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말이 전도된 디자인과 그후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오늘의 어거스트 곰표, 딱풀, 모나미, 말표..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는 갖가지 브랜드의 이종 콜라보 목록입니다. 오늘은 이 콜라보의 좋은 예시와 나쁜 예시를 함께 보여드리고자 해요 오늘 에디터는 THU 입니다
💬 오늘의 에디터 PICK 오늘은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작정이기에(?) 제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과 브랜드의 콜라보의 영상을 하나 가져왔어요. 노래가 너무 좋아서 반복 재생해 듣는답니다.... 최고예요....  
💑 브랜드 X 브랜드 콜라보 요즘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가 대세죠. 정말 좋아하는 두 브랜드가 협업을 하는 일을 보면 덕후로서 기분이 짜릿하더라고요. 최근에는 '10cm'와 유튜버 '쓰레기걸'의 콜라보도 재밌게 봤어요. 그 외에도 '브라운'과 '오프화이트'의 콜라보나 '서브웨이'와 '필라'의 콜라보 등 생각도 못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이색 콜라보를 즐겁게 보고 있었어요.
의류 브랜드인 스파오와 해리포터의 콜라보는 전국을 티켓팅 구매에 품절 대란을 일으켰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죠. 이후 짱구와 세일러문,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 유명 시트콤인 '프렌즈'와의 콜라보로 또 화제를 모았습니다. 🏇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거 점점 산으로 간다는 생각하신 적 있으세요? 최근에는 LG생활건강과 서울우유가 협업해 판매한 '온더바디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서울우유의 패키지 디자인을 가져와 바디워시로 내놓은 제품인데요, 이 제품이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우유 옆에 진열된 모습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문제가 생겼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세븐일레븐은 딱풀 모양과 아주 흡사한 모양의 '딱 붙 캔디' 제품을 출시했어요. CU와 말표 산업은 구두약 초콜릿을, GS25와 모나미는 매직 탄산음료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원래 제품의 디자인을 흡사하게 따라해 컨셉을 유지하고자 했어요.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고 정보를 얻기 쉬운 MZ 세대들은 걱정이 덜하지만, 어린아이와 노인의 경우 이 패키지 디자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어린아이가 이물질을 삼키는 경우는 매 해 늘어가는데, 이유가 분명하게 있지 않을까요?
🧐 법이 개정되고 있긴 한데요... 이러한 '충격적이고 재밌는' 제품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에 논란이 반복되자 다행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식품표시광고법)과 '화장품법' 개정을 동시에 추진 중입니다.
꼭 브랜드 협업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소주 브랜드인 진로에서는 방향제를 출시했거든요. 소주 없이 못 사는 알콜 러버들에게 선물하라- 라는 마케팅을 하더라고요. 예쁘고 귀여운 디자인이지만 심지어는 잔까지 포함된 패키지에 경악했습니다. 이거 '절대 마시지 마십시오'라는 문구로 해결되는 문제인가요?
😣 자극적인 디자인은 이제 그만... 어린이용 포크는 성인용 포크보다 포크의 찌르는 부분의 길이가 짧습니다. 사실 포크의 용도를 생각하면, 잘 집어서 뜨기 위해서는 그 길이가 긴 게 더 편리하죠. 그러나 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은 구강에 넣으면 오히려 찔릴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짧게 디자인된 겁니다.
예전 뉴스레터에서도 잠깐 설명한 적 있지만, 게임 회사인 닌텐도의 게임 카트리지(칩)에서는 아주 아주 쓴 맛이 납니다. SD 카드 크기의 작은 카트리지는 어린아이들이 무심코 삼킬 수 있는 위험 때문에 일부러 카트리지에 아주 쓴맛이 나는 코팅을 한 겁니다. 카트리지에 코팅된 '데나토늄벤조에이트'라는 물질은 세상에서 가장 쓴 맛의 화학합성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정도에요. 어린 아이가 실수로 이 카트리지를 입에 넣더라도 너무 쓴맛에 놀라서 뱉도록 설계한 겁니다.
디자인이 해야 하는 역할은 정말 많아요. 심미적이기도 해야 하고 사용하기도 편해야 합니다. 독특하기도 해야 하고 잘 팔리기도 해야 하고. 참 어렵죠. 이루면 좋을 것들은 정말 많지만, 무조건 이뤄야 하는 건 생명을 해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아닐까요? 모든 디자인 과정에서 '기본'을 어디에 둘지 생각하는 방향으로 걸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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