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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메일 #280 | 2026년 6월 29일 - WEEK 27

일잘러란?
— 빠르게 변하는 AI시대의 일잘러에 대해 생각하기


진대연

여러분에게 일잘러는 어떤 사람인가요? 많은 일을 동시에 쳐내는 사람일까요? 무엇이든 "제가 하겠습니다!"를 가장 먼저 외치는 열정적인 사람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늘 정보를 축적해 가는 사람일까요?


일잘러의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일잘러에 대해 나누어보려 합니다.

닥치는 대로 일하는 사람 vs 시스템을 짜는 사람


흔히 일잘러라고 하면 이런 사람을 떠올립니다. 빠르게, 정확하게, 많이 처리하는 사람. 요즘은 여기에 'AI 도구를 많이 알고 잘 활용하는 사람'까지 더해지죠. 그런데 이 정의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처리량'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더 빨리, 더 많이, 더 좋은 도구로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잘러는 조금 다릅니다. 같은 문제를 두 번 풀지 않도록, 일하는 방식 자체를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들어오는 일을 그때그때 반응하며 쳐내는 게 아니라, 한 번 한 일을 구조로 만들어 다음부터는 저절로 굴러가게 하는 사람이죠.


그래서 저는 도구의 개수가 일잘러를 가르는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도구들이 점점 덜 필요해지도록 일을 다시 짠 사람에 더 가깝다고 보죠.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죠. 저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두 가지를 떠올립니다.

한계를 이해하기


저는 TEA 프레임을 자주 떠올립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되는데요. 바로 시간(Time), 에너지(Energy), 집중력(Attention)입니다. 그리고 이 셋은 전부 유한합니다. 하루는 24시간이고, 체력은 정해져 있으며, 한 번에 깊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저 역시 한동안은 이 세 자원이 무한하다고 착각하며 일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볼 만한 일은, 지금 내 자원의 현재 상태(As-Is)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건 "한계가 있으니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죠. 한계 안에서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다음 계획을 세우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주어진 자원을 좀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으니까요.


한계를 인식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면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솎아내는 작업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죠.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지가 정해지는 겁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제한된 자원을 진짜 중요한 일에 모을 수 있게 됩니다.

트렌드보다 더 깊은 본질 찾기


요즘의 AI는 하루가 다르게 바뀝니다. 그래서 트렌드를 빠르게 좇게 되죠. 모든 트렌드를 다 공부하면 물론 좋겠지만, 그러다 보면 앞서 말한 TEA 안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심하면 번아웃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지식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결국 우리 뇌의 한계에 막히게 됩니다.


그런데 트렌드가 변해도 잘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본질'입니다. 본질을 이해하면, 무엇을 먼저 풀어야 할지 가려내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그럼 본질은 어떻게 찾을까요? 저는 종종 '사람 나고 도구 났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도구들은 대체로 필요에 의해 태어나고, 그 처음의 필요가 본질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죠.



"이건 무슨 문제를 풀려고 태어났고, 아직 못 푸는 건 무엇일까?" 지금의 AI를 이 질문으로 따라가 보면 이렇게 풀립니다. LLM(대형 언어 모델)은 기본적으로 '다음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모델인데요. 이런 특성과 맞물려, 그럴듯하게 틀리는 환각이나 최신 정보를 모르는 약점이 함께 나타납니다. 그 빈틈을 메우려고 외부 정보를 끌어오는 RAG가 나왔고,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까지 하도록 Tool이 붙었죠. 그리고 이 셋을 합친 것을 요즘 말하는 AI Agent라 부릅니다. 용어 하나하나를 외우지 않아도 그 흐름과 아이디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본질부터 들여다보는 사고의 쓸모입니다. 모든 걸 다 외우지 않아도 되거든요. 어차피 우리 뇌에도 TEA의 한계가 있으니까요. 핵심 하나를 쥐고 있으면,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아, 얘는 그 약점을 메우러 나왔구나" 하고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그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다음에 어떤 게 나올지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도 있고요.

언제나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기


그런데 본질 우선 사고에도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확신에 차서 빠르게 틀리는 것인데요. 내가 잡은 본질이 애초에 틀렸는데 그걸 검증하지 않으면, 트렌드만 좇던 때보다 오히려 더 빠져나오기 어려운 고집에 갇힐 수 있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아주 효율적으로 달려가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본질에는 검증 루프가 함께 따라붙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꽤 강력한 검증 장치가 바로 피드백이죠. 다만 피드백을 진짜 자원으로 쓰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요. 하나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수용력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서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입니다. 내가 세운 본질이 틀렸다는 신호를 받았을 때, 방어막부터 올리는 대신 "내가 놓친 맥락이 있었나?" 하고 한 번 받아들여 보는 마음. 그리고 틀렸다고 주저앉지 않고 가설을 고쳐 다시 시도하는 힘. 그럴 때 피드백이 비로소 성장의 동력이 됩니다.


이를 위해 제가 써본 방법 중 하나는, 먼저 스스로 매를 맞아보는 것입니다. 바로 정기적인 셀프 회고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이번 주에 내가 잡은 우선순위가 맞았나? 무엇을 버렸어야 했나?"를 점검해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의 피드백에 대한 일종의 예방주사가 됩니다. 스스로 먼저 수정해 두면, 다른 사람의 지적도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니까요.

직시하고, 본질을 파고, 회고로 검증한다


이제 세 가지가 하나의 회로로 이어집니다. 내 한계(TEA)가 유한하다는 걸 직시하니 다 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고, 다 할 수 없으니 무엇이 중요한지 본질부터 들여다보게 되며, 그 본질도 틀릴 수 있으니 회고로 검증하며 계속 보정하는 것이죠. 직시하고, 본질을 파고, 회고로 검증한다. 이 회로를 꾸준히 도는 사람이, 제가 생각하는 일잘러에 가깝습니다.


일잘러는 단순히 일을 더 많이, 더 빨리 쳐내는 사람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똑바로 보고, 중요한 것부터 풀며, 그 판단을 끊임없이 점검하면서 일하는 방식 자체를 설계해 가는 사람. 그렇게 자기만의 시스템을 쌓아가는 사람이죠. 열정은 그 위에 얹힐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고 믿습니다.


우린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나요? 그 중요한 일을 해내기 위한 시스템을 잘 만들어 가고 있나요?

  • 🎯 일잘러는 더 많이·빨리 쳐내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문제를 두 번 풀지 않도록 일하는 방식 자체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 ⚖️ 시간·에너지·집중력(TEA)이 유한함을 직시하고, 트렌드를 좇기보다 "이 도구는 무슨 문제를 풀려고 나왔나"라는 본질부터 파고든다.

  • 🔁 본질도 틀릴 수 있으니 정기적인 셀프 회고로 검증하며 보정한다 — 직시 → 본질 → 회고의 회로를 꾸준히 도는 사람이 진짜 일잘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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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일의 본질'을 다시 묻는 3일

생산성에 진심인 일잘러를 위한 국내 유일의 전시회
2026 일잘러 페스타

  • 행사: 2026 일잘러 페스타 (Skill-Up Festa 2026)
  • 일시: 2026.7.2(목)~7.4(토), 10:00~17:00 (입장 마감 16:30)
  • 장소: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 1F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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