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삭스타즈 성태민 디렉터입니다.
한주간 잘 지내셨나요? 오늘도 벌써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끝나고 12월에도 저와 강부장은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큰 이슈가 크리스마스 인데요. 크리스마스가 양말가게에는 정말 큰 이벤트고 더군다나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전" 서촌 팝업도 함께 준비중이라 더 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삭스타즈 온라인에서는 다음주 중에 선물세트 주문 접수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팝업은 12월 11일부터 12월 27일즘 서촌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사이트, 인스타등에서 정확한 안내사항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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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삭스타즈의 올해 리브랜딩을 맡아 주셨던 나하나 디자이너님과 발렌타인-화이트데이 기간에 선보일 제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2월은 매년 특별한 이슈없이 넘어갔는데 요즘들어 사랑의 가치를 더욱 절절히 느끼고 있어서 뭔가 그런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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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메일의 답장을 보내주신 분 중에 한분은 어떻게 사는건지 여전히 고민이 된다. 중심을 잡고 싶다. 이런 내용을 보내주셨는데요.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크게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 더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짐짓 멋있는 척 말했지만 저역시도 늘 흔들리고 눈앞이 캄캄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보니 결국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기 보다 빗속에서 춤을 추는 법을 터득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자영업은 특히 외줄타기 같아서 언제쯤 중력을 받아들이는 단단한 땅에 두 다리를 딛고 설까 늘 고대했는데 13년 후 저는 외줄타기의 명인이 되었답니다.
정답은 어차피 없습니다. 나에게 맞는 길이 있을 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저의 길은 외줄타기 명인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네요. 저는 원래 잔병이 거의 없는 타입인데 정말 몇년만에 감기를 앓았습니다. 낫고 보니 주변에 감기 걸리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열이 39도까지 올라간건 정말 한 10년만인 거 같습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특히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니, 예방접종 안하신 분들은 꼭 하시고, 따뜻한 물 많이 마시는게 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다음주에도 크게 또 작게 웃을 일들이 많이 생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성태민 드림
P.S 생각보다 답장을 제법 보내주셔서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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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아의 INTERVIEW
발등위의 완벽한 세계: 세컨팔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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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한남동의 의류 편집숍 페르마타에서 생소한 양말 한 켤레를 마주했습니다. 시스루 바탕에 단색 도트와 스트라이프가 고루 섞여 있는 디자인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양쪽의 패턴이 달랐어요. 그 미묘하고 세심한 디테일에 홀려서 블랙과 화이트 한 켤레씩 사 들고 귀가했습니다. 호기심을 못 참고 바로 착용해 보았어요. 다소 빳빳한 소재의 시스루는 그동안 신어본 양말들과는 확연히 달랐어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가슬가슬한 텍스처 덕분에 발목에 달라붙지 않아, 샤스커트를 발에 입은 느낌이었달까요.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역시 비슷한지, 후에 이 양말로 발레리나 화보를 찍기도 했습니다. 은은하면서도 풍성하게 살아나는 디테일에 반해서 색상별로 한 켤레씩 더 주문했어요. 이런 양말이 흔치 않았던 당시, 쟁여두지 않으면 다시는 구매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게다가 국내 브랜드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죠.
국내 입점처는 세 군데에 불과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세컨드 팔레트. 해외 브랜드로 오해하기 딱이죠? 인터뷰 자료마저 전무해서 어딘가 신비로운 뉘앙스를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망원동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들은 그저 친근하고 겸손한 디자이너였습니다. 양말을 연구하고 만들고 아끼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을 뿐이었어요. 수공예 작가가 작품 하나하나 자식처럼 보듬고 어루만지듯 양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엿보고 왔습니다.
세컨드 팔레트 전지혜, 전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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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드디어 뵙네요. 도트 양말의 창조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컨드 팔레트는 둘이 운영하는 작은 양말 브랜드예요. 패션 디자이너였던 지혜 님과 주얼리 디자이너였던 원준 님이 2015년에 함께 론칭했습니다.
부부시라고요.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업까지 이어진 건가요? 원준 - 결혼은 20년 전에 했어요. 결혼 후 함께 유학을 다녀와서 각자의 일터에서 일하다가 한계에 다다랐어요. 둘이 새로운 걸 해보자, 타인과 너무 섞이지 않고 핑퐁핑퐁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 끝에 양말이 떠올랐어요. 지혜 - 양말에 얽힌 좋은 추억도 있었어요. 출장차 들른 뉴욕에서 알록달록한 양말을 사 왔는데 중요한 날이면 꺼내 신게 되더라고요. 일종의 징크스처럼요. 우리도 그런 걸 만들어 보자, 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원준 - 국내에서는 양말이 패션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가까스로 피어나기 시작하던 시기였어요. 그전까지는 생필품에 가까운 품목이었죠.
패션 디자이너의 경력이 큰 도움이 되었겠어요. 지혜 - 10년 넘게 일했으니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전혀 다른 영역이더라고요. 신입사원이 된 기분이었죠. 공장들을 전부 발품 팔면서 사장님들께 사정하고, 부탁드리고 그랬어요.
멀리서는 비슷해 보이는 일도 깊이 들어가면 생각지도 못한 디테일이 숨어있죠. 한편 원준 님이 주얼리 디자인하셨던 느낌도 양말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양말을 보면 작은 옷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세컨드 팔레트의 양말에서는 보석의 뉘앙스가 느껴지거든요. 두 분이 디자인을 같이 하시나요? 원준 - 잘 봐주셔서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고, 실제로 주얼리를 의식하고 만들진 않아요. 실질적인 디자인은 지혜 님이 전담하는데, 출발은 함께 해요. 많은 이야기를 나누죠. 요즘 무슨 생각해? 어떤 색이 좋아? 같은 캐주얼한 대화에서 점점 아이디어를 좁혀 나가요. 지혜 - 컬렉션 콘셉트를 잡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작업물을 한데 모아놓고 얽히는 느낌을 찾아서 하나로 묶기도 해요. 그러면 누락시키거나 추가해야 할 부분이 보이죠. 방식을 정해놓고 작업하진 않아요.
세컨드 팔레트의 디자인이 결코 평범하지 않아요.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고객들은 물론이고, 반대로 되게 수수하면서 작은 것에 끌리는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아요. 원준 - 맞습니다. 사실 저도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이런 양말을 본격적으로 접해봤어요. 저 자체가 평범한 사람이었거든요. 그게 양말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작지만 디테일하게 착용자의 센스를 드러내 주죠. 지혜 - 누군가의 양말 서랍이 저희 양말로 빼곡히 차있는 걸 원하지 않아요. 작은 비중을 차지하더라도, 특별한 날 선택하는 그런 양말이 되기를 원해요.
도트 양말이 저에게 한동안 그런 양말이었어요. 이제 보니 세컨드 팔레트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더라고요. 지혜 - 2019년에 출시한 제품이에요. 원칙적으로는 재생산을 하지 않아요. 스테디셀러가 있을 수 없는 시스템인데 바이어들이 그 디자인을 계속 찾더라고요. 끊임없이 주문이 들어와서 이상하다고 여겨질 정도였어요. 지금은 디자인이 등록된 상태입니다. 원준 - 디자인 자체는 론칭할 때부터 있었어요. 가장 대중적인 양말이라면 도트와 스트라이프 패턴이잖아요. 그 두 가지를 섞되, 우리만의 느낌으로 만들었죠. 그때는 시스루가 아니라 면이었는데, 유독 인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라인업 중 시스루의 비중이 꽤 높아 보여요. 원준 - 양말은 계절을 타요. 여름은 대표적인 비수기죠. 그 지점을 극복해 보고자 시스루에 도전했는데, 충격적일 만큼 반응이 없었어요. 바이어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예요. 국내에서는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일본까지 들고 가서 만들어 온 거였거든요. 일본에서도 하지 않는 걸 저희가 자신 있다고 설득해서 생산했는데 그야말로 실패였습니다. 그래도 계속했어요. 두 시즌 정도 지나고 나니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여름에만 진행하려고 했는데 유럽에서는 사계절 내내 수요가 있어요. 한겨울에 커다란 코트와 머플러를 걸치고서 양말은 얇고 짧은 걸 신고 다녀요. 긴 양말을 잘 안 신는대요. 그래서 1년 내내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확신을 갖고 인내하는 시기는 누구나 필요하군요. 시스루를 진행하면서 비수기가 없어졌나요? 원준 - 상당히 해소되었죠. 브랜드 초기에는 발목 양말도 만들었었어요. 판매는 잘 됐는데, 세컨드 팔레트는 시각적인 장점이 큰 브랜드잖아요. 하지만 발목 양말은 신발에 몽땅 가려지죠. 그게 아쉬워서 품목 자체를 없애고 다른 루트를 선택한 것이 시스루가 된 거예요.
여름에 샌들에 매칭하기도 너무 좋아요.
샌들 + 양말 시대가 열리기도 했잖아요. 선견지명이 있었네요. 원준 - 그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디자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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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LOVE & OVALL - 接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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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정말 많이 틀어두었던 노래입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밴드와 싱어가 함께 라이브로 녹음한 컨텐츠인데요. 반복해서 들어도 부담이 없어서 더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삭스레터가 있어서 이곡을 여러분들께 소개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이런 곡이 취향이 아니실 수도 있지만 시티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네요. 꼭 들어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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