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심야괴담회를 본 뒤 SF 소설을 읽고, 잊혀진 계절을 들어볼까요? 🛎 띵동~! 취향레터 2호가 도착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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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주 만에 다시 찾아온 발행인 드터입니다.
날씨가 부쩍 쌀쌀해졌는데 다들 잘 지내셨나요? 🍂
저는 9월과 10월에 걸쳐 약 1주일 동안 아주 오랜만의 해외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모든 걸 불사지르고 온 탓인지 체력이 방전되어 줄곧 칩거에 가까운 집콕 생활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날씨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다가 얼마 전, 열어둔 창으로 들어오는 찬 공기 덕에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계절을 체감했습니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은 곧 겨울이 온다는 것이고, 겨울이 온다는 것은 곧 해가 바뀐다는 것이기에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이 생겨나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슬슬 집콕 생활을 청산하고 서둘러 가을을 즐겨야겠어요.
우선은 집 앞 붕어빵 가게로 뛰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럼 오늘도 새로운 취향을 만나러 가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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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괴담회 찐덕후가 꼽은 베스트 에피소드 Top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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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보낸 기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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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괴담회 찐덕후가 뽑은 베스트 에피소드 Top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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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터에서 처음 소개할 내용은 어~쩌면 그리 반갑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곧 🎃할로윈🎃이라는 것을 핑계 삼아 슬쩍 소개해봅니다. 이름하야 심야괴담회 찐덕후가 뽑은 베스트 에피소드 Top 3! 😱😱
저는 심야괴담회의 파일럿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보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을 때도 오매불망 시즌2를 기다리며 굳건한 덕심을 지켜왔습니다. 몇 차례나 방송 시간이 달라지기도 하고 다른 프로그램에 치여 결방을 해서 슬프기도 했지만, 목요일 밤이 되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티비 앞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는데요. 심야괴담회는 괴담을 실감나게 전해주는 괴스트(괴담 + 게스트)들의 연기력이 압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뛰어난 연기력으로 재연되는 이야기 덕에 그 공포는 두 배, 세 배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전편을 다 본 찐덕후의 입장에서 가장 뇌리에 남았던 에피소드 3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다들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재생] 버튼을 클릭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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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 22/08/18 [오사카 맨션 404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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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에피소드들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방영된 [오사카 맨션 404호]는 이원종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귀신의 형체와 까드득하는 리얼한 소리가 합쳐지며 무서움을 더했는데요. 알고보니 이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던, 유명한 괴담이라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사연을 보낸 분과 겪은 분이 같은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원글은 사라지고 캡쳐본이 남아 있어 찾아보았는데, 텍스트와 그림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이야기였어요. 이후에 원래 글을 작성하셨던 분이 유튜브에 이 괴담에 대해 댓글로 단 후, 같은 귀신이 또 다시 꿈에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남기며 사라졌다고😱
궁금한 분들은 [오사카 맨션 404호]를 검색해 보세요.. 단, 날이 밝을 때 찾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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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2. 21/08/12 [어둠 속의 2시 47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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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에피소드는 학교 괴담인 [어둠 속의 2시 47분]입니다. 새벽에 친구들과 무서운 이야기를 하겠다며 학교를 찾아간 사연자와 친구들이 겪은 이야기로, 시간을 초월한 것 같은 독특한 이야기 전개가 인상 깊었어요. 특히 초반부의 긴급재난문자 경보음과 뱃소리가 울리는 장면부터 심장이 쫄깃해지고, 귀신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연출이 어마어마합니다. (카메라 감독님 어떻게 찍으셨는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특히 마지막 편의점 아저씨의 이야기에서 클라이맥스. 소름이 아주 오소소 돋습니다.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많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본방으로 달리면서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에 잔뜩 겁먹은 채로 봤던 기억이 나요. 소미의 실감나는 재연도 한 몫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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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3. 21/05/06 [오사카 민박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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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에피소드는 [오사카 민박집] 편입니다. 어쩌다보니 3개 중 2개가 오사카에서 일어난 괴담이네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심야괴담회를 소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리를 스친 게 바로 요 에피소드였어요. 심야괴담회 초창기에 이 에피소드와 몇몇 에피소드들이 꽤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행지에서 겪은 일이라 그런지 더 몰입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 초반 방명록이 비춰질 때, 이미 복선이 깔려있는데... 이해한다면 소름이 돋으실 거에요 😱
영상을 다 본 후 유튜브에 달린 댓글들을 읽는 것도 추천합니다. 웃음이 터지는 댓글들이 많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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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보낸 기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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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2022년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보낸 기분이야]는 제 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의 심사평 일부를 각색한 내용입니다. 더글라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는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이 나오고, 그 곳에서 사람들은 식사를 하며 별들의 탄생과 죽음을 목격한다고 해요. 이번 과학문학상의 심사위원 한 명은 제출된 작품들을 보며, 마치 우주의 레스토랑에 앉아 별들의 탄생을 목도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는데요. 이 심사평이 굉장히 인상깊고, 공감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SF 소설이란 우주 정복과 미래 도시에 관한 이야라고만 막연히 생각했는데, 수상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을 비롯해 여러 SF 소설 덕분에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5회 과학문학상 수상 작품집에서는 블랙박스와 같은 사물에 담겨버린 인간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비롯해 정신을 활자로 옮겨담는가 하면, 우주에서 해녀와 같은 물질을 하는 우주인들의 이야기까지, 재치있는 상상력들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기발한 작품들을 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곳에서 새로운 SF 작가들이 탄생하고 있구나,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어요.
올해 읽은 SF 소설 중 제 마음을 울린 책들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김초엽 작가의 장편 소설인 <지구 끝의 온실>은 이미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드라마화를 결정하기도 했는데요. 공기 중 떠다니면서 노출만 돼도 죽음에 이르는 ‘더스트’라는 물질을 맞닥뜨린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과 그 물질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더스트에 직면한 사람들을 파헤쳐가는 이 이야기는 디스토피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지만, 몰락의 과정이 현실과 맞닿아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더라구요.
또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은 차가운 세상 속에서도 따뜻하게 마음을 물들여주는 이야기라, 읽는 내내 흠뻑 몰입해서 읽었고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했어요. 책을 소개하는 문구에서 [상처 입고 약한 이들의 서사를,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따뜻한 파랑波浪처럼 아우른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문장이 책의 모든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고 희미한 삶들의 상처를 따스하게 쓰다듬는 것 같은 책이라 많은 이들에게 추천을 하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별과 같이 반짝이는 작품 속의 활자를 통해, 잃어가던 인류애를 충전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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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취향으로 꼽은
SF 소설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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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SF 소설에 대해 갖고 있던 저의 선입견을 깨주고, 따뜻하고 인간적인 SF 소설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준 김초엽 작가의 첫 단편집입니다. 김초엽 작가가 그려내는 공상의 세계는 정말로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 같고, 어떤 미래에는 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실 속의 혐오나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면서도 특유의 따스한 시선이 인상깊어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SF 소설의 입문자라면 꼭 봐주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
2️⃣ 김초엽 <방금 떠나온 세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이은 김초엽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입니다.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지만, 거의 항상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을 했던 김초엽 작가의 생각이 응축된 소설들이 이 책에 담겨있는 것 같아요. 소설 속에 그려진 다양한 세계를 접하면, 세상에는 평생 이해할 수 없는 세계들이 늘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세계에 조금이나마 닿아보기 위해 이런 글들을 매번 읽어내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3️⃣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천 개의 파랑>을 읽은 후, 천선란 작가의 책을 찾아보다 읽게 된 단편집입니다. 총 8개의 단편 소설 중에서 저는 제목에 쓰여진 <어떤 물질의 사랑>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배꼽이 없이 태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오래도록 고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본질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무덤덤하지만 여운을 남긴 문장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4️⃣ <오늘의 SF #1>
오늘의 SF는 고호관, 듀나, 정세랑, 정소연 작가 등, SF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편집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SF 무크지입니다. 다양한 소재를 담은 소설 외에도 여러 장르의 필진들이 참가해, SF에 대한 칼럼, 에세이, 인터뷰, 비평 등을 하고 있는데요. SF라는 장르에 관심이 생겼다면 가볍게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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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집한 문장 한 조각은 <젊은 ADHD의 슬픔>을 쓴 정지음 작가의 문장입니다.
문득 이 문장을 오늘 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과거 혹은 미래에 붙들려 오히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는 것 같은 요즘의 저에 대한 반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연민이라는 감정은 때로는 나를 다독이며 나아갈 수 있는 원천이 되어 주기도 하지만, 끝없는 자기 연민은 결국 자신과 타인을 부정하고 끝없는 굴레 속을 걷게 만드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어린 시절의 손해를 어른이 갚아야 한다는 문장이 와닿아, 이 문장을 보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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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일은 10월 30일이네요.
10월이 되면 생일을 기다리는 것만큼이나 설레며 기다리는 게 하나 있는데, 10월의 마지막 날에 <잊혀진 계절>을 듣는 일입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에요. 1982년에 발매되었음에도 여전히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하고, 10월의 마지막 날에 듣고 싶은 노래 1위에 뽑히기도 한다더라구요. 잊혀진 계절을 듣고 있으면 가을의 쓸쓸함이 온전히 전해지기도 하고,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저는 이 노래를 (구) 동방신기의 팬이던 고등학교 시절 처음 접했어요. 늘 과거의 덕질은 많은 것을 남기곤 하는데 저에게 <잊혀진 계절>은 그 중 하나네요. 그래서인지 '잊혀진 계절'하면 원곡보다는 동방신기 앨범에 실려있던 버젼이 떠오르곤 해요. 이 노래의 많은 커버곡들이 있지만 아이유의 쓸쓸한 목소리로 듣는 것도 참 좋더라구요. 두 개의 버젼 모두 들어보셨으면 해서 함께 보내드립니다.
내일 문득 기억이 난다면, 잊혀진 계절을 같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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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동방신기(김재중) - 잊혀진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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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레터는 어떠셨나요?
종잡을 수 없는 저의 취향 이야기들이 즐겁게 느껴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살짝 가져보면서 2호를 마무리 해볼까 합니다.💓
혹시 함께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 또는 추천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의견 남기기에 남겨주세요.
저의 취향을 탐구하는 것만큼 누군가의 취향을 음미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니까요!
그럼 곧 다시 만나요!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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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아카이브 레터는 격주에 한 번 발행됩니다.
다만 끓어오르는 드터의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 때는 때를 가리지 않고 날아올 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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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덕후이면서 드라마 작가 지망생, 동시에 프리랜서 마케터인 드터의 취향 아카이브 뉴스레터입니다.
격주로 드터의 취향과 콘텐츠를 모아서 보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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