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623년 전 죽었던 아테네 출신 역사가 투키디데스를 아세요? 그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세계사 교과서를 통해 배우신 분이 많을 겁니다. 스파르타가 맹주였던 펠로폰네소스 동맹과 아테네가 주도한 델로스 동맹이 벌인 고대 ‘국제전’을 다룬 책입니다. 전쟁의 승자는 스파르타 쪽이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투키디데스는 이렇게 썼습니다. “아테네 세력의 성장으로 라케다이몬(스파르타)에서 고양된 경각심이 전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충돌에 주목한 앨리슨은 빠르게 부상하는 세력이 기존 지배권력을 위협하거나 교체하려고 할 때 벌어지는 현상을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패권국과 도전국이 전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덫을 말합니다. 지난 500년간 전 세계에서 16번의 패권국과 도전국의 충돌이 있었고 12번이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뒤 78년 동안 강대국끼리 전쟁이 없는 시기를 그는 ‘이례적 평화’라고 말합니다. 미-소 간 냉전이 끝나고 이후 도래된 미국 중심 일극 체제도 이제 중국의 부상으로 깨졌습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의 말을 빌려 “미국이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합니다. 공중, 지상, 해상, 사이버 공간에서 도전국 중국과 사활적 경쟁이 시작됐다는 뜻입니다.
패권 각축을 벌이는 미-중이 ‘16번 중 12번’의 전철을 밟을까요? 앨리슨은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전쟁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 보인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