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26
1인 가구가 잘 먹고 잘 사는 그날까지! 

혼놀님, 잘 지내셨나요? 
2주 만에 뉴스레터를 쓰려니 어딘지, 조금, 어색하네요. :) 🍃

지난주 가뿐이는 스스로에게 휴가를 줬어요. 어디 가지는 못하고 뉴스레터를 안 만드는 1주일을 보냈어요. 항상 레터 이미지를 제작하던 일요일에는 실리콘밸리를 다룬 <언캐니밸리>를 읽었고, 마감에 치이던 목요일 밤에는 옛날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봤어요. 우와, 그런데 금요일 낮 12시가 됐는데 어딘가 허전한 거예요. 

"아, 뉴스레터 예약 발송해야 할 것 같은데....
테스트 디자인 확인하고 오타 검수도 해얄 거 같은데...💦
마트 전단 뒤져야 할 시간인데..."

이래서 루틴이 중요하구나 느꼈답니다. 처음에는 힘들고 귀찮지만, 꾸준히 한땀한땀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게 자연스런 습관이 되고 뭔가가 완성되어 있잖아요? 
아침저녁 찬바람에 슬슬 기력도 떨어지고 몸은 겨울잠💤 잘 준비를 하고 있지만요. 2021년에 하려던 일 가운데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하나씩 해보자구요. 
오늘 뉴스레터도 이런 루틴 중 하나를 소개하려 해요. 바로...

도시락 싸기! 🍎


Q: 아침에 나갈 준비하기도 바쁜데, 도시락?😦(찌릿)
A: ...잠깐만요, 전날 저녁에 준비하면 돼요!

가뿐이는 외식야식을 달고 살다 몇 년 전 역류성식도염으로 크게 고생한 적 있어요. 무려 두 달 동안 커피와 맥주, 그리고 각종 튀김류, 국물류, 고춧가루 투여 음식을 금지당했던 아픈 기억이에요. (사람이 사는 게..사는 것 같지 않았어요. 엄청나게 건강해졌지만 성질도 나빠졌다는 부작용!)

그 두 달 동안 가뿐이는 도시락을 싸 갖고 다녔어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회사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건 샌드위치랑 죽 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도시락을 싸니 신세계인 거예요.  


   1. 식비가 절약됨. (기본 기대 효과. 두말하면 잔소리)
   2. 과일, 채소 등 식재료를 다 못 먹고 버리는 빈도가 줄어듦. (도시락에 넣으니 식재료 소진이 빨라짐) 
   3. 배 부를 때까지 먹던 습관 개선. (사실 외식 메뉴들은 양이 많죠...)
   4. 본부장님, 팀장님과 겸상하는 일이 줄어듦. (부수적 효과, 그러나 가장 중요💥)


그래서 역류성식도염에서 벗어난 다음에도 가끔씩 도시락을 쌌답니다. 외식은 맛도 있고 간편하지만 모든 식사를 외식으로 때울 수는 없잖아요. 강한 양념자극적인 맛이 문제인데다 채소와 과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먹고 나면 배는 부른데 어딘지 불편한 경우가 많죠. 

그러다 6개월 전부터 가뿐이는 다시 바짝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답니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인데요. 피자를 먹으러 갔다가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으니 PCR 검사를 하라는 문자를 받은 이후에는 가급적 사람이 많은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점심시간은 정해져 있고 모두들 그 시간에 식사를 해야 하니, 점심 무렵 식당은 항상 인파로 넘치기 일쑤죠. 그래서 최근에는 일주일에 최소한 4일은 꼭 도시락을 쌌어요. 너무 힘들 때는 컵라면, 햇반, 참치캔이라는 치트키를 쓰기도 했지만, 아무튼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짜짠, 그러면 가뿐이가 그동안 준비했던 도시락 10개를 공개할께요!

하나 만들어서 두 끼!
: 전날 저녁밥 활용 도시락
가뿐이는 요리할 때마다 2인 가구면 얼마나 좋을까 한숨을 쉬곤 해요. 사실 1인분을 준비하건 2인분을 준비하건 재료비 차이가 얼마 안 나는데다 요리에 드는 공력은 동일하거든요. 그러다 문득 깨달음을 얻었어요.

"저녁에 2인분을 만들어서 반만 먹고 
나머지 반은 다음날 도시락으로 싸면 되잖아?"

이렇게 준비할 때는 다음날 먹어도 괜찮을 메뉴를 선택해야 돼요. 냉장고에 보관했다 데워도 맛이 괜찮은 파스타나 볶음밥, 그리고 좀 차가와도 먹을만 한 제육볶음 같은 것들이죠.


옥수수 파스타 & 피자에 딸려온 피클
한때 트위터를 지배했던 연두 넣은 옥수수 파스타예요.(레시피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전날 저녁에 넉넉하게 만들고 반을 다음날 도시락으로 쌌어요. 먹다 느끼할 것 같아 피자에 딸려 온 피클도 함께 넣었어요. 날씨가 좋아서 공원 벤치에 나와 먹었는데 꿀맛이었던 기억!

매운돼지불고기 & 깻잎순 & 포장김
전날 저녁에 맥주와 함께 먹으려고 돼지불고기를 만들었어요. 그 중 일부를 다음날 도시락으로 싸면서 깻잎순을 곁들여 뭔가 영양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어요. 깻잎순은 일반 깻잎보다 크기는 작은데 향이 훨씬 강하고 냉장고 속에서 오래 살아남아 가뿐이가 좋아하는 채소예요.

올리브 토마토 또띠아 피자
네...가끔 가뿐이는 트위터에서 본 요리를 만들어볼 때가 있어요. 이건 또띠아 위에 토마토 케첩을 바른 다음 방울토마토와 블랙올리브를 얹고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간단피자랍니다. 하는 김에 여러개 만들어 다음날 도시락으로 가져갔어요. 주위 사람들이 신기해하더라구요.
의외로 쉽고 뿌듯함은 덤! 
: 샐러드 도시락
냉장고 속 채소가 시들어 심란하다고요?  1인 가구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죠. 보통 2~3일 지나면 슬슬 물러지기 시작해요. 그렇다면 샐러드 도시락으로 채소를 빠르게 소진해 재고가 남지 않도록 하면 어떨까요?. 
도시락을 쌀 때 채소에 바로 드레싱을 올리면 드레싱 때문에 물컹해져 맛이 없어요. 드레싱은 별도의 밀폐용기에 담아 가져가요. 혹시 회사 탕비실에 냉장고가 있다면 드레싱을 한 병 넣어두고 점심 때마다 사용하면 됩니다. 


페타치즈 토마토 샐러드 & 이케아 크래커
페타치즈를 샐러드 위에 얹어 도시락을 쌌어요. 치즈 자체가 짭짤하기 때문에 드레싱이 필요없어요. 호밀 크래커는 이케아 푸드 코너에서 구입했는데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져요. (이 도시락 보고 다들 어디서 사왔냐고 물어봐서 으쓱했던 기억!)

블루베리 베이글 & 로메인 건포도 샐러드
로메인에 건포도만 넣어 도시락을 쌌어요. 위에 올린 드레싱은 회사 냉장고에 보관했던 거고 먹기 전에 뿌렸어요. 홈플러스 베이글을 잘라 가져갔는데, 저 상태로 전자렌지에 30초 돌리니 말랑하고 맛있었답니다. 단백질 보충용으로 요거트를 곁들였어요.

양이 많아도, 남아도 괜찮아!
배달음식 신공 도시락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시켜먹는 치킨, 닭강정, 너겟, 핑거휠레....1인분씩 소량으로 팔지 않으니 항상 한 박스 시켜서 먹다가 냉동실 속에서 화석이 되곤 하는데요. 사실 도시락 반찬으로도 그만이랍니다. 물론 닭발, 떡볶이, 마라탕 같이 식으면 급격하게 맛이 없어지는 배달음식은 적당하지 않아요.


핑거휠레 & 루꼴라 샐러드
핑거휠레나 너겟은 맥주랑 먹으면 제일 맛나죠. 하지만 식어도 먹을만 해서 도시락 쌀 때 자주 활용했어요. 여기에도 이케아 호밀 크래커가 등장해요.  

매운닭강정 & 깻잎
닭강정 역시 맥주 안주로 자주 사먹었는데, 문제는 강렬한 양념 때문에 많이 못 먹고 꼭 남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 매운맛이 밥도둑이라 도시락 반찬으로 그만! 깻잎하고도 잘 어울려요. 스텐리스 머그에는 티백 보리차나 옥수수차를 우려서 따뜻하게 곁들여요.


이도저도 귀찮은 날...
마트표 인스턴트 도시락
도시락을 싸다 보면 힘들 때도 있어요. 특히 저녁에 요리를 하지 않아 딱히 도시락에 넣을 것이 없는 경우. 그래도 사람들로 넘쳐나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은 당분간 피하고 있어서, 이럴 때는 인스턴트 음식을 이용했어요. 햇반+참치캔+봉지김 조합은 진리죠! 즉석죽이나 레토르트 카레도 나쁘지 않았어요.


레토르트 카레 & 현미밥 & 채소
가뿐이가 자주 먹는 티아시아 커리 도시락이에요. 이것 말고도 클래식한 오뚜기 3분 카레, 채식카레로 알려진 채담카레도 괜찮았어요. 커리만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도시락으로 싸간 밥 위에 부으면 끝! 이것 하나만 먹으면 식감이 별로이니 오이, 당근, 양배추를 썰어서 같이 가져가면 좋아요. 커리 맛이 강해서 드레싱 필요 없어요.   

생크림 카스테라 & 민트티
스트레스 쌓이고 입맛도 없는 날, 특히 야근한 다음 날 자주 준비한 도시락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생크림 카스테라나 티라미수에 화한 민트티를 곁들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남들이 밥을 먹을 때 나 혼자 케이크를 먹는다는 거예요!

NG! 냉동 도시락
마켓컬리 후기를 보고 덥석 구입한 냉동 도시락이에요. 남들이 10개 사서 냉동실에 넣고 하나씩 데워먹는다길래, 그럭저럭 괜찮은 맛이라길래, 딱 두개만 사봤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전자렌지에 데워 한입 맛본 순간, "아니, 이거 이상한 기내식 맛인데?" 싶었어요. 다시는 시도하고 싶지 않은 그 맛.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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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이의 도시락,
어떠셨나요?
기대보다 별 거 없는😊 도시락이죠. 네, 맞습니다! 
가뿐이는 도시락을 '잘' 싸는 것 보다 '꾸준히' 싸는 것을 목표로 하고 도시락을 매뉴얼화 했어요. 메인 반찬 1가지, 생채소나 피클류 1가지, 요거트나 치즈 등 단백질 아이템 1가지로 구성된 단출한 매뉴얼이에요.

이렇게 도시락을 쌌을 때의 장점이 또 한가지 있는데요.
바로 저녁에 치킨이나 피자를 먹어도 속이 덜 부대낀다는 거예요. 이미 한 끼를 심플하고 간단하게 먹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직접 6개월 동안 루틴을 해보니 괜찮았던 결과! 

나만의 도시락 루틴, 강추합니다!


도시락 101
(좀비처럼 피곤한 직장인도 가능!)

   1. 반찬은 1~2가지만 도시락에 넣어요. 대신 잎채소를 꼭 곁들여요. 
   5첩 반찬을 다양하게 싸는 것도 좋지만 그건 에너지가 남아돌 때 하기로 해요.

   2. 사무실이나 공용 공간에 있는 전자렌지와 냉장고를 적극 활용해요. 
   도시락 아이템이 확장됩니다. 

   3. 예쁘게 싸려고 애쓰지 말아요. 
   특히 인스타그램에 나도는 사진들 보고 따라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요. 그래야 지치지 않고 꾸준히 쌀 수 있어요. 위의 가뿐이 도시락을 보시면, 그닥 아름답지는 않잖아요? (훌쩍)

   4. 햇반, 즉석국, 1회용 국, 참치캔, 티백 보리차 같은 치트키를 활용해요. 
   아이템의 도움을 받으면 도시락 싸기 편해져요.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싶지만 제가 직접....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주목할 만한 세일 정보를 찾아드려요! 
(주의: 마트 지점에 따라 판매 안 할 수도 있고, 빠르게 품절 될 수 있어요)

이마트에서 연휴를 맞아 10월 2일(토)부터 대대적 할인을 합니다. 일단 컵라면 2+1이 맘에 들고요. 달걀 30개 한 판 4,396원이라는 보기 드문 할인가도 눈에 띄네요. 무엇보다 송탄식부대찌개 밀키트를 40% 할인해서 5,988원에 판매하는데 저의 강추 아이템입니다. 밖에서 사먹는 부대찌개 만큼 진하고 매콤한 맛! 온라인에서 품절일 수 있으니 오픈 시간에 맞춰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추천합니다. 아래 전단은 스마트폰에서 안 보일 있으니 PC에서 열어주세요. 


요플레는 신기한 맛(?)을 자주 내놔서 요거트 마니아들을 현혹시키곤 하는데요. 그동안 제가 구입했던 것만 나열해봐도 망고스틴, 패션푸르트, 체리, 유자 등등이 있죠.(광고 아님, 저 회사와 무관한 1인임) 이중에서 패션푸르트는 동남아 여행가고 싶을 때마다 종종 사먹기도 했어요. 이번에 살구와 샤인머스켓을 출시했는데 샤인머스켓은 롯데마트에서 먼저 판매하는 것 같아요. 지점에 따라 입고를 안한 곳도 있으니 온라인몰에서는 배송 매장을 바꿔 가며 찾아보세요.

1인 가구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어요.

그동안 1인 가구는 청약 자격 자체가 부여되지 않아 내집 마련이 매우 힘들었는데요. 얼마 전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가 약간 개편되면서 참여가 조금(?) 가능해졌어요. 1인 가구 눈높이에서 개편 제도를 분석한 글을 찾다가 발견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결국 이번 개편은 1인 가구이면서 소득이 다소 높은 사람, 그리고 무자녀 신혼부부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것이네요. 


서울시 마포구에 거주하면서 1인 가구, 39세 이하라면 마포 청년 지원 프로젝트에 꼭 참여해보세요. AI스피커, 따릉이 정기권 같은 생활 편의 용품 지원, 정리전문가가 출장 서비스를 나와 집 정리를 알려주는 공간 정리 지원, 1인 여성 가구 집 수리 지원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어요. 10월 12일까지. 서울시의 한 자치구 프로그램을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요, 우리 자치구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해보자고 제안을 해보자는 요지입니다. 마포구 거주 청년들 넘나 부럽네요.

지난 호에선...
 
혼자놀기 대백과사전의 뉴스레터 속 인기 코너로 '집이 좁으면 넓히면 되지'가 있는데요. (저 혼자 꾸준히 인기 코너라고 우기고 있음).😍 지난 호에서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을 소개했어요. 
부담없이 방문해서 원하는 만화책, 심지어 절판된 만화책까지 무료로 볼 수 있는 곳! 애니메이션 DVD를 엄청나게 갖춘 곳! 근처에 남산이 있어 산책까지 가능한 곳! 연휴를 맞아 심심하신 분들, 아래 링크 누르고 구경해보세요. 

혼자놀기 대백과사전 어땠나요? 
피드백 주시면 더 힘내서 만들거예요!
매주 금요일 낮 12시, 
1인 가구를 위해
잘 먹고 잘 사는 꿀팁을 보내드립니다.

서울시 마포구 신촌로2길 19 플랫폼P 3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