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는 늦게 열고 늦게 닫는다고 생각해서, 버릇처럼 늦은 오후에 찾아갔다가 허탕을 치고서야 겨우 볼 수 있었던 전시였습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낮 시간대를 선택했다는 전시는,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처럼 모든 게 희미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이른 오후의 햇살은 특별히 흐린 날이 아니면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이지만, 전시장 안에서 작가의 의도에 따라 조절된다면 그것은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작가가 선택한 시간, 장소, 방식에 따라서 그것은 그냥 빛이 아니게 됩니다. 작가는 그렇게 (물리적 조건이 아닌 상징적 조건으로서) 화이트큐브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우리의 일상과는 다른 장소를 만들어냅니다. 그 안에서 18세기 중국에서 프랑스인 선교사가 보낸 도자기 제조법에 관한 편지는 역사적 증거가 아니라 하나의 알레고리가 되고 추상회화를 닮은 오브제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미술의 존재와 역사에 대한 자기성찰적 질문이 됩니다. 작가는 계속해서 그 경계—미술과 미술을 닮은 것—를 오가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하얀색 타일 위에 하얀색 실크스크린으로 전시 제목을 찍어낸 작품이 있습니다. 하얀색 위에 하얀색으로 쓴 글씨는 희미하게 보일 듯 말 듯 "이 햐안색의 것은 뭐지"라고 묻습니다. 저는 그것이 결국 미술에 대한 질문이자 대답처럼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이 백색의 전시장'은 어떻게 일상과 다른 장소가 되는걸까? 무엇이 미술이라는 제도를 유지하고 존속하게 하는걸까? 그리고 결국 그 답은 하얀색 위의 하얀색 글씨처럼 희미하지만 분명한, 바로 그 자기자신을 향한 질문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전시였습니다. 

모두가 동물의숲 열풍에 빠져있는 사이, 스위치가 없어 슬픈 총총은 대신할 만한 동물 게임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고양이는 정말 귀여워>! 정말 너무 귀엽습니다... 너무... 너무.. 고양이는 정말 귀엽습니다... 우리집에 고양이 없어서 너무 슬펐는데, 제 핸드폰에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고양이 마을을 만들고 고양이들과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숨바꼭질을 하는 등 아주 간단한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제일 재미있는 점은 고양이를 한 마리 한 마리 늘려가면서 마을을 꾸미고 그걸 바라보는 것입니다. 덤으로 앱을 받으면 아이메시지 스티커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게 또 그렇게 귀엽습니다. 스위치가 없어서 아쉬운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저도 동물의숲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