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펀드가 불황에 대비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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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콰이어캐피탈의 제스처 - 관리보수 삭감
FTX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세콰이어 캐피탈의 알프레드 린, 일부 세콰이어 벤처펀드에 대한 관리보수 조정 언급 

지난 1월 12일, 유명 스타트업 매체 '테크크런치'의 에디터 코니 로이저스(Connie Loizos)가 주최한 StrictlyVC Insider 행사에는 세콰이어캐피탈의 베테랑 딜 메이커이자 FTX 투자를 주도했던 알프레드 린(Alfred Lin)이 FTX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중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 투자를 리드하며 2021년 포브스 마이다스 리스트 1위에 등극한 알프레드는 FTX 사태로 인해 처음으로 명성에 금이 간 상황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한 행사였습니다.
StrinctlyVC - 세콰이어캐피탈 알프레드 린과의 대담
또한, 알프레드는 세콰이어가 운용하는 '에코시스템 펀드'와 '크립토 펀드'의 관리보수를 '약정기준 자산'에서 '투자집행 기준 자산'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관리보수 수수료를 조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알프레드는 수수료 체계 조정이 2022년 전 세계 적으로 벤처캐피탈 투자 속도가 느려진 상황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고 언급했지만 업계에서는 1위 벤처캐피탈이라고 할 수 있는 세콰이어의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

벤처캐피탈 펀드의 구조가 생소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관리보수의 조정이 의미하는 바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수수료율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 산정 체계를 바꾼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모호한 것도 사실입니다.

비유동 자산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과 같은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2/20'라는 보수 체계로 운용됩니다. 연간 관리보수 2%, 자본수익에 대한 성과보수 20%를 의미하는 '2/20'는 1) 성과보수 산정 시 기준수익률을 두거나 2)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 보수를 낮추는 '조정'은 가능하나 대체로 전세계에서 스탠다드로 통용되는 일종의 '관행'입니다. 
일반적인 미국 벤처캐피탈의 법적 구조 - 출자자(LP)는 운용사(VC)에 연간 2%의 관리보수를 지급
관리보수 산정 시 '약정기준'과 '투자기준'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캐피탈 콜'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탈이 100이라는 펀드를 결성했다고 하면 벤처캐피탈의 통장에 100이 들어왔다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10년 만기의 벤처펀드는 5년의 투자기간을 설정하는데 이 경우 100은 5년에 걸쳐 투자되는 금액을 '약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운용사는 운용기간 동안 전체 약정 금액 중에서 필요한 금액을 그때그때 출자자에게 '요청'하여 입금받는데 이 절차를 '캐피탈 콜'이라고 부릅니다.

바이아웃 펀드처럼 투자 규모가 큰 경우에는 투자 시 마다 캐피탈 콜을 진행하며, 벤처캐피탈처럼 소규모 투자 건수가 많은 경우 분기 등 주기를 정해놓고 캐피탈 콜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벤처펀드: 약정(Committed)이 반드시 송금(Drawdown)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관리보수의 산정 기준을 '약정자산'이냐 '투자자산'이냐로 구분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투자 속도입니다. 예를 들어 100이란 펀드를 매년 20씩 5년에 걸쳐 투자할 때 약정자산인 100을 기준으로 연 2% 관리보수를 산정하면...
  • 1년 차: 100 X 2% = 2
  • 2년 차: 100 X 2% = 2
  • 3년 차: 100 X 2% = 2
  • 4년 차: 100 X 2% = 2
  • 5년 차: 100 X 2% = 2

...5년 간 총 관리보수는 펀드의 10%인 10이 됩니다.

반면 매년 20씩 연초에 투자되는 펀드를 '투자자산'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산정하면...
  • 1년 차: 20 X 2% = 0.4
  • 2년 차: 40 X 2% = 0.8
  • 3년 차: 60 X 2% = 1.2
  • 4년 차: 80 X 2% = 1.6
  • 5년 차: 100 X 2% = 2.0

...5년 간 총 관리보수는 펀드의 6%인 6이 됩니다. 즉, 관리보수 산정 기준을 변경하니 관리보수가 총 40%나 할인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반면 약정받은 금액을 초기 2년에 모두 투자했다면 투자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산정하더라도...
  • 1년 차: 50 X 2% = 1
  • 2년 차: 100 X 2% = 2
  • 3년 차: 100 X 2% = 2
  • 4년 차: 100 X 2% = 2
  • 5년 차: 100 X 2% = 2

...5년 간 총 관리보수는 9가 됩니다. 약정기준 대비 10% 밖에 차이가 없는 것이죠.

지난 5년 간 실리콘밸리의 대부분의 대형 펀드들은 규모를 키우며 투자 집행 속도를 높여왔습니다. 펀드 모집 시에는 4년 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1년 반에서 2년 만에 모든 자금을 집행하고 다시 펀드레이징에 나서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Lightspeed Venture Partners: 2년마다 대규모 펀드레이징에 나섰던 실리콘밸리 대형 VC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벤처 투자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며 펀드들도 투자 속도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출자자들 입장에서는 약정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수취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보면...

세콰이어 캐피탈이 운용하는 모든 펀드의 수수료 산정 체계를 변경한 것은 아닙니다. '크립토 펀드'와 '에코시스템 펀드' 단 두개의 펀드에 대해서만 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 약 7천억 원 규모로 설정된 크립토 펀드는 크립토 토큰 등 가상화폐 자산에 대해 스테이킹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펀드입니다.

  • 약 1조 원 규모로 설정된 에코시스템 펀드는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세콰이어캐피탈 출신 심사역 등 역량이 검증된 운용역이 설립한 신생 펀드에 출자하기위한 '재간접 - 펀드오브펀드' 입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의 '크립토 펀드'와 '에코시스템 펀드' 개요
두 펀드 모두 관리보수 조정의 의미를 쉽게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크립토 펀드는 알프레드가 밝힌대로 펀드 설립 1년 후 집행율이 10%에 불과합니다. 최근 크립토 시장 붕괴로 투자처도 마땅치 않은데 미집행자산에 대해서까지 관리보수를 받는 것이 궁색해진 것입니다.

에코시스템 펀드도 마찬가지의 상황입니다. 게다가 펀드오브펀드는 이중 수수료 이슈가 있습니다. 해당 펀드가 출자하는 펀드도 2%의 관리보수를 수취할테니 여기에 에코시스템 펀드에서도 1 - 2% 수수료를 수취하면 최종 출자자 입장에서는 3 - 4%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실질 수수료가 높은데 미집행 자산에까지 수수료를 받는것은 아무리 세콰이어라도 부담스러웠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사실 관리보수 산정 체계 조정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형 PEF를 중심으로 활용된 바 있는 방식입니다. 느려진 투자 속도 등 변화된 투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명분이 필요한 상황에서 운용사는 명목상 수수료율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의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출자자 입장에서는 운용사의 출자자 친화적인 제스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Altimeter Capital의 펀드레이징 총괄 Meghan의 트윗 - 수수료 조정 다음 단계는 약정 축소가 될 것으로 예상
하지만 이번 세콰이어의 관리보수 산정 체계 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관리보수율이나 관리보수 산정 체계가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펀드 출자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자자들은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연 20 - 30% 수익률을 기록하는 성과가 뛰어난 검증된 펀드에 출자하기를 원합니다. 또한 출자자들이 투자하기 위해 줄을 서는 펀드의 운용사 입장에서는 수수료율을 조정할 요인이 전혀 없습니다. 그 결과 수수료와 같이 민감하면서도 출자 시 핵심 고려 요소가 아닌 항목에 대해서는 '업계 스탠다드'라고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것이 서로 가장 잡음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이상적인 방식입니다.

게다가 이번 세콰이어의 조치는 언론의 헤드라인과 달리 '일부 펀드''보수 산정 체계'를 변경한 것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주력 펀드의 관리보수에 대한 조정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콰이어라는 브랜드로 인해 대대적인 이슈화에 성공하였으니 어쩌면 애초에 의도했던 목적은 달성한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금주의 그래픽
가장 많이 발행되는 뉴스레터 주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발행되는 뉴스레터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뉴스레터 발행자 중 한사람으로써 흥미로운 주제인데요, '창업가정신/스타트업' 그리고 '테크놀로지'에 대한 주제와 관련한 뉴스레터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출처: InboxReads)

  •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회사를 알리는 활동과도 연관성이 높다는 점이 떠오릅니다. 유저를 모아야하는 스타트업은 '바이럴' 및 '홍보'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 또한 테크 기업, 스타 창업가, 대규모 투자 뉴스는 언제나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좋은 주제입니다. 우선 헤드라인만으로도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가장 많이 활용되는 뉴스레터 플랫폼은 '서브스택'이 압도적입니다.

  •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뉴스레터 구독까지 이르는 단계가 가장 간소하면서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 자연적인 독자 유입이 가장 중요합니다.
  • 특히 최근 서브스택이 출시한 관심사 기반 추천기능 -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유사한 주제의 다른 뉴스레터를 자동으로 추천하여 홍보를 대신해주는 기능 - 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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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의 구주 매매 가격 계속 하락 중 (링크)
  • 스타트업 구주 거래 플랫폼 Hiive Markets에 따르면 12월 기준 유니콘 기업의 직전 라운드 대비 구주 매입 가격 할인율은 44.4%까지 하락하였습니다.
  • 하지만 매도자들의 제시하는 할인율은 25.9% 수준으로 아직까지 격차가 큰 편입니다.
  • 현재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Stripe, Alloy, Discord, Flexport, Addepar 다섯 개 기업입니다.

JP모건, 2021년 인수한 스타트업 Frank의 경영진 사기혐의로 고소 (링크)
  • JP모건이 2021년 $175 million에 인수한 핀테크 스타트업 Frank의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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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을 위한 금융 지원 큐레이션을 표방한 Frank는 학생 명단을 구매하고 데이터 과학자를 고용해 가짜 계정을 만들어 인수자를 속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Volta Foundation 2022년 베터리 리포트 출간
  • 전 세계 베터리 산업의 모든 것을 망라한 Volta Foundation 2022 Battery Report가 2월 초 공개될 예정입니다.
  • 베터리 산업과 관련한 투자, 정책 변화, 기술 트렌드를 총 망라한 2022 Battery Report는 다음 링크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2022 Battery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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