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가요? 낯선 사람들과 둘러앉았을 때, 곁에 있는 사람을 좀더 알고 싶거나 가까워지고 싶을 때 우리는 음식을 묻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싫어하는 건 뭔지, 요즘처럼 이따금 눈이 쏟아질 땐 어떤 메뉴가 떠오르는지 말이에요. 이때 공통분모라도 등장한다면 서로의 마음을 바짝 끌어당겨 가까이 앉죠. 꼬리를 물듯 ‘먹는 이야기’를 꺼내두며 웃거나 울고 때로는 얼굴을 붉히다가 뱃속에 ‘꼬르륵’ 신호를 내고 마는 사람이란 존재는, 먹고사는 일에 대한 숭고함을 누가 가르쳐주기 전에 이미 체득했는지도 모릅니다. 2월 10일 발행된 어라운드 신간 99호의 이야깃거리는 ‘요리의 시간(Eat And Cook)’이에요. 잘 먹고 또 하루를 잘 살아낸 장면들이 쌓여 우리 삶은 어떤 자취를 그리게 될지, 이번 호를 나눠 읽으며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답니다. 오늘은 신간 한편의 이야기를 공개하기 전, 어라운드 식구들의 맛있는 시간을 먼저 들어볼게요. |
먹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무작정 야채를 많이 먹으라든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라고 하는 건 무심한 것 같아요. 늦게까지 일하다가 마신 꿀맛 같은 맥주나 주말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나 끓여 먹는 매콤한 라면, 고민이 눈 녹듯 사라지는 달콤한 디저트 한입에 우리는 도리어 큰 행복을 느낄 때도 있으니까요. 어떤 음식인지보다 누구와 함께 먹는가에 따라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좋은 식사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어라운드 식구들에게 저마다의 ‘잘 먹고 잘사는 법’을 물어봤어요. 그들은 어떤 음식을 때맞춰 찾으며 잘 먹고 또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을까요? |
토요일 아침, ‘사서’ 먹는 필터 커피
커피의 불모지인 동대문구 용두동에 ‘파일드Piled’라는 조그마한 필터 커피 전문점이 생겼어요. 맛있는 원두가 많아서 매일 한 잔씩 마시고 싶지만 퇴근 후에는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휴무라서 토요일에만 갈 수 있어요. 그마저도 자리가 없을지도 모르기에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야 하죠. 토요일 아침 11시마다 필터 커피를 사서 마시는 이유입니다. 갈 때마다 쿠폰 챙기는 걸 잊어버려서 도장 한 개짜리 쿠폰만 쌓여가고 있네요.
정현ㅡ브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계절을 말하는 요리
계절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그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요. 요리해 주는 걸 좋아해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에게 계절을 맛보여주는 게 제 낙이었지요. 여름엔 차가운 드레싱에 방울토마토 절임과 부라타 치즈를 올려 먹는 냉파스타와 직접 갈아낸 콩물로 만드는 콩국수, 초복에는 압력솥에 끓인 삼계탕. 겨울엔 옹기종기 모여 라따뚜이 같은 것을 만들어 먹고, 동짓날엔 팥죽을 끓여 먹었어요. 그때에만 누릴 수 있는 게 있고, 때에 맞는 음식에 지금을 잘 살아내고 있다는 마음을 담아 먹는 것이 좋아요.
하은ㅡ브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팬케이크 데이
같이 살지만 일하는 시간이 달라 얼굴 보기 힘든 우리 남매에게 나름의 전통(!)이 한 가지 있어요. 바로 주말에 함께 팬케이크를 먹는 것. 빵을 즐기지 않는 제가 유일하게 잘 먹는 것이 팬케이크라, 토요일 아침마다 동생은 팬케이크와 베이컨을 굽고, 과일을 깎아줍니다. 브런치 한 상 차려놓고 일주일간 쌓인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따뜻한 아침. 동생은 토요일을 ‘팬케이크 데이’라고 공식 선언했어요. 세심한 동생이 고맙고 귀엽습니다.
하나ㅡ브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좋아하는 계절엔 그 계절을 더욱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저에겐 겨울이 그러한데요. 뒤늦게 찾아온 한파에 한껏 몸이 움츠러드는 요즘은 겨울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눈이 내리는 날의 설레는 마음은 여전해요. 한바탕 내렸던 눈으로 주말까지 그 설렘을 간직했던 시간을 꺼내어 볼게요. |
평창동의 골목을 조금 올라가면 계곡을 따라 지어진 김종영미술관이 있습니다. 살짝 외진 곳이라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그만큼 고요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어요. 김종영 작가의 담백한 조각 작품이 미술관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시 〈누구를 위해 창작하는가?〉에서는 김종영 작가의 예술과 상품에 대한 고뇌와 소신을 엿볼 수 있었어요. 바깥 공간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답니다. 겨울이 가기 전 다녀와보시길 추천할게요.
A. 서울 종로구 평창32길 30 김종영미술관 전시를 본 후에는 맛있는 커피를 찾게 되는데요. 이날은 북촌으로 조금 내려가 ‘무에’에 가기로 했습니다. 단골이 많아 동네 카페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종종 찾는 곳인데요(비록 저는 동네 사람이 아니지만요!). 맛있는 커피는 물론이고, 귀여운 강아지가 자주 찾아오는 곳이라 늘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에요.
A. 서울 종로구 북촌로8길 28 1F 무에  | 2월의 시작과 함께, 어라운드의 신간 《AROUND》 99호가 발행되었습니다. ‘요리의 시간’에 대해 말하는 이번 호는 먹고사는 일의 숭고함을 아는, 먹는 것을 향한 애정이나 취향을 늘어두다가 결국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고 마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았어요. 소소한 끼니일지라도 식탁 앞에 마주 앉는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삶에선 날마다 즐겁고 충실하게 보내려는 부지런함이 엿보인답니다. 어라운드의 신간이 궁금하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한 후, 공식 홈페이지 ‘SHOP’에서 목차와 내지를 둘러보세요. 이 외에도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이번 레터를 비롯하여 3월까지, 신간과 곁 하는 이야기 또는 흥미로운 이벤트 소식도 차근히 전해드릴게요. 99호를 곁에 둔 채, 끝자락에 매달린 겨울에서 벗어나 싱싱하고 푸르른 새 계절의 빛을 미리 만나보세요. |
“음식은 자연의 순환 고리 위에 놓여 있다. 나에게 요리란 흙과 인간의 연결을 관찰하고 잇는 작업이다.”
2018년 《재료의 산책》 출간 이후, 요나가 차분히 쌓아나간 계절이 어라운드와 함께 다시 한번 책으로 엮였어요. 《재료의 산책, 두 번째 이야기》에는 계절의 순환을 비롯해 자연의 결과물을 보듬는 요나의 손길이 선명하고 감각적인 사진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편안하게 넘어가는 사진과 에세이, 37가지의 레시피를 둘러보세요. 요나가 길어 올린 제철 재료의 면면을 성실히 관찰하며, 나의 계절이 지금 어디쯤 머무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거예요.
글 요나 사진 장수인 디자인 오혜진 책임편집 이주연(산책방) 펴낸 곳 어라운드 떠나가는 계절의 소매 끝을 붙잡기라도 하듯 곳곳에 눈이 쏟아지던 지난주와 이번 주, 모두 탈 없이 보내고 계신가요? 남은 겨울을 부디 안온하고 따뜻하게, 건강히 나시길 바랍니다. 2월 마지막 주에 도착할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오늘 잠시 소개한 신간 99호의 이야기 한 조각을 안고 찾아올게요. 그럼 다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요! |
언제, 어디서나 만나보는 어라운드만의 시선이 궁금하신가요?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을 이용하면 신간을 비롯해 3,200여 개 이상의 기사와 홈페이지에서만 제공하는 콘텐츠를 전부 감상할 수 있는데요. 그 혜택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AROUND Club’ 1개월 이용권을 무료로 배포합니다. 서울과 경기도, 제주 등 전국 곳곳에 배포처가 마련되어 있으니 방문 후 이용권을 받아 가세요. 더 많은 독자분들과 가까이서 인사 나눌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배포처를 늘려갈 테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
 | 지난 이야기를 톺아보며, Editor’s Curation
매달 첫 번째 화요일, 한 가지 주제로 어라운드가 톺아본 지난 기사 네 편을 소개해요. 이번 큐레이션의 주제는 ‘재료의 산책’입니다. 앞서 소개한 《재료의 산책, 두 번째 이야기》의 저자, 요나는 그간 어라운드에 자신의 이야기 조각들을 다정하고 성실한 태도로 풀어두었습니다. 때로는 일과 일상을 말하는 인터뷰로, 때로는 먹음직스러운 에세이로, 때로는 재료의 면면을 응시하는 연재로 우리 곁 가까이에 머물렀죠. 신간 단행본과 함께 보기 좋은, 지난날의 어라운드 기사에서 요나의 흔적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 |
𝗔𝗥𝗢𝗨𝗡𝗗 X 롯데백화점 《𝗟𝗢𝗧𝗧𝗘 𝗟𝗜𝗙𝗘𝗦𝗧𝗬𝗟𝗘 𝗟𝗔𝗕》 𝗩𝗼𝗹.13
Feel Safe ─ 정서적 웰니스
어라운드와 롯데백화점 문화센터가 계절마다 함께 발행하는 《LOTTE LIFESTYLE LAB》은 동시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며 다채로운 취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거진입니다. 13호 《Feel Safe》는 스트레스를 조절해 편안하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내 삶의 방향과 의미를 깨달아 삶을 영위하는 정서적 웰니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LOTTE LIFESTYLE LAB》은 전국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및 《AVENUEL》 2월호와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
어라운드를 보다 더 가까운 일상에서 만나고픈 독자분들을 위해 ‘AROUND Club’ 혜택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시간 어라운드가 꾸준히 쌓아온 3,200여 개 이상의 기사를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 통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주변을 살펴 모아둔 다정한 이야기를 손에 내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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