는 것처럼 “우리들”은 혼자가 아니니까요. “울음 속에서 우리들은 서로를 안고 여자 아닌 소녀로 멈추기를 기도”하는 장면에서 이 시집이 말하고자 하는 연대의 방식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구호나 외침이 아니라, 같은 감각을 나누는 존재로서 서로를 붙잡는 방식입니다.


시를 읽는 행위를 왜 ‘낭송하다’라고 부르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읽다’가 단순히 내용을 파악하는 행위라면, ‘낭송하다’는 시를 자신의 감각으로 통과 시켜 목소리로 발화하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시 속 언어를 받아들이는 건 나의 세계를 감각하기 좋은 방법인 것이죠.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고통과 차별을 밖으로 드러낸 이 시집은 이러한 낭송의 방식과 닮아있습니다. 시 속 문장들은 독자들의 삶을 거치며 각자의 목소리로 읽힐 것입니다. 어떤 문장은 나의 기억과 겹쳐지고, 어떤 문장은 또 다른 이의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해됩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시 속 문장으로 적어내려갔지만 이는 자신을 비롯한 또다른 여성의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는 하나의 시집이면서 동시에 여성들이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밖으로 표출되지 못한 감정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발화되고, 그 목소리들이 조용히 겹쳐지는 공간이요. 이 시집을 읽는 행위는 나와 전혀 다른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기만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를 읽은 여성들은 각자의 경험을 꺼내놓고, 서로의 목소리에 기대어 언어를 완성하게 되니까요. 요즘 유행하는 ‘교환 독서’를 하기에도 정말 적합한 시집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의 여백을 함께 채워나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요.


꽃이 서서히 피고 있는 4월 초, 입주자분들과 함께 이 시집을 읽어가고 싶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를 통해 공유되는 온기는 우리를 다시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어줄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서 증정 이벤트도 놓치지 말고 꼭 참여해주세요!


💜플랫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 스토킹 경우 피해자 100m 이내 접근시 피해자 스마트워치에도 알람이 가고 가해자 전자발찌에 경고음이 울려서 주위 사람들도 알아차리게 하면 어떨까? 

  
👀 From.Flat 

📣 이번 4월 [에프워드]와 [여자, 언니, 선배들]은 쉬어갑니다. 재정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발행되는 플랫레터는 여전히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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