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 〈정순〉의 정지혜 감독과 셀럽 맷, 이랑이 함께 한 인디토크가 열렸어요. 영화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이자 공장 노동자인 '정순(김금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대화 중 인상적인 질문이 있었어요. 🤔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공장 안에서 누군가는 '언니'로 불리고, 어떤 이는 '여사님'으로 불리는 것에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묻는 질문이었죠. 😏 정지혜 감독의 경험에서 나온 답변을 빌리자면 '자식이 있는 사람은 보통 여사님으로 불리는 것 같다'고 해요. 😲 돌이켜보니 제가 보고 들어온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에서도 얼추 맞아떨어지는 것 같고요. 한 편으론 이런 생각도 해봐요. 중년 남성은 사장님이나 회장님 등등 온갖 구성의 대빵(!)으로 불리고, 여성은 이모님이나 누구 엄마.. 더 심하게는 그냥 아줌마(!)로 아주 자연스럽게 불리는 이 사회에서 그냥 각자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까 하고요.

둘만의 비밀인 줄로만 알고 촬영했던 영상을 일터의 사람들이 돌려 보고 수군대는 모습을 바라볼 때, 정순은 더 이상 일터를 안전한 곳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게 되어요. 계속해서 자신을 이모님이나 여사님으로 부르는 사람들의 말소리도 듣기 싫게 되고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는 혼란 속에서, 그럼에도 정순은 인생의 핸들을 꽉 붙잡으면서 방향을 제대로 짚고자 해요. 🚗 오늘은 단단한 몸으로 설렘부터 두려움까지 절실히 표현한 김금순 배우의 작품부터, 조금 더 확실하게 이름을 물어보고 싶은 멋진 여성들의 영화를 함께 소개해요. 💃

1. 🎞️ 정순은 정순으로 살기로 했다. - 〈정순〉 리뷰

2. 👀 시선을 따르며 건네는 믿음 - 〈면도〉와 함께

3. 💪😉 독립영화, 우리가 책임질게! - 〈유통기한〉, 〈이장〉

정순은 정순으로 살기로 했다.

 

(중략) 카메라의 끈기 있는 믿음과 영화의 호명은 정지혜 감독의 단편 〈면도〉부터 시작되어 첫 장편 〈정순〉에도 닿아있는 듯하다. 〈면도〉에서 민희(한혜지)는 하고 싶은 말도 묵묵히 참아낼 것만 같은 성격인 듯 소개팅 일화를 떠드는 직장동료 앞에서 당황스러움도 표현하지 못한 채 그 불편을 넘겨낸다. 하지만 그 일화는 하루를 지배하듯 잊히지 않고 전 남자친구의 전화에 오히려 자신의 인중을 확인하게 만든다. 그렇게 인중을 ‘면도’하다 베여버린 채 약속 장소에 나가게 된 민희에게 돌아오는 질문은 인중의 상처가 꼭 면도하다 난 것 같다는 웃음 섞인 말이다. 그 불편한 자리를 벗어나 길을 걷는 민희를 영화는 꼭 〈정순〉의 정순을 쫓던 모습처럼 핸드헬드로 불안하게 따라간다. 그렇게 민희의 행동과 선택을 지켜보는 영화 〈면도〉는 〈정순〉에서도 그러하듯 인물의 입에서 스스로 소리를 내기까지 기다린다. 직장동료가 민희에게 인중의 상처를 묻자, 민희는 전 남자친구의 같은 질문에 움츠러들던 자신의 모습을 재현하지 않는다. 그 질문을 향해 똑똑히 답한다. “면도하다가요.” (중략)

인디즈 김지윤

💪😉 독립영화, 우리가 책임질게!  

그동안 김금순 배우는 〈잠〉, 〈사바하〉, 〈LTNS〉 등의 작품에서도 활약했지만, 독립영화의 꽤 오랜 친구라는 사실은 인디즈 큐 구독자분들이시라면 잘 알고 계실 거에요 🤗 〈맥북이면 다 되지요〉, 〈수요기도회〉 등 2016~2017년의 작품들부터 최근 장편인 〈울산의 별〉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배역을 맡으며 관객분들께 존재감을 드러냈는데요! 오늘은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에 빛나는 〈유통기한〉을 함께 소개합니다. 마트 노동자로 근무하며 벌어진 사건을 다루는 단편영화를 만나보세요. 

독립영화 말고도 드라마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윤금선아 배우 역시 모르실 수 없을 거에요. 〈며느라기〉,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연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고, 〈한나 때문에〉, 〈내 코가 석재〉 같은 단편영화로 많은 영화제에서 우리와 만났는데요. 윤금선아 배우의 출연작 중 가장 신경이 곤두서는...! 🔥 〈이장〉을 소개합니다. 가부장제 타파를 위해 노력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차가운 물 한 잔 가까이 두길 추천해요. 중간중간 속이 뒤집히고 억장이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