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1 채널 관리를 하는 닥터튜브입니다.

<유튜브 클리닉>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책을 낸 이유는, 5년 전에 크리에이터 분들이 물어보는 질문과, 지금 물어보는 질문이 똑같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물어보신다는 것은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라는 뜻이고, 카테고리 불문하고 질문이 똑같다는 것은, 여전히 공통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책의 구성은 심플합니다. '문제점 ➡ 해결 방안'입니다.

저는 CJ ENM DIA TV에 근무했고, 크리에이터 채널 매니지먼트와 비즈니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 '중장년층이 유튜브에 언젠가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 트로트 가수분들을 대상으로 파트너십을 진행하였고, 이때부터 임영웅 님의 채널을 매니지먼트 했어요. <미스터트롯(2020)>이후엔 임영웅 님, 정동원 군, 이찬원 님, 장민호 님 채널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습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콘텐츠 1편을 제작하기 위해선,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것을요.

이렇게 온 힘을 다해 일구어나간 유튜브 채널,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독자 수에 비해 평균 조회수가 계속해서 안 나오고, 결국엔 구독자수 감소로까지 이어지죠.

그럼 왜 유튜브 채널이 죽는 것일까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죽는 게 아닙니다. 플랫폼과 콘텐츠, 비즈니스, 그리고 멘탈 케어 관점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죽는 겁니다.

플랫폼 관점을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보통 유튜브를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표현하죠. 이는 틀린 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서, 시청자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해야' 성공하는 것입니다.
콘텐츠의 성패는 제작자(크리에이터)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청자가 결정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여러 책 들이나 강의에서 '유튜브 성공 비법이나 법칙'들을 이야기해도, 막상 적용하면 별다른 효과가 없는 이유죠.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시청자'가 아닌, '제작자'에 초점을 두었으니까요. 기획안 백날 써도 소용없습니다. 어차피 선택은 '시청자의 몫'이니까요.

그럼 시청자가 영상을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요? 재미있거나, 유익하거나. 무조건 이 둘 중 하나입니다. 시청자가 유튜브를 보는 이유는 '재미' 또는 '정보'입니다. 조회수가 안 나온다면, 먼저 떠올리셔야 될 질문은 이것입니다.

"내 영상이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가 없나? "

혹은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가?"

(그래서 브랜드 채널들이 대부분 죽어 있는 이유입니다. 시청자에게 재미 또는 정보를 주지 않고, 브랜드 홍보 영상만 계속 제작하니까요)

그럼 왜 시청자가 중요할까요?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일까요?

유튜브는 '관심 경제'의 산물입니다. 시청자에게 광고를 노출해서 구글이 돈을 버는 것이에요. 유튜브 영상 앞이나 중간에 뜨는 광고들이요.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에서 '평균 시청 지속 시간'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구글은 시청자들에게 광고를 많이 노출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버니까요. 그래서 유튜브 알고리즘은 시청자가 이탈하는 순간 마이너스가 되고, 오래 볼수록 플러스가 되는 것이에요. 알고리즘은 이것만 기억하시며 끝나요.

'시청 완료율'

유튜브 스튜디오에는 '평균 조회율'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걸 그냥 '시청 완료율'로 바꿔서 생각하셔요. 10분짜리 영상의 평균 조회율이 30% 면, 시청자들이 평균적으로 본 시청 시간은 3분이라는 뜻입니다. 유튜브 스튜디오는 '평균 조회율 시청 완료율'로 바꿔 보시면 훨씬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젠 유튜브 플랫폼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셔야 합니다. 구글이 돈을 벌게 해줘야(=시청자들이 '내 영상'에 체류하는 시간을 늘려야), '내 채널'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즉, 반대로 죽은 채널들은 구글에게 돈이 안 되는 채널이라는 뜻이니, 구글 입장에서 죽은 채널을 살려줄 이유가 없고, 실제로 살리기 매우 힘듭니다.
이와 같이, 유튜브에 대해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여전히 평균 조회수 대신 구독자 수에 목 매거나, 신규 콘텐츠 소재를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사실은 내 주변에 포진해있다거나, 장기전인 유튜브에 맞지 않게 퀄리티를 강조하거나, 유튜브 스튜디오의 데이터들을 잘 모르거나, 혹은 유튜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어디서 찾을지 모르거나 등 너무 많습니다. 항상 카테고리 불문하고,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던 질문들이기도 하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크리에이터 스스로, 채널 관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운영하는 채널을 혼자 점검하지 못하셔요.

일단 지금 운영하시고 있는 채널부터 '한 줄 요약' 해보세요. 0.1초 만에 바로 '한 줄'이 튀어나오면, 잘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음...?'이라는 느낌부터 들면, 채널에 대한 방향성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본인도 '한 줄 요약'이 안 되는데, 시청자는 할 수 있을까요? 이 경쟁자가 넘치는 레드 오션인 유튜브에서요? 바로 잊히는 것입니다.

그럼 시청자에게 '내 채널'이 각인되면 끝일까요? 아닙니다. 무조건 '이미지 소진' 순간은 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질렸다는 뜻입니다. 작품이 있을 때마다, 혹은 신곡 발매 시에만 대중들 앞에 서는 연예인과 달리, 크리에이터는 매주 노출됩니다. 쇼츠로 인해, 더 자주 노출되고요. 그만큼 크리에이터는 이미지 소비가 빠른 것입니다.
그래서 '신규 콘텐츠 기획'이 필요한 것이고, 이를 위해선 일종의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타깃의 이미지화, 다른 채널을 참고하는 방법, 유튜브의 신기능으로 역추적하기, 트렌드는 일단 내실부터 다지고 시작하기 등이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하셔도, 아이러니한 점이 발생합니다.

크리에이터의 핵심 역량은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인데, 어찌 됐었든 간에, 콘텐츠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시청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뉴스레터에서 누누이 말씀드렸던, '시청자들과 반드시 관계를 쌓으셔야 된다'라는 것도, 이 이유에서입니다.

시청자가 아닌, 찐팬이 된다면 콘텐츠의 내용이 중요할까요? 크리에이터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콘텐츠 소재 고갈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고요.

플랫폼과 콘텐츠, 혹은 관계만 잘 다져나가면 될까요? 아닙니다. 비즈니스도 빠삭하게 아셔야 합니다. 비즈니스는 매우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회사 내엔 '영업 사원'이라는 직책이 있을 만큼, '광고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해요.

근데 크리에이터 분들은 광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니,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하다가, 그동안 이룬 것들에 대해 제값도 받지 못하거나, 채널 이미지랑 안 어울리는 광고를 해서 채널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전히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광고를 진행하다가 피 보는 분들이 많고, 본인이 팔고 있는 '광고 상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파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는 캠페인도 많고, 사고가 나는 건들도 종종 있고요.

카테고리 불문하고, 많은 크리에이터 분들이 문제가 터졌던 상황들을, 책에 '상품별 체크 리스트'로 정리해 놓기도 했습니다.

반드시 아셔야 할 사실은, 기본적으로 유튜브 시청자들은 '광고 거부감'이 있어요. 2020년에 미드롤 광고 도입만 아니라, 최근 TV 광고 형태의 도입(건너뛸 수 없는 30초 광고)도 반발이 심했죠. 크리에이터 채널에서 조회수가 안 나온 게 있다면, 대부분 광고 영상이고요. 당연합니다. 시청자가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 이유는 '재미' 또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니까요. 
(그만큼 광고 영상을 콘텐츠화 시키는 크리에이터 분들은, 매우 드물다는 뜻이고, 이런 채널일수록 구독자 수에 상관없이 광고가 몰립니다.)
즉, 대부분의 크리에이터 분들은 광고를 1번 하실 때마다 채널을 조금씩 죽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고를 하실 때 내 채널의 이미지에 맞게 브랜드와 제품군을 신중히 고르셔야 되고,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만큼 잘 녹이셔야 합니다. 특정 제품군의 광고를 하시면, 비슷한 제품군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추가로 생각해 보셔야 할 것이, 크리에이터가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브랜디드 콘텐츠(브랜드 콜라보 상품)'에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노력하시면 10개가 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핵심은 '영업력'입니다. 당연히 이를 위해선 본인이 팔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테고,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야 하며, 어떻게 팔면 단골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겠죠. 이를 위한 것이 4장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멘탈 케어'입니다. '유튜브 채널 관리'라는 업종은 엄연히, 매니지먼트 영역입니다. 슬럼프에 빠지는 순간, 회복하는 데 오래 걸렸던 경험도 있으실 거예요. 그리고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데이터들을 봐야 하긴 하는데, 이건 따지고 보면 '성적표'에요. 조회수의 등락에 따라 '나'의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외에도, 문제 터졌을 때 사과문을 어떻게 쓸지도 매우 중요한 영역이고요. Risk를 관리하는 것은, 매니지먼트의 핵심 역량 중 하나입니다.
결국 크리에이터 스스로 멘탈 케어를 잘 하지 못하면, 이건 고스란히 영상에 드러나고, 채널이 죽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크리에이터 분들께 꼭 해드린 이야기가 있어요.

"유튜브 채널은 절대 종착지가 아닙니다."

유튜브 채널은 '홍보 수단'일 뿐입니다. 채널이 살아있을 때, 무조건 넥스트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평생 유튜브만 하고 살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어느 누구나 이미지 소진의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그러니 채널이 살아있을 때, 시청자와의 끈끈한 관계를 쌓아, 찐팬으로 만들고, 이들과 함께 '찐팬 비즈니스'를 하는 것입니다. 즉,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게 사업일 수도 있고, 제작사일 수도 있고, 음식점일 수도 있고, TV 리포터일 수도 있겠죠.

느낌이 안 온다면, '채널이 죽고 난 뒤'를 상상해 보셔요. K-직장인으로 사는 것은 쉽지 않고, 한 달 고생해서 받는 월급은, 이전 채널이 살아있을 때의 조회수 수익이나 광고비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전체적인 책의 내용입니다. 카테고리 상관없이 크리에이터 분들이 공통적으로 겪었던 문제점을 챕터별로 넣어놓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작성했습니다.
퇴사를 하고 보니 알게 됐습니다. 5년 전과 똑같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산재되어 있었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름지기 사업자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니까요.

다만 저는 일개 개인이고, 그동안 SNS도 하지 않아서, 이를 전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모든 크리에이터 분들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그래서 책을 썼습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도 비슷합니다. '콘텐츠 소재 고갈'은 카테고리 불문하고,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자 문제이고, 조금이라도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그러다가 최근엔, 책에 있는 내용을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조금씩 풀어나갔고요.
언젠간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이 업계를 떠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몇 년째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풀고 떠나고 싶긴 합니다. 이게 MCN에서 근무했을 때 저에게, 각자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 크리에이터 분들에 대한 의무라 생각합니다.

11월 30일 목요일날, 홍대 카페에서 북토크를 합니다.  오시면, 유튜브에 관해 궁금하셨던 부분들도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채널 운영하시느라 늘 고생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주힘찬 드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수신 거부 버튼을 클릭 부탁드립니다 :)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