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 오늘의 엄마, 내일의 우리

가을 하늘이 아름다웠던 어느 토요일 오후, 세상에서 가장 바쁜 엄마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여성들의 미래를 응원하며, 스스로를 키우기 위한 질문들을 함께 던져보자는 랑콤의 <Write Your Future> 토크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죠.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꿀’ 같은 시간, 특히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주말 시간을 기꺼이 낸 이들이 모인 만큼 현장은 서로를 향한 동질감과 응원, 그리고 강연에 대한 기대로 시작부터 일렁였습니다. ‘꿈을 그리다‘라는 주제의 토크 콘서트 개최 소식에 5백 여개의 각기 다른 사연이 도착했을 정도였으니 말이죠!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희 아나운서의 등장에 이어 가장 먼저 앞에 선 것은 17년 차 워킹맘인 서은아 메타 상무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어떤 선택을 내릴 때 내가 아닌 다른 기준이 생긴다는 것, 내 시간이 100%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일이었어요. 일과 엄마 역할을 해내는 동시에 나를 지키는 법도 알아야 했죠”라며 서문을 연 서은아 상무는 마케터로서 27년째 구력을 쌓고 있죠. 여성 리더 답게 딸과 자신의 관계를 ‘팀’으로 설정하고, 그렇다면 나는 이 팀의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접근했다고 했어요

“나날이 자라는 아이의 키에서 알 수 있듯 아이의 성장은 선명합니다. 그렇다면 어른인 나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 또한 조직 내에서의 성장과 야망 외에도 어제의 나보다 오늘은 조금씩 나아지기로 했습니다. 책을 한 장이라도 읽거나, 꾸준히 운동하면서요.”

아이의 저녁 식사를 매번 챙겨줄 수는 없더라도 퇴근 후 집에서 각자의 책상을 두고 딸이 공부하는 동안은 함께 책상 앞을 지키고, 해외 출장 중에는 페이스 타임으로 둘만의 ‘스터디 위드 미’ 시간을 가지며 ‘동질한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는 서은아 상무의 말은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방식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일과 엄마의 자아를 분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엄마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이가 보게 되면 아이는 엄마가 부재 시간을,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으로 여기게 되죠. 재택근무 때는 팀원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어요. 나는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걸 조직과 구성원이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이런 선례가 다른 여성 후배들이 임신과 출산을 순차적으로 겪을 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은 당연합니다. 우리 스스로도 ‘아이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프로페셔널하다’라는 잘못된 프레임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인 게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부분이었죠.

“아이가 없었다면 내가 더 일을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이가 성장의 방해가 아니라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아이 덕분에 내 세상 또한 넓어진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응원하는 마음>을 펴내기도 한 ‘응원대장’ 답게 따뜻한 안부로 첫 번째 강연이 마무리됐습니다.

다음 무대에 오른 것은 마음 진단 서비스인 ‘마인들링’을 런칭한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였습니다. 정신건강 전문의다운 관점으로 마음 돌봄의 관점에서 ‘나로서, 워킹맘으로서 특별함을 발휘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펼쳤는데요.

서울대 정신건강 전문의 출신 답게 ‘마음 돌봄’ 관점에서 구체적인 조언을 전해 현장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저를 찾아오는 워킹맘분들이 가지신 공통적인 감정이 있어요. 바로 죄책감인데요. 직장인으로서도 엄마로서도 부족하다는 생각(I’m Not Good Enough) 때문이죠. 시간을 내어 병원을 찾는 계기도 자기를 위해서라기 보다 ‘자기 때문에 아이가 힘든 것 같아’서 발걸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문우리 대표는 이 죄책감의 근원이 어디 있는지를 돌아볼 것을 권합니다. 등하원을 시켜주지 못해서, 다른 엄마들과 교류하며 좋은 정보를 발 빠르게 얻어오지 못해서, 공부를 잘 봐주지 못해서 등 대부분 ‘아이의 장애물을 없애주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인데 과연 그게 꼭 아이에게 좋은 것인지, 돌아보자는 것이죠.

 “삶에 장애물은 찾아올 수밖에 없거든요. 모든 게 너무 빨리 바뀌는 세상에서는 유망 직종과 학과를 골라주는 일보다 아이가 자신의 고유한 강점을 키우고, 자기중심을 지키며 나다움을 건강하게  발휘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신입사원의 모든 걸 도와주고 챙겨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과연 그가 성장할 수 있을까요?”

워킹맘들이 모인 만큼 ‘신입사원’이라는 찰떡 비유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며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우리 대표가 공유한 ‘치트키’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말라는 것! 아이에게 그런 프레임을 주는 순간 별생각 없던 아이도 ‘자기가 불쌍한 환경’인지 생각하게 된다면서요. 무엇보다 엄마가 자신을 아끼고 돌봐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엄마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세요. 엄마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솔직하게 공유할 때 아이 또한 엄마에게 자기를 보여주는 걸 편하게 여기니까요” 엄마가 토마토를 싫어하고 ‘꽃게랑’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는 문우리 대표의 아들처럼 말이죠!

마지막 무대에 오른 김고운 님은 랑콤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강연 참석자로 사연을 써서 신청했으나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강력한 이야기로 연사로 서게 된 것이죠. 7살 딸아이를 아이돌봄 서비스인 ‘째깍악어’ 선생님께 맡기며 “엄마 수업하러 가는데 응원해 줘. 그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는 김고운 님은 현재 주한덴마크대사관에서 선임 과학기술혁신 담당관으로 근무 중인데요.

어릴 때부터 꿈꿨던 직장이자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던 회사의 지방 이전. ‘나 자신’이 아닌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판단 끝에 첫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시기의 고민을 나누며 강연자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엄마가 되니 너도 어쩔 수 없구나”라는 주변인들의 반응이 무겁게 와닿았다고 하는데요. 나의 직무 평판이 아이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을 반복적으로 겪는 워킹맘이라면 모두가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였죠.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음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기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 들던 시절 김고운 선임은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기준을 정했습니다. 다음 달 카드값을 내고, 이력서를 빈 곳 없이 하자. 지금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도 용기이고 도전이라는 것이요.

“예전에는 일과 가정, 그리고 나 사이의 균형이 예쁜 정삼각형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악보라고 생각해요. 음표의 크기와 길이도, 강약 조절도 다르지만 결국 곡을 완성하면 되는 거니까요”

지금의 나에게 맞는 방법만 있을 뿐, 올바르고 유일한 객관적인 방법은 없다는 것. 나를 지키고 아이와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는 일은 객관식 답안지에서 답을 고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내게 맞는 여섯 번째 답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김고운 주임은 강조했습니다. ‘워킹맘’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상황이 아니지만, 워킹맘 한 명 한 명은 각자가 서로 영향력을 미치고 싸우는 ‘점조직’ ‘밀정’과도 같은 것이라는 말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두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죠!

일 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세 명의 연사가 스스럼없이 꺼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워킹맘’이라는 타이틀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을거예요. 실제로 강연 내내 실제로 공감의 눈물을 흘리는 참여자의 모습이 객석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어요.

이어진 Q&A Talk 시간에도 진지한 고민과 격려가 오가는 것을 보며 괜히 마음이 든든해지기도 했답니다. “이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이 자리에 오신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충분히 주체적인 분들이에요. 그래서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진행을 맡았던 최희 아나운서의 산뜻한 마지막 응원의 말처럼, 이 쉽지 않은 여정을 서로 응원하며 나아갈 수 있겠죠? 이 응원과 연대의 힘이 ‘아리’들께도 전달되길 바라며, 우리 모두 서로의 미래를 그리는 데 든든한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은 여성 에세이 뉴스레터 엘르보이스를 통해 서로의 위안과 힘을 전달한 임현주 아나운서의 <어제의 나, 오늘의 엄마, 내일의 우리> 에세이를 읽어보세요. 함께 공감하며 더 나다운 나 그리고 엄마가 되시길 함께 응원합니다.

축하합니다! 이름과 핸드폰번호 끝자리로 당첨을 확인해 보세요.

당첨자분들께는 응모 시 기재해 주신 주소지로 경품을 배송 드릴 예정입니다.

(*주소지 미기입&오기입으로 인해 경품을 못 받으신 경우 재발송 되지 않음을 사전 안내드립니다.)

  나*정 6048 / 최*짐 8858 / 이*민 0399 / 민*지 9521 / 신*리 0223

🍀 엘르보이스 구독링크 공유하기

🍀 지난 뉴스레터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