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의 아파트〉(감독 정재은)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00! 〈고양이들의 아파트〉
3월 30일 오늘의 큐 💡
Q. 저 여기 주민인데요? 🐈
님도 이런 글이 곳곳에 붙어있는 모습을 한번쯤은 보셨겠죠?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요 사진도 보신 적 있나요?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공지문에 누군가 이렇게 손글씨를 남겼어요. "왜요? 만약 당신이 고양인데 사람이 밥 안주면 기분 나쁘죠 똑같아요"😠
같은 아파트에 사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으려고 시도한 분들이 계신데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만약 고양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 같더라구요. "저도 여기 사는데요?"🏢 사람이 밥 안주는 거 까진 기분이 안 나쁠지도 모르지만, 내가 태어난 곳에서 쫓아내면 정말 서럽지 않을까요😿 "저, 지난달 이사 온 401호보다 이 아파트 오래 살았다고요!"

하지만 재개발은 고양이들의 의사를 묻지 않았어요. 서울시 강동구의 오래된 아파트, 둔촌주공아파트 재개발을 앞두고 같은 아파트에서 고양이들을 챙기던 '둔촌냥이' 모임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고양이들에게는 그 어떤 알림도 없이 시작되어버릴 재건축 공사. '둔촌냥이'는 자신들 뿐만 아니라 고양이들의 이주를 서서히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연출했던 정재은 감독은 추후 건축에 대한 삼부작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요. <고양이들의 아파트>에서는 고양이와 사람의 주거 뿐만 아니라 현재 서울의 도시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도 놓치지 않습니다. 사람과도, 건물과도, 고양이와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이 멋진 다큐멘터리를 한번 만나보세요!

드.디.어...인디즈 큐 100호입니다🎊 (소리 질러-😆)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가 꼬박 2년 동안 매주 독립영화 소식을 메일함으로 전했는데요. 누군가 읽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스페셜 땡스 투, 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주도 인디즈 큐는 독립영화 이야기를 담아 찾아올게요. 오늘은 언제나 정성스러운 글을 써주었던 인디즈들에게도 많은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확장하여 주세요

〈고양이들의 아파트〉


동물권에 관한 목소리는 예전부터 지속되어왔고, 그 울림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비건을 향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기후문제 뿐만 아니라 동물권을 위해 비건 지향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동물권에 관한 담론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기 전까지 동물들의 ‘거주’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아왔다. 비건을 지향하고 동물성 제품을 지양하고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매달 구매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어디에 있기를 바랄지 궁금해 한 일이 없었다. 그러니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묻고자 한 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도 못 한 그 질문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둔촌주공아파트 재개발지역 고양이들의 이주대책을 고민하는 모임, '둔촌냥이'다. 둔촌1동의 고양이들은 개체수가 250마리에 달한다. 둔촌냥이에서는 개체수를 파악하고, TNR 활동을 행하며 임시 보호와 입양을 반복적으로 진행한다. 고양이에게는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기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내내 둔촌냥이 사람들은 스스로 묻는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들이 정말 이주를 원할까. 내가아닌 다른 존재의 행복을 우선에 두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존재가 언어로 소통할 수 없는 비인간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단순히 귀엽고 작은 모양새라서가 아니라, 고양이도 지구공동체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그들의 안녕과 행복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그들이 애완(愛玩)에서 벗어나 반려(伴侶)로 자리 잡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여전히 동물을 개인의 소유로 다루고 여기는 마음들이 너무나 많다. 둔촌냥이들에게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물어보지 못했듯이 어떤 동물도 인간의 반려가 되겠다는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 인간은 계속해서 반려되기를 강제한다. 귀여움이 세상과 나를 구원한다는 이유로. 나는 묻고 싶다. 인간에게 느끼는 염증을 비인간으로 해소하고 그 사랑으로 충족할 수 있을까? 그 충족이 온전한 것일까?


사람들은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고 외치며 동물을 끌어안는데 그렇게 해서 구해지는 것은 인간의 세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귀여움으로 동물의 세상까지 구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는 것이 아닌가. 인간의 세상은 계속해서 구원받고 그들의 세상은 구원되지 않는 끈질긴 순환이다. 이렇게 기울어진 구원은 과연 지속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구에는 주류가 없다. 동시에 비주류도 없다. 지구는 공동체다.


영화 속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은 동물보호를 하면 안 돼요.”


어떤 존재를 혐오하면서 동시에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게 진정으로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불가능하다 답할 것이다. 나를 사랑해야 너를 사랑할 수 있고, 너를 사랑해야 우리를 사랑할 수 있다. 우리는 확장해내야 한다. 사랑할 수 있는 반경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인디즈 이예본
고양이들의 아파트(감독 정재은)

다큐멘터리|88분|전체관람가

서울 동쪽 끝, 거대한 아파트 단지. 그곳은 오래도록 고양이들과 사람들이 함께 마음껏 뛰놀고 사랑과 기쁨을 주었던 모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을 앞두고 곧 철거될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어보고 싶어요.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고양이들과 사람들의 행복한 작별을 위한 
아름다운 분투가 시작된다!

고양이 + 아파트 = 정재은 감독?! 😺
정재은 감독의 전작을 알고 계셨다면, <고양이들의 아파트>라는 제목을 보고 조금 흠칫 놀라셨을지도 모르겠어요. "고양이에 아파트까지? 총집합이군!" 
그도 그럴 게, 정재은 감독의 전작은 배두나, 이요원 배우가 주연이었던 <고양이를 부탁해> 그리고 건축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 <아파트 생태계>거든요🤭 이쯤되면 정재은 감독님에겐 고양이와 아파트가 주요 키워드라고 해도 되겠죠? 정재은 감독의 전작들을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고양이를 부탁해|2001년|110분|극영화

태희와 혜주, 지영, 쌍둥이 비류와 온조는 단짝 여고시절을 보내고 사회에 나간 다섯 친구들이다. 하릴없이 집안일을 돕는 태희와 서울 증권회사에서 성공을 꿈꾸는 야심찬 혜주,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되고 싶지만 가난 때문에 좌절하고 마는 지영, 액세서리 노점을 하는 쌍둥이 자매는 모두 스무 살이라는 인생의 과도기를 통과한다. 어느 날 지영이 길 잃은 새끼 고양이 티티를 만남면서 스무 살 그녀들의 삶에 고양이 한 마리가 끼어들게 된다.

말하는 건축가|2012년|95분|다큐멘터리

건축가 정기용은 대장암 판정 후, 자신의 건축세계를 담은 일민미술관 전시회 및 후배양성에 여전히 바쁘기 그지 없다. 무주공공프로젝트, 기적의 도서관 등 나눔의 미덕을 아는 공공건축의 대가이자 건축계의 이단아 故정기용은 마지막까지 사람과 자연을 향하는 건축을 알리고자 하지만, 시간은 얼마 남지 않는데…

말하는 건축 시티:홀|2013년|103분|다큐멘터리

서울시 신청사’ 컨셉 디자인의 최종 당선자인 건축가 유걸은 설계와 시공과정에서 제외된 채 신청사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는 유걸을 총괄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준공을 앞둔 신청사의 디자인 감리를 요청한다. 너무 늦은 합류였다.
서울시 신청사 완공까지 7년, 아무도 몰랐던 숨겨진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파트 생태계|2017년|80분|다큐멘터리

서울을 일군 1세대 도시학자부터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아파트 키드세대까지 아파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자 했다. 거기에는 좋은 기억과 다가오는 불안, 불편함과 부쩍 자란 나무들의 시간이 있었다. 아파트가 빨리 재건축되기를 원해서 일부러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는 이야기가 가장 슬펐다. 그러니깐 한국에서 아파트 콘크리트의 생애주기는 기껏해야 30~40년인 것이다.

🎊축)) 인디즈 100호 발행  ((하🎊
님! 인디즈 큐가 드디어 100호를 맞이했어요! 오늘은 맘껏 자축해도 되겠죠?🎉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정말 뜻깊은데요. 100호에 함께해주신 님, 정말 감사드려요 (*ˊᵕˋo💐o
지난 주, 100호를 앞두고 인디즈 큐를 누군가에게 추천한다고 생각하면서 소갯말을 남겨달라는 부탁을 드렸죠. 혹시라도 하실 말씀이 없을까봐 떨리기도 했는데요😖 인디씨커들이 남겨준 다정한 말들에 눈물이 찔끔 났답니다💧 혹시 깜빡하셨다면, 내일까지 추천사를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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