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Chris.  
MOONSHOT  

유부혁입니다.

가족과 제주에 있습니다. 장맛비 예보에 걱정이 됐지만 감사하게도 햇살이 눈부시네요. 예기치 않음이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기자가 되고 첫 출장의 주제가 ESG였습니다. 당시 LG와 LS, KT가 제주에 만든 스마트그리드 단지를 취재했죠.(실증단지는 2016년 폐관됐습니다.) UN보고서 'Who Cares Wins(배려하는 자가 이긴다)'를 통해 퍼지기 시작한 ESG. S와 G는 잘 몰라도 E는 대부분 알고 있었습니다. 보고서에서 말하는 지속가능을 위해선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 여겼으니까요. 기업 활동과 제품을 설명할 때 '친환경'은 필수였습니다.  

[권영석 ESG표준원 대표는 “ESG 경영은 명확한 분기점에 진입했다. 규제는 실제로 시행 중이고, 기업은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했다. 한국 재계도 변화 흐름에 올라탔다. 당장 ESG 보고서를 발간한 국내 상장사 비율은 2022년 30% 수준에서 2025년엔 60%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ESG KOREA 100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5월에 발표한 FORTUNE KOREA 500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ESG의 등장 이후 20여 년이 지났고 G를 주목합니다. ESG의 핵심은 ‘거버넌스(G)’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G에 따라 E와 S의 속도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죠.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형식적인 지배 구조 개편 외에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ESG를 단순히 '요건' 정도로 생각하고 '비용'으로 생각하는 경영자도 많습니다. 대내외 여러 환경 속에서 '버텨야'하는 기업들이니까요. 기업들의 ESG 성과에 대해 시장의 신뢰가 두텁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GSE나 GES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나?’란 생각을 기자들과 나누었습니다. 기업 평가와 분석은 ESG표준원(대표 권영석)이 함께 했습니다. 
[실적이 뛰어난 대기업일수록 ESG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일부 기업은 그렇지 않았다. 1위 기업 삼성전자의 ESG 환상점수는 83.3점. ESG KOREA 100기업의 평균 점수인 84.5점보다 낮다]
[실적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ESG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른 기업이 몇몇 돋보였다. ESG가 자금력만큼이나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방증하는 예.]
새 정부가 들어서고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 3년 6개월 만입니다. 기업 가치의 핵심 중 하나가 '지속 가능성'입니다. 환경도, 사회도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결국 그 결정을 누가 어떻게 내리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코스피 5000을 목표한 새 정부와 기관들이 E.S.G를 각각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ESG KOREA 100 리스트 앞에 스페셜 인터뷰를 내세웠습니다. 윤관 블루런 벤처스 대표. 


그동안 LG그룹의 거버넌스에 주목했습니다. 구본무 회장에 이어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가 4대 회장에 오를 때 ‘장자 승계’가 유독 걸렸습니다.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2018년, 그룹의 시가 총액은 대한민국 2위. 구 회장의 ‘양자’ 구광모 상무는 ‘가족의 뜻’이란 이유로 구성원 약 22만 명,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계열사만 수십 개를 거느린 그룹의 총수가 됐습니다. 당시와 비교해 그룹의 시가총액은 2배 이상 늘었지만 순위는 2-3계단 내려갔습니다.

2018년 승계 당시 주주와 구성원, 재계와 정부 어디서도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습니다. 이후 가족 간 송사가 들려왔습니다. ‘파양’. 관계를 정리한다고 해서 이미 오른 회장직에서 쉬이 물러나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알 텐데 말입니다. ‘구본무 회장의 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구본무 회장의 영정을 들고 있고 구광모 회장이 이를 바라보고 서 있다.]

“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윤관 대표가 전한 구본무 회장의 생각입니다. 윤 대표는 구본무 회장의 장녀 구연경 씨의 남편입니다. LG 없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살아온 그의 투자 이야기와 함께 과거 구본무 회장의 리더십과 승계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정리했습니다. 윤관 대표는 "장자승계가 아니라 능력주의가 LG그룹 거버넌스의 본질"이라고 했습니다.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장대현 한국컴플라이언스아카데미 대표의 말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니다. 허술한 지배구조다. 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제도, 의사결정권이 일부에게 집중된 구조, 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사외이사 시스템. 지금까지 한국 기업이 보여온 지배구조 개선 약속은 수사에 그쳤다.” 


코스맥스에 이어 뷰티 ODM 시장을 이끄는 콜마의 창업주 윤동한 회장. 그가 2019년 아들에게 증여한 지분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들 윤상현 그룹 부회장과 딸 윤여원 비앤에이치 대표의 갈등에 개입한 방식입니다. ‘(증여 당시)회장님의 뜻’과 다르다는 거죠. 

MS 창업자로 만 70세인 빌 게이츠에겐 ‘MOONSHOT’이 있습니다. 지난 5월 자신의 남은 재산의 대부분인 1000억 달러를 또다시 기부했고 자선재단은 20년 안에 2000억 달러를 '어떻게든 잘' 소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금보다 빨리 자원을 흘러보내기 위해섭니다. 그의 MOONSHOT은 ‘빈곤과 질병 퇴치’입니다. 여전히 MS의 주요 주주인 그는 경영권은 행사하고 있지 않죠.


평생 기업을 일구고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들을 존경합니다.

우리 기업가들의 ‘MOONSHOT’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대한민국과 기업의 부흥을 기도드립니다.


Chris

at FORTUNE Korea 

chris@fortunekorea.co.kr / +82 10 7722 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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