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7 (목)
전 세계 기름 값이 많이 오를 것 같아요. 나는 운전도 안하는데 무슨 상관이냐고요? 유가가 상승하면 자동차에 사용되는 휘발유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옷, 화장품, 심지어 약값까지 오를 수 있어요. 사실상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오른다고 봐도 무방해요.

왜 오른대?
러시아가 원유 판매를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두 번째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판매를 중단한다면 전세계 에너지 시장이 휘청거릴 수밖에 없어요.
왜 판매를 중단할까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를 두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에요. 러시아는 인접국인 우크라이나가 서유럽 군사동맹인 나토(NATO)에 가입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지만 수탈에 시달린 경험도 있는 가깝지만 먼 관계에요.
최근 우크라이나에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위협까지 가하고 있는 것이죠. 이에 미국과 영국, EU 등도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요.
얼마나 오른대?
작년 1월 배럴 당 50달러 수준이었던 원유 가격이 최근에는 90달러 수준까지 올랐어요. 90달러를 돌파한 건 7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하네요. 조만간 원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길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요.
출처   런던 ICE선물거래소 브렌트유 선물 가격
유가가 상승하면 어떻게 돼?
유가가 상승하면 사실상 우리가 돈을 지불하는 모든 분야의 가격이 오른다고 보면 돼요.

  • 석유화학제품: 일상 곳곳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원유를 가공해 만든 석유화학제품이에요. 또 가방에 사용되는 합성섬유도 마찬가지죠. 심지어 화장품샴푸 등에도 석유화학 물질이 들어갑니다. 아플 때 먹는 에도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들을 사용한다고 해요.

  • 운송비: 이렇게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배달·운송비도 당연히 원유 가격의 영향을 받겠죠? 자동차 뿐 아니라 수입물품의 경우 선박이나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 전기료: 심지어 전기료도 올라요.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할 때 주로 유연탄이 사용되는데요, 유연탄 가격은 보통 유가가 상승하면 함께 오릅니다.
  
정부는 뭐한대?
원유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에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이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를 낮추고 있었는데요. 오는 4월 종료될 예정이었던 이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가는 어떻게 돼?

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지난 경험에 비춰보면 유가가 2배가량 급등하면 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도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선 각국 중앙은행도 물가를 잡기 위해 유통되는 돈의 양을 줄이는 정책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역시 주식시장에는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다만 석유회사들에게는 유가상승이 반가운 소식일 수 있어요. 이들이 보유중인 원유 재고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이에요. 해운업계와 항공업계는 유가가 상승하면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