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토당토않는 계엄포고령이 발동되었는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보수우파의 규탄과 항의는 없었다. 이른바 자칭 애국보수 단체들은 오히려 탄핵반대 집회에 동원령을 내리고 몰려다니는 행태를 보였다. 보수를 자처하는 진영에서는 몇몇 언론인들만이 비상계엄을 비판하고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이들의 단호하고 일관된 주장이 반갑고 고마웠던 것은 역설적으로 그런 보수우파의 목소리가 너무도 적었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직된 경제단체들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철저히 침묵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다. 정작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던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이들 모두 사후적 우려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헌재의 파면 선고가 있었던 지난 4일에 와서야 입장문을 냈을 뿐이다.
📌 네덜란드 노동재단은 1940년 5월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했을 때 노동조합과 경영계 지도자들이 지하 비밀조직을 함께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상당수 노조 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이 수용소로 끌려가야 했지만, 강제수용소로 붙잡혀가지 않았던 이들이 노사 공동의 비밀회합을 지하조직 형태로 조직했다고 한다.
📌 어쩌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나라에서 진보와 보수, 노와 사가 좌우를 막론하고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는 세력에 함께 맞서 위기를 극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 경제단체들이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라는 뜻이 아니다. 비상계엄과 같은 위험한 시도가 있었을 때 이런 행위가 기업과 경제 전체에 매우 해롭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공동체 전체를 위해 기업의 이익을 거론할 수도 있구나 하고 느꼈을 것이다. 노동계를 만나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보자고 손을 내밀기라도 했으면 ‘노사협력’이라는 단어를 진지한 의미로 생각해봤을 것이다.
📌 광화문과 여의도, 용산의 광장과 거리에 다행스럽게도 평화가 다시 찾아 온 지금, 보수우파와 경제단체들은 자신들이 누리게 될 이 익숙한 평화가 실은 거대한 사회적 채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