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동시에 더없이 그 친구를 존경합니다. 오페라 코치로 활동 중인 친구는 아주 귀엽고 사랑스럽고, 굉장히 웃긴데 놀랍도록 진중합니다. 본인의 세계가 단단하고, 좋아하는 일에 말 그대로 전부를 던지고, 일단 도전하고 봅니다. 고백하건대, 이 담파스타가 나오기까지 이 친구의 ‘우선 시도하고 보는 정신’이 굉장히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일단 시작하거나 무작정 도전해 보라는 말은 진부하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후회 없을 정도의 진심을 다하는 건 더더욱 어렵죠. 그런 의미에서 이 친구는 말 그대로 보법이 다른 느낌이랄까요.
이 친구의 에피소드는 전부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원하는 공연의 언어를 모르면서 우선 다짜고짜 오디션에 지원한 뒤 (여기부터 일단 저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용기입니다만) 실제 만나는 날까지 미친 듯이 공부해서 성공적으로 미팅을 끝냈다는 이야기는 마치 위인전같이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친구의 연주회에 갔을 때, 이미 수천 번 연습했을 아리아를 연주하며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봤을 때는 무언가를 더없이 좋아한다는 마음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배우고 싶은 선생님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먼저 연락처를 찾아 메일을 보내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내 연락이 무시당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친구의 태도가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요.
친구와 이야기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면서 동시에 단단해지는 신기한 느낌이 듭니다. 친구 덕분에 용기를 얻어서 일단 시도해 보는 경험도 늘었습니다. 이것도 관성의 영역에 들어가는지, 뭔가에 도전하기 전에 주저하는 시간도 줄어들더라구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저를 먼저 드러낼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래 봤자 제가 무시당하는 것뿐인걸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스스로 인연이나 기회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멀었지만, 분명 처음과는 달라진 곳에 있었어요. 신기하고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어차피 안 될 텐데, 해봤자 거기서 거길텐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라고. 전부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입니다. 뻔해 보이는 일이라도 일단 해보면 좋은 피드백이든, 나쁜 기억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다음의 나에게 교훈이 됩니다. 도움되는 일이었다면 자양분 삼으면 될 일이고, 별로였다면 다시 안 하면 됩니다. 어찌 됐든 안 하는 것보단 낫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런 마음을 지표 삼아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뭐든 하는 게 낫고, 경험은 어떻게든 다 도움이 됩니다. 꼭 대단하거나 거대한 일이 아니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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