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이번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수 있을까요?

65세 이상은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어요. 노인복지법에 따른 것인데, 노인연령 기준을 65세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일부 지자체에서 반기를 들었어요. 지하철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어요. 서울만 매년 3000억원, 전국적으로 1조원의 적자가 나고 있어요. 대구는 최초로 무임승차 기준을 70세로 올린다고 했고, 서울시는 요금체계를 바꾸는 논의를 시작하자고 불을 댕겼어요. MZ 세대들이 무임승차를 폐지해야 한다고 나서는 등 세대갈등으로도 번졌어요.

1980년에 70세 이상에게 지하철 요금 50%를 깎아주다가 1984년부터 65세 이상에게 100% 요금을 면제해주기 시작했어요. 무임승차 기준이 적용되던 1984년도에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했어요. 지금은 20%에 육박하고 있어요. 다가오는 2040년에는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요. 인구 3명 중 한명 꼴이죠. 40년 전에 만들어진 65세 이상 무임승차 제도가 지금도 유지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것이 논란이에요. 자연스레 노인연령 기준 65세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어요. 

요즘 60대에 스스로 노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요. 실제로 서울시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몇살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조사해보니 평균 72.6세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법적 기준인  65세보다 7살이나 많았어요. 예전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현역'에서 계속 일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노인 연령을 올려야 한다는 것과 노인 복지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죠. 현재 노인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공익형 일자리 제공 그리고 고궁이나 박물관 공원 등의 이용요금 할인 등 각종 경로우대제도가 65세를 기준으로 제공되고 있어요. 단순하게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만은 아닌 것이죠.  

65세 이상 한국의 고령자들이 매우 가난해요. 중위 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노인빈곤율이 40%에 육박해요. OECD 평균의 3배나 돼요. 또 근로소득이 노인소득의 52%나 차지하고 있어요. 벌어놓은 돈이 없어 먹고 살기 위해 계속 일해야 하는 형편이에요. 그런데 그 일자리라는 것의 80% 이상이 질이 좋지 않은 일용직과 임시직 등이었어요. 대한노인회는 "65세부터는 대부분 벌이가 없는 상태가 되는데 노인이 젊어 보인다고 혜택을 줄이면 65세부터 69세 사이는 사각지대에 놓인다"며 무임승차 70세 상향을 반대했어요.

정부는 무임승차 연령 개정을 위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어요. 노인복지법 적용 규정이 '65세 이상'으로 되어 있으므로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릴 수 있는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어요. 또 무임승차를 유지하되 출퇴근 시간대에는 요금을 받는 절충안도 살펴보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 개혁이나 정년연장 문제와도 연계해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요. 정치권은 개선은 필요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노인층의 반대가 관건인데 당장 내년 총선에서 노인층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가 있어요. 인구의 18%, 900만명이 65세 이상이에요. 이번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요?

내년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거래 마감을 오전 2시까지 연장합니다. 런던금융시장이 마치는 시간이죠. 지금은 주식시장과 똑같이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외환시장이 열리는데, 그 개장 시간을 대폭 늘린 거예요. 이렇게 되면 밤새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서학개미' 투자자가 시장환율로 바로 환전해 투자하는 길이 열리게 돼요. 정부는 또 해외금융기관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어요. 골드만삭스나 HSBC 등도 인가만 받으면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는 거예요. 헤지펀드 등 단순 투기 목적의 금융기관은 거래를 계속 금지하기로 했고요. 외환거래 시간 확대와 맞물려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는 한결 편해지는 거예요. 정부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외환시장을 안정화한다며 소극적으로 운영해왔어요. 이제 우리 시장이 성숙했다는 데 자신감을 갖고 외환거래를 활성화한다고 했어요. 외환시장에선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바꾼 이후 가장 끈 변화라고 했어요.

  다만 : 외환시장 개방으로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커져 환율 변동 폭이 더 커지고, 특히 유동성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 외국의 '큰 손'에 시장이 놀아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정부는 외국 금융기관에 자격 제한을 두면서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했어요. 오히려 지금처럼 폐쇄적으로 외환시장을 운영하면서 약간의 투기적 움직임에 환율이 출렁거렸다고 했어요. 자본이 오가는 길을 넓히면 환율 변동성이 낮아질 거라는 거죠.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고 우리 법원이 판단했어요. 가해국 '대한민국'이 피해 베트남인 응우옌티탄에게 3천만원의 배상을 하라고 판결했어요. 1968년 사건이 일어난 지 55년만이에요. 재판부는 "해병 제2여단 청룡부대가 퐁니 마을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응우옌 가족에게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어요. 당시 8살이었던 응우옌은 군인들이 쏜 총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어요. 언니와 이모, 남동생 등 가족 5명도 목숨을 잃었고요. 퐁니 마을에서 주민 74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어요. 응우옌씨는 2020년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응우옌씨의 손을 들어줬어요. 베트남에서의 민간인 학살 의혹과 관련된 첫 배상 판결이에요. 우리 정부는 그동안 퐁니 사건에서 우리 군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부인해 왔어요. 한국군 군복을 입은 다른 세력에 의해 마을 주민들이 학살됐을 수도 있고, 게릴라전으로 전개된 베트남전 특성상 주민과 적이 구분 안 돼 정당방위였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었어요. 이번 법원 판결로 다른 피해자들의 소송제기가 이어질 수도 있어요.

처음 지진이 났을 때 200~300명으로 예측됐던 사망자 수가 하루사이에 무려 5000명을 넘겼어요. 다친 사람은 3만명이 넘었고요. 아직 무너진 건물 밑에서 계속 희생자들이 발견되고 있어요. 이러다가는 1만명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피해자가 많아진 것은 일단 사람들이 잠들어 있던 새벽에 지진이 났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대부분 지진에 취약한 건물들이에요. 시리아 쪽은 난민들의 텐트촌이 모여있었고요. 규모 7.8의 강진이면 수소폭탄 수십개가 한꺼번에 터진 충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땅속 18km, 매우 얕은 곳에서 지진이 난 것도 피해를 키웠고요. 우리나라는 군병력을 포함해 110여명의 구호대를 파견하기로 했어요. 단일 파견 규모로는 최대예요. 500만달러의 물품도 지원하기로 했고요.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군사 지원국 16개국 가운데 4번째로 많은 1만5천병의 병력을 보냈었어요. 그래서 '형제국'이라고도 불렀죠.

코로나 방역이 완화된 이후 중국 내 영화관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요. 지난 한달 사이에 흥행수입이 100억위안(1조8천억원)을 넘었어요. 현재 상영관에 걸린 10위까지의 영화 가운데 '아바타'와 '장화 신은 고양이'를 제외하면 모두가 중국 영화예요. 그중 압도적 1위는 장위머우 감독이 연출한 '만쟝홍'이에요. 금나라 침입에 맞선 남송 장군 악비를 소재로 한 영화인데, 중국을 지켜야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어요. 영화를 본 관객들은 "나라를 위해 미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해요. 다음 순위는 '류랑디추2'예요. 중국의 '전능한 로봇'이 전세계를 구한다는 줄거리예요. 로봇산업에서 세계 1위를 노리는 중국의 비전으로 가득 차 있어요. 범죄 수사 드라마 '쾅뱌오'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안 본 중국인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부패 기업인이 당국의 철퇴를 맞고 추락하는 내용인데, 곳곳 대사와 내레이션에 부패 척결에 앞장선 시진핑의 어록이 나와요. 시진핑 체제를 철저하게 옹호하는 콘텐츠예요. 애국주의가 중국 문화가를 휩쓸고 있어요.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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