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에서 다룰 영화는 <두 교황>(2019)입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어제는 따뜻했다가도 오늘은 또 비가 오는 변덕스러운 봄 날씨에 갈팡질팡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확실히 따스해진 날씨라 반가운 마음이 더 크네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영화는 2013년 자진 사임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현직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두 교황>(2019) 입니다. 사실 작년 12월 31일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한 뒤에 이른 시일 내에 이 영화를 다루고 싶었는데요. 어찌저찌하다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러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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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교황> (2019)
- 감독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 출연 : 안소니 홉킨소, 조너선 프라이스 등
- 장르 : 드라마
- 러닝타임 : 2시간 5분
- 스트리밍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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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는 영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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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 두 교황
- 2005년, 새로운 교황의 탄생
- 2013년, 사임과 새로운 교황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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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격적으로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두 교황의 프로필을 짚고 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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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대배우인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베네딕토 16세는 독일 출신의 교황으로 2005년 78세라는 늦은 나이에 교황이 되었습니다. 그는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이기도 했어요. 베네딕토 16세는 엘리트 신학자로서, 가톨릭교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따르고 수호하는 ‘보수파’의 중심인물이기도 했답니다.
이런 그가 2013년, 재위 8년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하여 많은 이들이 놀랐는데요. 교황은 종신직이라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무려 1294년 첼레스티노 5세 이후 598년 만에 교황이 생전 자진 퇴임한 사례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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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후, 2013년 3월에 즉위하였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인데요. 최초의 신대륙 출신, 최초의 남반구 출신 교황이랍니다. 보수파였던 베네딕토 16세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혁파인데요. 그간 가톨릭교의 행보와 달리 동성애, 임신 중지에 대해서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 전 세계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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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 두 교황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루고 있는데요. 2005년 콘클라베 현장에서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콘클라베는 추기경들이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는 투표를 말하는데요. 재적 2/3 이상의 득표가 나오면 교황으로 선출이 되는데요. 투표 결과는 성당 굴뚝에 피어오르는 연기 색깔로 알 수가 있습니다. 검은 연기는 ‘당선자 없음’을 뜻하고요, 흰 연기와 함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의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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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콘클라베 현장에서, 라칭거 추기경(베네딕토 16세)은 자신 다음으로 많은 표를 획득한 베르골리오 추기경(프란치스코)을 경계합니다. 베르골리오의 인사에도 모른 척하며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고, 은근슬쩍 그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죠. 아무튼 투표 끝에 라칭거 추기경이 득표하여, 베네딕토 16세라는 이름으로 교황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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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사임과 새로운 교황의 탄생
콘클라베 이후 영화는 2013년으로 넘어갑니다. 추기경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베르골리오는 우연히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교황의 말을 듣고, 바티칸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둘은 가톨릭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지만 어째 이야기는 대립하는 쪽으로밖에 흘러가지 않죠. 사실 베네딕토 16세는 당시 자신과 교황청을 둘러싼 이런저런 논란거리에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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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가 뮌헨 대주교를 맡았던 1980년대에, 어린이를 성추행했던 신부를 그가 용서해주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또 2010년에는 문제를 일으킨 그 신부가 복직했다는 것까지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았어요. 게다가 2012년에는 교황청의 부패와 비리 문제, 그리고 가톨릭교 내부의 권력 투쟁이 고스란히 드러난 편지와 각종 문서가 유출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었기 때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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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날이 서 있던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피아노를 치는 베네딕토 16세와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는 풀어지는데요. 둘은 서로의 속내에 있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결국 이후 베네딕토 16세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였고,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콘클라베에서 새로운 교황으로 즉위하게 되지요.
이로 인해 동시대에 두 명의 교황이 존재하는 진기한 광경이 형성되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2022년 12월 31일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하면서 두 교황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선종 이후, 그가 교회에 선물과 같은 존재였고, 숭고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며 20세기 가장 위대한 신학자들 중 한 명이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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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캐스팅이라고 생각해요. 베네딕토 16세를 연기한 안소니 홉킨스와 프란치스코를 연기한 조너선 프라이스 두 사람의 명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조너선 프라이스는 2020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안소니 홉킨스는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어요) 두 사람 모두 실제 교황과 너무 닮아서 보는 내내 ‘와 정말 닮았다...’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두 명의 교황이 실제로 나눈 이야기나 여러 장면들은 약간의 허구가 있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잔잔하고 중간중간 따스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두 교황님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이번 주말 영화로 <두 교황>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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