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복제 사기부터 머스크의 53조 GPU 빚까지, 이번 주 꼭 알아야 할 테크 이슈
테크42 뉴스레터
Tech Journalism by AI _VOL 344
2026.10.27
✉️ 에디터 노트
안녕하세요, 테크42입니다.

이번 주는 3초 녹음으로 가족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딥보이스와, 사용자가 내준 권한을 생각보다 넓게 쓴 AI 에이전트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기술이 똑똑해질수록 우리는 무엇을, 어디까지 믿고 맡겨야 할까요?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과 머스크의 53조원 GPU 차입, 책을 AI 데이터로 바꾸는 멘탯 전병욱 대표 인터뷰까지 이번 호에 담았습니다.  
📰 뉴스
01· 빚 53조로 GPU 121만개… 머스크가 ‘AI 줄도산'의 순서를 바꿨다
10월 15일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채권 부도에 대비한 보험) 스프레드가 장중 1194.5bp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이 수준이 5년 안에 부도가 날 확률 60% 이상을 반영한다고 계산했다. 그 주 코어위브 채권 금리 급등에 “Yikes”라고 반응했던 머스크는 열흘 뒤, 스페이스X가 GPU 구매를 위해 400억달러(약 53조원) 차입을 마감했다고 알렸다. 투자등급 신용과 스타링크·발사 사업의 현금 흐름이 문을 열어 줬지만, 자체 칩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최소 2년 동안 들어오는 GPU는 모두 빚으로 사야 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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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AI가 찾아낸 PHP의 ‘10년 묵은 구멍'…전 세계 웹사이트 긴급 패치
보안기업 위즈와 캘리프가 AI를 활용해 웹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10년 넘게 숨어 있던 치명적 취약점 2건을 찾아냈다. 사용 언어를 식별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약 75%가 PHP를 쓰는 상황에서 공식 패치 하루 전 세부 내용이 유출됐고, 네덜란드·핀란드 정부기관은 웹사이트를 선제적으로 내렸다. 미국 CISA는 아직 악용 사례를 관측하지 못했지만, AI로 결함을 찾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이제는 패치를 얼마나 빨리 적용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는 진단이 나온다.

03· [DMI 2027] “AI 쓰는 팀과 AI가 일하는 팀은 다르다”…노션 채지선 총괄이 짚은 AX 현실
노션이 10개 글로벌 시장 6118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는 AI를 아이디어 생성이나 업무 지원에 쓰는 초기 단계였고 AI가 반복 업무를 스스로 하는 고도화 단계는 12%에 그쳤다. 리더의 26%는 조직이 3단계 이상이라고 답했지만 실무자는 5%에 그쳐, 질문 기준은 달랐어도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채지선 노션 마케팅 총괄은 노션코리아가 리드(잠재고객) 관리 업무를 24단계에서 6단계로, 약 100분에서 17분으로 줄인 중간 결과를 소개하며 "팀이 일하는 방식을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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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영 소장, AI 시대 '위로 비즈니스' 주목…기업 마케팅의 새 키워드는 '안심'과 '신뢰'
· 박민성 데이터라이즈 CSO "대시보드 시대는 끝났다"… AI 마케팅의 미래

04· "내 말 자르지 마"…음성 AI 경쟁, '얼마나 빨리'보다 '언제 말하느냐'
미스트랄AI '복스트랄 3', 일레븐랩스 '일레븐 리얼타임', 채널코퍼레이션 '보이스 알프'가 같은 주에 나오면서, 음성 AI의 경쟁 기준이 답하는 속도에서 말을 시작하는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핵심은 상대의 말이 끝났는지 알아채는 발화 종료 감지(턴 감지) 기술이다. 채널코퍼레이션이 AI 전화 주문 1만여 건을 분석해 보니, AI가 말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기다린 경우의 87%에서 고객이 1.5초 안에 말을 이어갔다. 일레븐랩스 자체 평가에서도 가벼운 '미니'(95.8%)가 대화의 자연스러움에서 더 똑똑한 '맥스'(94.1%)를 근소하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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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목소리 도둑 ①] 아들 목소리로 "살려줘"… 그 전화, 3초 녹음으로 만든 가짜였다
지난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조원을 넘었다. 올해 1~7월 피해액은 AI 기반 의심 번호 차단과 사설중계기 단속에 힘입어 3,6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줄었다. 그러나 3초 정도의 음성만 있으면 목소리를 복제해 주는 딥보이스(AI 음성 합성) 서비스가 늘면서, 이미 믿고 있는 가족의 목소리로 의심할 이유 자체를 없애는 새로운 위협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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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메타 '뮤즈' 40일 만에 1천만 돌파…빠른 흥행에 권한 논란도 함께 커졌다
메타의 AI 에이전트 앱 '뮤즈'는 9월 8일 출시 후 40일 동안 미국에서만 1,020만 건 다운로드됐다(센서타워 추정). 그러나 '항상 허용' 권한 설정 탓에 뮤즈가 한 유튜버의 건물 주소를 구매자에게 보냈고, 아마존은 뮤즈의 대리 쇼핑을 차단하는 등 논란이 잇따랐다. 문제 상당수가 에이전트 고장이 아니라 사용자가 내준 권한이 생각보다 넓어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다운로드 숫자보다 신뢰 설계가 먼저라는 숙제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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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9년을 기다렸다…테슬라 '로드스터', 이번엔 정말 하늘로 떴다
2017년 예약금 5만 달러를 받으며 “2020년 양산”을 약속했던 테슬라 로드스터가 9년 만인 10월 15일 공개됐다. 이날 차는 냉가스 추진기(압축 공기를 뿜어 추력을 내는 장치)로 공중제비를 돌고 다른 차들을 뛰어넘었다. 머스크는 양산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했지만 가격은 밝히지 않았고, 당초 4인승·620마일(약 998km)이던 사양은 2인승·300마일(약 483km)로 바뀌었다. 하지만 시연은 원격 조작으로 이뤄진 짧은 부양이었고 차는 아직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이번 공개는 차보다 쇼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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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아열대로 향하는 제주 바다…물고기 지도부터 바뀌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2025년 한국 연근해 표층 수온은 약 1.6도 올라,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0.76도)의 2배를 웃돌았다. 제주 북촌리 조사에서 아열대 어종 비율(종 수 기준)은 2015년 31.3%에서 2022년 52.4%로 늘었고, 서귀포 연산호 군락이 무너지는 현상도 확인됐다. 이런 변화를 사후에야 확인하는 한계를 넘기 위해, 수과원의 AI 수온 예측(지난해 정확도 94%)과 KIST의 ‘KIST-오션' 등 AI로 바다를 미리 읽는 시도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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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인터뷰] 책 한 권에서 AI 데이터로…전병욱 멘탯 대표가 그리는 출판업계 AX


AI 기업이 책을 사기 시작했다. 서점에서 종이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AI 모델의 학습이나 검색·인용에 쓸 수 있도록 정식으로 권리를 확보한 데이터를 구매하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방대한 텍스트가 있지만, 저자와 편집자의 검토를 거쳐 한 주제를 깊이 다룬 책은 AI 기업에 또 다른 데이터 공급원이 되고 있다. 문제는 중소 출판사의 도서 데이터를 모으고 권리 관계를 정리해 데이터로 바꾸는 작업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2025년 7월 설립된 멘탯(Mentat)은 바로 이 거래를 출판사와 AI 기업 사이에서 연결하는 스타트업이다.


전병욱 대표는 AI 연구자 출신이 아니다. 출판사 영업직으로 시작해 알라딘, 아라크네, 창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거치며 종이책이 전자책, 오디오, 온라인 서비스로 확장되는 과정을 현장에서 겪었다. 창비에서 전자책과 오디오, 앱, 웹사이트까지 디지털 사업을 맡았던 그는 "그때 이제 출판사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그래서 테크로 가자고 생각했어요"라고 돌아봤다. 이후 2025년 글로벌 벤처캐피탈 앤틀러코리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저작권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비즈니스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렵겠다 싶었죠. 그래도 저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출판업계에서 쌓은 신뢰와 네트워크였다. 처음 구상한 모델은 AI가 답변할 때 책 내용을 검색·인용하고 이용량만큼 대가를 지급하는 참조·인용 라이선싱이었고, 이 모델로 앤틀러코리아의 투자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AI 기업들이 먼저 찾은 것은 학습용 데이터였고, 멘탯은 사업 우선순위를 바꿨다. 국내 AI 기업 담당자와 연락이 닿는 데만 평균 4개월가량 걸렸다. 결국 운영자금이 바닥나기 직전 글로벌 빅테크와 첫 거래가 성사됐다. "창업 이후 문제는 당연히 매출이었어요(웃음). 런웨이가 고갈되는 압박이 있었는데 거의 끝머리에서 첫 계약이 된 게 가장 고무적인 일이었고요."


현재 멘탯의 계약 출판사는 약 95곳, AI 활용 권리를 확보한 도서는 약 3만 4000종, 글로벌 AI 기업과 맺은 누적 라이선싱 계약 규모는 약 150억원이다. 최근에는 AI 기업이 계약 대상 도서를 내용별로 검색하고 데이터 규모를 토큰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멘탯 디스커버리'도 선보였다. 전체 데이터 규모는 약 80억 토큰이다. AI 기업이 굳이 비용을 들여 책을 사는 이유에 대해 전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텍스트에 비해 도서의 글은 긴 문맥이고, 구조화된 글이죠. 그리고 인간이 정제한 글이예요."


그러나 전 대표는 지금의 매출을 만드는 학습용 데이터 라이선싱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AI 모델 학습이 고도화되면 같은 데이터를 다시 사려는 수요가 줄어든다는 판단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3년을 가지 않을 거라고 봐요. 그러니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멘탯은 처음 설계했던 참조·인용 라이선싱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검색증강생성(RAG)과 연결해 호출 횟수나 처리한 토큰 수에 따라 과금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라이선스 도서 10만 종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전 대표는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AX)의 차이를 책의 단위에서 찾는다. "과거에는 DX만 하더라도 권 단위 형태를 유지해 왔어요. 그런데 AX에서는 이걸 데이터로 규정하고 부분의 활용도가 높아져요." 여러 책에서 같은 주제의 내용을 골라 데이터셋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과 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이라는 상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콘텐츠를 독자에게는 책으로 팔고, AI 기업에는 허락된 범위의 데이터로 공급하는 새로운 유통 경로가 생기는 것이다.


멘탯은 AI가 만든 데이터를 사람이 검토하는 '휴먼 인 더 루프' 기반 검증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전 대표가 지향하는 것은 책 데이터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AI에 필요한 데이터를 발굴·가공하고 품질과 권리를 검증하는 인프라 기업이다. 그의 시선은 현실 세계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월드 모델'까지 향한다. "언어 모델에만 갇혀 있으면 비즈니스 규모가 제한적이니까요." 출판사와 저자가 이용 범위를 통제하고 실제 수익을 돌려받는 구조를 얼마나 넓게 만들 수 있는지가 멘탯이 먼저 증명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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