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3
코알라는 한국경제신문의 호화폐 투자 뉴스레터입니다. 한경 금융부 핀테크팀 기자들이 블록체인업계·학계·법조계 전문가들과 함께 코인시장의 뜨거운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쉽고 재밌고 믿을 수 있는 암호화폐 뉴스로 매주 월·화·수·목·금 아침 찾아뵐게요!

백훈종의 알쓸₿잡 <9> | 샌드뱅크 COO
은행에 비트코인 예금하러 갈 날이 머지 않은 이유  
FDIC 위원장의 외침
지난달 26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의 옐레나 맥윌리엄스(Jelena McWilliams) 의장이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비트코이너들에게 큰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그녀는 현재 미국의 은행들을 규제·감독하는 기관들이 특별팀을 꾸려 은행들이 합법적으로 암호자산을 다룰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는데, 만약 정말로 실현된다면 이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급의 대형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맥윌리엄스 의장은 "만약 우리가(은행들이) 암호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들은 은행의 영향력 바깥에서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결국 나중엔 암호자산을 규제하게 더 힘들어질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에 소송을 남발하던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금융권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은행 감독기관의 수장이 암호화폐 도입에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대체 뭘까?

옐레나 맥윌리엄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 한경DB

제로금리의 영향
2020년 3월 15일 미국 중앙은행(Fed)은 전격적으로, 그리고 기습적으로 금리를 1%포인트 낮추어 제로금리 시대에 다시 진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으로 격상되며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고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자 한 것이다. 약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Fed의 발 빠른 제로금리 조치는 적어도 꺼져가던 경기회복의 불씨를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팬데믹 소식과 함께 20% 넘게 빠졌던 미국 주식시장이 제로금리 조치 이후 반등하더니 여러 차례 전고점을 뚫고 지금까지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는 법. Fed의 제로금리 조치는 엉뚱한 곳에서 부작용을 일으켰다. 바로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은행 계좌에 돈을 예금하고 이자를 받듯이, 원래 시중은행들도 Fed에 개설해놓은 당좌계좌에 지급준비금을 예금해놓고 이자를 받는다. 한데 정책금리가 연 0%로 내려가 버리니 더 이상 당좌계좌에서 이자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마음대로 금리를 0%까지 내리는 게 가능하다. 심지어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린 적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시중은행은 예금고객에게 지급할 이자를 완전히 연 0%까지 내리지는 못한다. 결국 받을 건 못 받고 낼 건 계속 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은행들은 나빠진 영업이윤을 만회하기 위해 예금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은행의 예금잔고가 줄면 주 수입원인 대출을 이전만큼 활발하게 내보낼 수 없으니 가뜩이나 안 좋은 은행의 수익성이 더욱 나빠진다.

중앙은행의 금리가 '제로(0)' 이하로 내려갈수록 시중은행은 예금을 안 받기 시작한다. 위 그래프의 'Disintermediation' 부분이 그 단계를 나타낸다. / 출처: 샌프란시스코 연준

폭증하는 비트코인 수요
사람들은 이제 은행에 돈을 맡기고 연 1% 남짓한 이자를 받아봐야 물가상승률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운 좋게 부동산을 사놓은 직장 동료의 재산이 순식간에 2배, 3배씩 뛰는 것을 보며 '벼락거지'가 되는 것을 몸소 체험한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너도나도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코인 투자에 나섰다. 그렇게 생겨난 신조어가 '빚투', '영끌'이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세는 국가를 불문하고 가히 기록적이라 할 만하다. 미국 유명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모바일 앱은 지난 며칠간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iOS 앱이 됐으며, 우리나라 거래소 업비트는 하루 동안 모바일 앱을 켜보는 이용자 수만 500만 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승인되며 전통 기관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진입할 채널도 다양해졌다.

제로금리 때문에 나빠진 수익성을 만회해야만 하는 은행으로서는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암호화폐 시장에 군침을 흘릴 만하다. 그 때문에 어떻게든 암호화폐 규제의 주도권을 가져와 자신들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맥윌리엄스 FDIC 의장은 인터뷰에서 "나의 목표는 은행들이 암호자산을 보관해주는 수탁자 역할을 하면서 담보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시중은행에서 암호화폐 예금과 담보대출 상품을 직접 제공할 수 있음을 암묵적으로 시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은행에 비트코인 예금이 생기면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은행인 U.S. 뱅코프(Bancorp)는 지난달 초, 사모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해당 은행을 통해 비트코인 프라이빗 키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 보관 및 관리는 비트코인 전문 서비스 인프라 기업인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이 맡는다.

NYDIG는 이미 지난 5월, 소규모 지역 은행 수백 곳과 자사 솔루션 이용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 7개의 점포를 보유한 선크레스트(Suncrest) 은행이 대표적인데, 성공적으로 계약이 성사되면 이 은행의 고객들은 이제 은행 지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매하고 보관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은행에서 비트코인을 매매하고 보관한다.'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지금까지 개인이 암호화폐를 매매하려면 거래소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말이 거래소지 사실상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이 회사를 전적으로 믿고 내 재산을 맡기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은행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면 그동안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큰 돈 거래를 하는 게 불편하고 어려웠던 사람들도 안심하고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캐즘을 지나는 비트코인
캐즘 이론(chasm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 (Geoffrey A. Moore)가 1991년 제시한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여기서 캐즘은 한 제품이나 기술이 대중에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넘어야 하는 침체기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이 캐즘을 뛰어넘는 기술 혁신만이 대중에게 확산하고 채택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캐즘' 지역을 통과해야 주류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는 캐즘 이론. 한경DB

2006년 호주의 마케터 크리스 말로니(Chris Maloney)는 캐즘을 돌파하는 지점을 시장 침투율이 16%가 되었을 때로 정의했다. 그렇다면 현재 비트코인의 시장 침투율은 어느 정도일까?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비트코인 보유자 수는 약 72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 세계 인구수가 대략 79억 명이니 비트코인의 시장 침투율은 이제 겨우 0.91%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0월 31일은 비트코인 백서가 세상에 등장한 지 꼭 13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비트코인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1000조 원으로, 법정화폐 기준으로는 스위스프랑과 맞먹는 전 세계 14위 규모이며 전 세계 상장 주식 기준으로는 아마존, 테슬라에 이어 7위에 랭크되어 있다.
FDIC가 추진하는 대로 곧 은행에서 개인들이 비트코인을 매매하고, 예금 상품에 가입하고, 담보대출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비트코인의 시장 침투율은 지금보다 더욱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이 캐즘을 뚫고 주류 시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줄 또 하나의 호재가 바다 건너 미국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우리는 그저 지켜보며 호들(HODL)하면 된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
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오늘아침 한경 1면 | 고은이·김소현 기자
"표 떨어질라"…코인 과세 연기 꺼낸 與
기재부 "정부 차원서 과세 유예 검토 없었다" 선 그어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과세를) 연기하는 방향으로 당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당정 또는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추진 방향을 밝히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김병욱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가상자산 관련 법을 제정하고 내년에 준비해 2023년부터 과세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과세당국을 향해선 “준비 부족 우려에도 전문가 의견을 무시한 채 당국이 정한 원칙만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의 공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2030 세대가 주축인 ‘코인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야당 의원들도 ‘코인 과세’를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여러 건 발의해놓은 상태라 국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당내 가상자산TF는 3일 공동으로 ‘가상자산 과세 점검 정책토론회’를 연다. 박 의장은 “정부가 안전장치도 해놓지 않고 가상자산 세금부터 걷는다는 게 이슈화되고 나쁜 것처럼 나오니까 의제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를) 연기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토론회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과세 유예 필요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가상자산 거래로 얻은 이익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기타소득으로 보고 20%의 세금을 물린다는 게 정부 방침인데, 투자자를 중심으로 “보호는 내팽개치고 세금만 뜯어간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정치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여당에선 노웅래 의원이 과세 1년 유예 조항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대표 발의했다. 야당에서는 5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1년 유예 개정안을 시작으로 유경준(2년 유예)·조명희(1년 유예) 의원이 개정안을 제출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달 조세소위를 열고 이들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연기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난색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고, 내년에 차질없이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투자로 발생한 소득을 양도소득이 아니라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별도로 정부 차원의 검토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금 와서 내용을 뒤집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굿모닝! 뉴스 브리핑
글로벌 VC, 3분기 가상자산·블록체인에 65억달러 투자

2일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CB Insights)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벤처 캐피탈의 3분기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투자 규모가 65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52억달러) 대비 증가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3분기 기준 가상자산 관련 거래는 총 286건 진행됐으며, 이는 2분기(291건) 대비 다소 감소했다.

그중 코인베이스 벤처스는 3분기 동안 24건의 투자를 진행, 가장 많은 투자 건을 진행했다. 이밖에 CMT디지털(9건)과 폴리체인 캐피탈(9건)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 CME그룹, 마이크로 이더리움 선물 내달 6일 출시 예정

2일 피알뉴스와이어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규제 검토 등을 거쳐 내달 6일 마이크로 이더리움(ETH) 선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이더리움(ETH) 선물이란 ETH 가격의 10분의 1수준의 선물 계약으로 위험성을 헷지하거나 거래 비용을 낮추기 위한 용도로 고안된 선물 투자 상품을 말한다.

팀 맥코트(Tim McCourt) CME 주가지수 및 대체투자상품 글로벌 책임자는 "지난 2월 이더리움 선물이 출시된 이후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더리움 상품의 유동성이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우리는 마이크로 이더리움 선물을 출시해 광범위한 시장 참여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美 SEC "발키리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검토, 내년 1월까지 연장"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디크립트는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키리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검토 기한을 내년 1월 7일까지 연기했다"고 2일 보도했다. 앞서 발키리인베스트먼트는 비트코인 현물에 기반한 ETF 신청서를 SEC에 제출했다.

SEC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제출된 의견서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승인하거나 승인하지 않는 명령을 내리는데 더 긴 기간을 지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매체는 "SEC는 선물 ETF와 관련해선 반대가 없다면 출시를 승인하는 '네거티브' 모델로 의사를 결정하고 있지만, 현물 ETF를 출시하려면 SEC의 긍정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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