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숙한 남성의 에너지의 네 가지 형태를 구분했다. 왕, 전사, 마법사, 그리고 연인이다. 이 원형들은 모두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 이성적인 경우는 상호 보완이 되는 것이다. 훌륭한 왕은 동시에 훌륭한 전사이자 마법사이며 연인이다. 다른 세 원형도 마찬가지다. 소년의 에너지 역시 상호 중복되며 서로 영향을 미친다. 신성한 아이는 자연스럽게 오이디푸스적 아이를 불러들이고, 둘이 함께 아름답고 활기차며 서로 연결된,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고 영적인 것으로 발전할 씨앗을 만든다. 소년의 자아는 이런 에너지와 자아를 구별하기 위해 조숙한 아이의 지각을 필요로 한다. 이 세 에너지가 영웅을 만들며, 영웅은 이 에너지들을 ‘여성성’의 무의식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고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소년이 성인 남성이 되도록 준비시킨다.

심리학에 “우리는 우리에게 책임이 없는 것을 책임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어린아이의 문제가 어린아이 책임이 아니듯, 우리의 남성성이 미성숙했던 시절의 문제가 우리 책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인격이 막 형성되려던 참에 우리에게 일어난 문제들이 우리의 성장을 방해하고, 우리에게 고착되어 있는 것 역시 우리 자신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의 시대는 제도의 시대라기보다는 심리학의 시대다. 제도적 구조와 입문의식이 우리에게 해주었던 것을 우리는 이제 스스로 해내야만 한다. 현대의 문화는 집단 문화가 아닌 개인 문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