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짐빔 하이볼부터 오늘 소개할 메이커스 마크 하이볼, 진저 와사비 하이볼 등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하이볼을 만나볼 수 있다. 탄산수 대신 토닉워터나 진저비어를 섞어서 즐길 수도 있으니 취향에 맞춰 마셔보도록 하자.

위트있는 메뉴판에 입 에서 자동으로 ‘오~’ 소리가 나왔다. 허기진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SUPER HUNGRY와 2차로 와서 간단하게 먹을 손님들을 위한 NOT SUPER HUNGRY로 나누어 출출한지 배가 고픈지에 따라서 추천해주는 메뉴가 달라진다. 메뉴가 많아 고민이 되어 주문한 하이볼에 잘 어울리는 안주를 추천받았다. 역시 내 위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 바텐더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일 편하다.

메이커스 마크 하이볼

(Maker's Mark Highball)

도수 : 8.0%

가격 : 10,000원

짐빔이 *버번 위스키 중 가장 유명하다면 메이커스 마크는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중 가장 유명하다. 버번 위스키만의 스파이시함과 가볍지 않은 **바디감은 물론 캐러맬 같은 달콤함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버번 위스키 입문자들도 상대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볼로 만난 메이커스 마크는 초심자에게 한발짝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위스키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알코올에 약한 에디터도 마시기 쉬웠는데 그렇다고 위스키 원액의 맛을 망치진 않았다. 스모키하면서도 우디함이 느껴진다. 스트레이트로 마실 땐 거의 느끼지 못 했던 달콤한 오렌지향이 실제 과즙과 만나 자연스럽게 혀에 내려 앉았다. 캐러맬과 바닐라 향도 뒤에서 보조해주고 거기에 시원한 탄산감이 감싸주니 부드럽기까지 하다.

*버번 위스키 : 미국에서 제작된 증류에 옥수수를 51%이상 사용한 위스키 종류를 일컫는다. 그 외에도 불에 태운 새 오크통을 쓰고 알코올 도수가 160프루프(80%)를 넘지 않는 등 다양한 조건이 존재한다.

**바디감 :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물리적 감각을 의미한다. 쉽고 자세한 설명은 드링킷 인스타그램 콘텐츠(클릭)로 알아보자.

이름에 걸맞게 블루베리, 라즈베리, 블랙베리까지 각종 베리류들이 잔뜩 들어갔다. 거기에 더해 구연산과 사과산 레몬에서 추출한 첼시스 하이볼 만의 새콤한 비법용액을 적절하게 섞었다. 겉으로 보이는 빛깔은 생과일 석류 쥬스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새콤하기만 한 칵테일 같은 느낌을 상상했다면 뜻밖의 일격에 당황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메이커스 마크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새콤달콤한 맛이 살짝 얹어져있을 뿐 잔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다. 과일의 단맛을 응축시킨 용액을 살짝 풀어놓은 느낌이라 메이커스 마크에서 느낄 수 있는 캐러맬 단맛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도수가 높은 위스키를 좀 더 가볍게 즐겨보고 싶다면 달콤함이 살짝 더해진 베리 베리 하이볼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진저 와사비 하이볼

(Ginger Wasabi Highball)

도수 : 6.0%

가격 : 23,000원

와사비? 함께 방문한 에디터 청하의 눈이 반짝였다. 그 장소에서만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가 짙은 음료를 두고 지나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빛깔도 엄청나게 특이하진 않다. 향에서도 와사비 향 보다는 생강차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 코를 감싸 안는다.

한 모금 마셨다.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선생님이 특이하거나 신기한 메뉴를 맛보았을 때 “야~ 이거 재밌네”라는 멘트를 왜 치셨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는 맛이다. 와사비의 코를 찌르는 맛 보다는 알싸한 맛이 약하게 베이스를 채워주고 그 위로 생강향이 가득 들어온다. 베리 베리 하이볼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첼시스의 비법용액이 들어가 마냥 달지도 마냥 쓰지도 않은 미묘한 매력의 하이볼이 탄생했다.

캐릭터가 확실하여 안주와 어울릴까 걱정했지만 아래에 소개할 가라아게와 서로 보완해주며 완벽한 조화를 탄생시킨다. 용기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같은 하이볼이다. 지불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맛이니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청양 가라아게

가격 : 19,000원

슈퍼 헝그리 메뉴판 가장 위를 차지하고 있는 청양 가라아게다. 매운 맛에 약한 에디터는 조금 걱정했지만 청양고추는 매운맛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가라아게의 느끼함과 닭 누린내를 완벽하게 잡아준다. 그래서인지 조금 식은 뒤에도 물리지 않고 가라아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오는 소스에 대한 칭찬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 바텐더님이 “그거 쌈장이에요"라고 농담을 건넸을 때 자연스레 수긍할 정도로 쌈장과 비슷한 색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스의 정체는 우메보시, 매실장아찌 소스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가라아게를 우메보시 소스와 함께 찍어먹는다고 한다. 새콤한 맛이 강해서 처음엔 잘 어울릴까 걱정했으나, 마치 과일의 달짝지근한 맛이 가득 들어간 깐풍기를 먹는 것처럼 조화로웠다.

과카몰리 앤 칩스

가격 : 21,000원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일반적인 바에서 볼 수 있는 과자와는 차원이 다르다. 직접 만든 반죽을 튀겨서 바삭함의 층위가 느껴진다. 그리고 살짝 베어 나오는 기름기는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고소함을 더한다.

과카몰리는 라임즙의 상큼함과 더불어 토마토가 식감을 살려준다. 밀가루 맛에 조금 물리려고 하면 소스가 새로운 변주를 만들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게 만든다. 거기에 하이볼 한 잔을 더한다면? 더 이상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밤 산책하기 좋은 날씨다. 적당히 더운 날씨에 시원한 하이볼 한 잔이 당긴다면 바로 첼시스 하이볼로 달려가보자. <첼시스 하이볼>에선 10만원을 선지불 하면 이름이 각인된 머그컵을 보관해주는 시그니처 서비스가 있다. 방문할 때마다 나만의 머그컵에 하이볼을 담아 마실 수 있다. 현재 50명이 가득찬 상황이라 웨이팅 리스트를 받고 있다니 참고하길 바란다.

아직도 메이커스 마크 하이볼과 진저 와사비 하이볼의 맛이 입안에 맴돌고 있다. 내일이 걱정되지만 위스키의 맛과 향을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뭐라 해도 역시 하이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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