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어린이라구욧


2021년 5월 7일 
이 세상을 밝게 빛내는 라이터(lighter)들에게 보내는
열세 번째 편지

이틀 전 수요일은 어린이날이었습니다. 무슨 선물을 달라고 할까 고민하고 설레하던 시절이 훌쩍 지나 이제는 무슨 선물을 줄까 고민하는 나이가 된 에디터들. 아마 이 뉴스레터를 읽는 라이터들도 그렇겠죠? 어릴 때는 마냥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가끔 어린 시절의 반짝거림을 그리워하게 돼요.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웃음도 많고, 울음도 많고, 하루하루가 새로운 사건 투성이었죠. 놀이터에 나가면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그저 지금 내 옆에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친구들과 금방 어울려 놀기도 하고요.  

우리는 많은 시간을 후회와 걱정과 책임 속에 살아가느라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누리는 아이의 마음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 싶어요. 작은 것에 감사하고 즐거워하자는 다짐 없이도 아이들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머리로만 알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수용하는 것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단순하고 명료한 아이들의 관점이 감동이 되고요. 이번 호를 읽으며 님 안에 잠시 사그라들어 있던 아이와 같은 마음이 다시 살아나길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1. 행복이 뭘까? 어떨 때 제일 행복해?
  2. 그럼 슬플 때는?
  3. 우리 엄마는 OOO이다./ 우리 아빠는 OOO이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답변을 읽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아이들의 존재는 사랑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아이 한 명만 있어도 주위를 웃게 만드니까요. 이번 호를 준비하며 “어린아이 같다”는 게 뭘까 고민했는데 아이들의 대답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1.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우주다.
    행복과 슬픔을 물었는데 엄마 아빠가 자주 등장했어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라는 존재가 정말 크구나 느꼈죠. 얼마 전 교회에서 5살 꼬마 숙녀에게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냈어?” 했더니 씨~~~익 웃으며 “음... 엄마랑... 살았어요!” 하는 거예요. 아이의 진솔하고도 심플한 이야기에 미소가 절로 나왔습니다. 꼬마 숙녀의 포인트는 '살았어요'가 아니라 '엄마랑!'이었어요.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가 세상이고 우주고 전부인 거에요. 그래서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를 100% 의존하는 것이죠. 엄마 아빠가 나의 근원이라는 걸 가슴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이터들에게도 우주 같은 존재가 있나요?

    2. 꾸밈이 뭔가요? No 필터!
    아이들의 답변이 참 단순하고 솔직해요. 5만 원을 받아서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고 맛있는 걸 먹었던 기억이 아이에게 큰 행복으로 기억되었다니 귀엽지 않나요? “엄마가 화내면 나쁨이에요! 치킨 못 먹게 하면 마녀야!” 이런 솔직한 친구들의 대답마저 사랑스러워요. (어머니는 속상해 하셨지만) 아이에게 엄마가 믿을 만한 존재이고,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아니까 이런 말도 할 수 있겠죠. 내가 징징거려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합니다.

    라이터들도 맘 편히 징징거릴 대상이 있나요?

    3. 행복의 새로운 패러다임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행복의 새로운 기준을 줘요. 마당에서 키우던 딸기를 새들이 다 따먹었다는 걸 알고 속상해 울어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5살 꼬마 숙녀는 그게 바로 행복이라고 말했어요. 딸기를 새들에게 선물로 주었다는 넉넉한 마음이 동물을 사랑하는 꼬마 숙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나 봐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아이에게 인터뷰를 한 편이 있었는데요. 신이 나를 만들 때 무엇을 안 넣어주신 것 같냐는 질문에 "신께서는 저에게 남김없이 주신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걸 보며 크게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의 행복은 충분히 사랑받고 용납받고 공급받았다는 의식에서 나오는 넉넉함에 있는 것 같아요.
    라이터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지금은 행복한가요?
    🧸오늘은 여기까지🧸
    우리는 무엇을 더 해야만 행복한 존재가 아니라 이미 지금 이곳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끊임없이 돌아가는 나의 생각과 감정이 별거 아니었음을 느낍니다.
    5월 한 달간 어린아이와 같은 눈으로 나를, 세상을, 사람들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라이터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고 싶어요.
    익명이니 걱정 말고 무엇이든지 알려주세요:)

    솔직한 피드백이 필요해요
    나도 라이터 할래!

    "광(光)이 나는 지금 이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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