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슐리펜이 1906년에 퇴임하고 후임자로 임명된 헬무트 폰 몰트케는 슐리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많은 병력들이 프랑스와 면한 서부 전선의 북쪽으로 쏠려 있으면 러시아와 대치 중인 동부 전선이 약해질까 두려웠습니다. 독일군이 프랑스를 상대하는 동안 러시아가 급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몰트케는 슐리펜이 중요도를 낮게 여겼던 동부 전선과 서부 전선의 남쪽 지역에 병력을 크게 보강하여 7대 1이었던 병력 집중도를 3대 1로 변경하는 조치를 취하고 말았죠.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겁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서부 전선의 북쪽으로 프랑스를 공략하기로 했던 슐리펜의 계획이 옳았던 것으로 판명 났습니다. 서부 전선의 북쪽에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의 반격을 뚫지 못한 채 마른(Marne) 전투에서 패해했고 독일군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참호전을 벌이며 서로 대치하는 국면이 형성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연합군의 입장에서 슐리펜 계획을 무산시킨 몰트케에게 감사할 일이지만, 병력을 분산시켜 모든 전선을 지키려 한 몰트케의 실패는 ‘집중’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일깨웁니다. 자신의 강점에 자원을 최대한 집중하고 약점이 되는 부분은 무게중심을 두지 않으려는 배짱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려줍니다.
중국 속담에 ‘크게 버려야 크게 얻는다”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지 말아야 할 것, 집중하지 말아야 할 것, 힘을 쏟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한번 궁리해 보세요. 고작 1미터 전진을 위해 수천 명을 희생시켜야 했던, 1차 세계대전과 같은 덫에 빠지 않으려면 말이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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