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5.10.24 | 940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지난 6월 20일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의 작품. 이 작품의 예고편(트레일러)은 한달 전인 5월23일에 공개되었는데요. 사실 이 예고편을 볼때만해도 ‘K팝’ 인기에 올라탄 유치한 애니메이션일거라는 예상이 높았습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스트리밍 산업, 애니메이션 산업, 음악산업, IP 산업을 ‘영원히 바꿔놓을’ 역대급 작품임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미라클레터는 케데헌에 대한 저의 애정과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저의 사견을 뒤섞은 레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네줄 요약
  1. 케데헌은 넷플릭스를 바꿔놨습니다.
  2. 케데헌은 디즈니를 바꿔놓을 것입니다.
  3. 케데헌은 음악산업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4. 케데헌 테마파크 한국에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를 키운건 사실 넷플릭스! <제미나이로 편집>

"케데헌의 성공은
넷플릭스여서 가능"

한국시간으로 22일 넷플릭스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이 실적은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실적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실적은 매우 나빴습니다. 브라질 세무당국으로부터 6000억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영진들의 실적발표 자리에는 여러가지 희망적인 얘기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특히, K팝 데몬 헌터스라는 단어가 실적발표에서 11번이나 언급되었습니다. 아마도 오징어게임이후로 이렇게 넷플릭스의 실적발표에서 한 작품이 언급되는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특히 넷플릭스 경영진은 케데헌에 대해서 a smash hit(대 히트작), emblematic(상징적인), the cultural zeitgeist(문화적 시대정신)이라는 표현으로 찬사를 보냈어요. 


문화적 시대정신


넷플릭스 경영진들은 ‘케데헌’이 원래 계획대로 영화관에서 개봉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넷플릭스에서 개봉했기 때문에 성공을 거뒀다고 확신을 가지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케데헌이 성공을 거둔 과정과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고있는 것 같았어요. 테드 사란도스 CEO의 말입니다. 

“저희는 이 영화, 'K-POP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에서 먼저 공개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성공했다고 믿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사랑에 빠진 영화였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첫날이나 첫 주말에는 엄청나게 사랑받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반복해서 시청한 슈퍼팬들이 추천 엔진을 가동시켜, 영화를 사랑하게 된 더 많은 슈퍼팬들 앞에 영화를 놓이게 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반복 시청할 수 있도록 한 편의성과 가치, 그리고 소셜 미디어 피드에서 마침내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시청 방법을 추측할 필요가 없게 만든 배급의 보편성이 모두 'K-POP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데 기여했습니다. 넷플릭스에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추진력 얻었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노래를 배우고, 영화를 계속 반복해서 보며, 'K-POP 데몬 헌터스'에 관한 자신만의 게시물과 춤을 (소셜미디어에) 만들 수 있도록 (넷플릭스는) 허용했습니다.

2차 창작을 가지고 편집해 만든 3차 창작 콘텐츠. <Pranova 채널>

불붙은 케데헌 콘텐츠


넷플릭스의 설명에 따르면 케데헌이 성공한 것은 가장 먼저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인데요. 마케팅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케데헌을 사람들이 반복시청하면서, 더 많은 추천 알고리즘에 뜨게됐습니다. 근데 사실 추천 알고리즘에 뜨는 것은 유튜브도 잘하는 것이죠. 넷플릭스는 케데헌을 배경으로 하는 2차 창작을 허용해 줬습니다. 커버곡부터 시작해서, 안무를 따라하거나, 캐릭터를 가지고 2차 창작을 하는 것이죠. 실제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케데헌을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했고, 사람들이 이것을 찾아다니면서 보다보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조회수가 잘 나왔고, 조회수가 잘 나오다보니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케데헌을 가지고 영상을 만드는 선순환이 이뤄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춤과 음악이 나온다는 것에서 케데헌은 2차 콘텐츠를 만들 요소가 차고 넘쳤습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이런 2차 창작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엄청난 결단이었습니다.


IP를 고려하고 작품을 만들자

이런 유연한 IP 전략은 4개월이 지난 지금 엄청난 사업기회로 돌아왔는데요. 이미 한국에서 많은 케데헌 콜라보 상품들이 쏟아져나온 것처럼 전세계에서 이 IP를 라이선스로 하는 제품들이 나올 예정이에요. 


이날 넷플릭스는 마텔과 하스브로라는 양대 장난감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엄청난 발표를 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삼성과 LG와 동시에 콜라보를 한다고 해야할까요? 이번 할로윈에 개봉하는 케데헌 싱어롱 극장 상영은 주요 미국 극장체인들이 모두 참여합니다. IP가 가진 엄청난 힘이죠.


넷플릭스는 이미 몇년전 구독자 수 한계에 부딪혔어요. 이미 넷플릭스를 구독할만한 사람은 전부 구독하고 있죠. 그래서 구독료를 낮추고 광고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 넷플릭스는 막강한 IP를 확보하고 있어요.  


케데헌 이후 스트리밍 산업의 지형은 완전히 바뀔 것 같아요. 단순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상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 시킬 것인가. 어떻게 2차 창작 콘텐츠를 만들도록 만들 것인가. 그리고 이런 영향력을 바탕으로 어떻게 굿즈 판매나 라이선스로 이어질 것인가. 와 같은 고민들을 제작사들과 OTT 업체들은 하게될 것 같아요.

여러분의 등골은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됩니다. <삼지엔터>

디즈니 반대로 했는데
디즈니의 가치를 실현하다

케데헌 이후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회사는 어디일까요? 바로 디즈니일 것 같은데요. 초기에 디즈니에 대한 비난은 그동안 디즈니 작품들이 지나치게 정치적인 올바름을 강조해왔고 이것이 디즈니 작품에 대한 매력을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부분에 집중되었습니다. 인종적으로 다양성을 강조하고,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반영하고, 남녀의 고정적인 역할을 없애는 것이 대표적인데요. 많은 시청자들이 이런 다양성의 중요함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자신들에게 강요하고 가르치는 듯한 방식에 반대한다는 것이 드러났죠. 


무엇보다 케데헌은 이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정치적 올바름을 모두 달성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한국과 한국인이 배경이기 때문에 인종적 다양성을 표현할 필요는 없었지만, 미국에서는 소수자인 동양인이 주인공이고 그 나라의 얘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이미 인종적 다양성을 달성했어요. 남녀간의 로맨스를 중요한 내러티브로 삼으면서도,, 남성과 여성의 보수적인 역할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케데헌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 작품을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했다는 거에요. 


디즈니 : 애니는 애들꺼지

보통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라는 편견이 있어요. 디즈니 작품들이 많이 그런데요. 어린아이-청소년 정도의 사람을 타겟으로 하면서도 어른도 좋아할 수 있는 것이 디즈니 작품들의 기본적인 전제. 그래서 어린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어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표현이 디즈니 작품의 기본적인 접근을 말해줍니다. 


이는 일본 애니메이션도 비슷한데요. 일본은 소년만화라는 이름으로 10대 남성 독자들을 위한 작품들이 있는데요. 이는 실제로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산업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의 비즈니스 모델은 만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과 굿즈, 놀이공원까지 연결되기 때문일거에요. 


디즈니 스토어에 가면 디즈니 작품을 기반으로 하는 정말로 많은 굿즈가 있고, 디즈니 놀이공원에 가면 애니메이션에서 만났던 캐릭터나 세계관을 경험해볼 수 있어요. 어린아이일수록 장난감이나 굿즈에 대한 유혹이 강하고, 이를 부모가 사주는 경우가 많죠. 일본 작품도 비슷한데, 로봇이 나오는 작품은 로봇 장난감을 팔 수 있고, 포켓몬처럼 컬렉터블 카드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죠. 한국에서도 캐치티니핑이 부모들의 등골이 휜다고 등골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

애들 만화라고 생각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에 개봉된 전체 영화 매출 1위입니다. <연합뉴스TV>

사실 우린 다 애들이야

그런데 케데헌은 처음부터 이렇게 굿즈나 이벤트로 수익을 낼 것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온 작품이 아니에요. 그래서인지 작품은 어린이가 타깃이라기보다는 모든 연령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요. 솔직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학생 이상 정도가 타깃이었을 것 같아요. 근데 처음 출시됐을 때 넷플릭스 키즈를 통해서도 나왔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노출되었고, 듣기 좋은 노래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죠. 


케데헌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용이 하나도 없어요. 앞서 밝힌대로 아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성적다양성, 남녀간의 역할 전복, 지나친 폭력성과 비속어가 하나도 없어요. 


게다가 메시지는 얼마나 건전한가요. 친구들과의 우정, 이성에 대한 설레는 감정(근데 키스씬 하나 없네요)이 잘 묘사되어있고요.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나를 사랑하자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겨져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과 악이 명확하게 경계가 이뤄져있고, 남자 주인공의 희생을 통한 구원과 ‘영혼’에 대한 강조에서는 기독교적인 세계관도 느껴져요. 미국 기준에서 진보적인 사람과 보수적인 사람 모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요. 


아이와 아빠가 함께 보는 작품

그런 점에서 케데헌의 굿즈나 마케팅도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할 수 있어요. 아이와 부모가 동일한 것을 좋아할 수 있고,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애니메이션산업에서 중요한 변화가 이미 나왔다고 보는데요. 과거 애니메이션을 보던 어린아이들이 이제는 커서도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IP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한국에서 귀멸의 칼날, 진격의 거인, 체인소맨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큰 성공을 거두는 것만 봐도 알수있죠. 물론 이런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영유아들이 보기에는 부적절하지만요. 케데헌처럼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는 많아질 것 같아요. 


헌트릭스는 2001년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후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글로벌 걸그룹입니다. <넷플릭스>

가상 아이돌이
현실 아이돌보다
잘되는 아이러니

케데헌이 만든 진기한 기록. 골든이라는 곡은 음악시장에서 여성 걸그룹의 곡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K팝 전체를 통털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어요. 그런데 이 성적을 낸 것은 실제 존재하는 뮤지션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위해 만든 가상의 팀(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이었고, 이들의 노래 목소리가 되어준 사람들은 가수도 있었지만, 전직 가수나 현직 작곡가들이 주를 이뤘어요. 이 가상 K팝 아이돌은 진짜 K팝 아이돌 스타일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지만, 무대를 감안하고 노래를 만들고 안무를 짜는 현실 세계 아이돌과 달리 비어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최근 한 미국 방송에서 ‘루미’의 목소리를 맡은 가수 ‘이재’가 라이브로 불렀을 때, 키를 너무 낮췄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하지만 사실 케데헌 OST는 라이브를 부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녹음된 앨범이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대급 음원성적을 낸 가상 아이돌을 사람들은 너무 사랑해요. 진짜 현실 아이돌 수준은 아니지만 이들에게 열광하고, 이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합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낸 이재와 오드리 누나, 레이아미 세사람이 부른 방송은 2주만에 2000만회를 뛰어넘었습니다. 


사자보이즈로 버추얼 아이돌?

하지만 이들은 현실 K팝 아이돌처럼 활동할 수 없어요. 일단 노래를 담당한 가수와 대사를 담당한 성우가 다르고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실세계에 올 수도 없어요. 현실세계로 온다고 해도 K팝 아이돌처럼 춤을 추면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들으셨다면, ‘버추얼 아이돌’을 얘기하는 분이 계실 것 같아요. 본인의 실제 얼굴이나 정체를 감추고 만화 캐릭터 형태의 아바타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몇년전부터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플레이브’와 같은 성공케이스도 이미 나왔습니다. 아바타와 뮤지션을 실시간 연동시키는 기술은 버추얼 아이돌이 대규모 라이브 콘서트를 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음악이 스토리에 몰입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처음부터 버추얼 아이돌로 활동할 것을 감안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만해요. 아니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이를 AI아이돌로 활동시키겠다는 프로젝트도 나올 것 같아요. 케데헌 이후 ‘K팝 아이돌’은 공주나 해적 같은 하나의 클리셰 같은 역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룹으로 활동하고, 군무를 추며,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뮤지션이 바로 K팝 아이돌이죠. 이런 클리셰를 활용한 버추얼 K팝 아이돌 들이 더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케데헌이 애니메이션 산업에 주는 또 한가지의 시사점은 음악과 스토리의 결합인데요. 사실 케데헌 이전에도 애니메이션 노래가 미국에서 차트 상위에 오르는 적은 많았어요. 그런데 그런 곡들에서는 스타 가수가 메인 곡을 부르거나(겨울왕국 ‘렛잇고’), 아티스트는 부각되지 않는(디즈니 인어공주)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케데헌 이후 노래가 얼마나 사람들을 작품에 몰입시키는지가 입증된 것 같아요. 요즘 사람들은 숏폼만 보거나, 콘텐츠를 1.5배속이나 빨리감기로 보는 것에 익숙한데요. 적어도 노래를 듣는 동안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 이런 점에서 노래와 내러티브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품들이 앞으로는 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잘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아쉬운건.. <사진설명: 12포인트 (한줄)

케데헌이 만약
디즈니에서 나왔다면

케데헌으로 최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놀이공원인 에버랜드. 이곳에 케데헌을 테마로한 공간이 9월26일에 문을 열었는데 10월9일까지 3만2000명이 방문하고, 2만5000개의 굿즈를 판매했다고 해요. 에버랜드에서는 연말까지 케데헌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즐기는 ‘싱어롱 불꽃쇼’가 운영된다고 합니다. 


만약 케데헌이 디즈니에서 나온 작품이고 지금 같은 큰 성공을 거둘 것이 예상됐다면, 디즈니는 어떻게 했을까요? 


케데헌 청룡열차 나오나요


먼저 디즈니 놀이공원에 케데헌 어트랙션(라이드)가 나옵니다. 2호선 지하철을 타고 한강 다리와 서울의 지하를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데몬들을 무찌르는 라이드가 나올겁니다. 10분짜리 짧은 뮤지컬도 나올거에요. 영화의 마지막 부분, ‘Your Idol’부터 시작해서 엔딩까지 가는 부분을 뮤지컬 가수들이 등장해 춤추면서 부르고, 이를 사람들이 함께 따라부르는 짧은 공연을 만들 겁니다.

브로드웨이에는 케데헌의 히트곡들을 부르는 뮤지컬이 무대에 오를거고, 디즈니 크루즈에는 케데헌 테마의 한식 레스토랑이 등장할 겁니다. 가족들과 케데헌에 나오는 곡들의 춤을 배워보는 1시간 짜리 짧은 클래스가 열리고, 아이들에게 케데헌 테마의 분장을 해주는 서비스도 나올거에요. 


행복한 탕진잼

물론 이런 상품들은 모두 ‘유료’가 되겠죠. 하지만 팬들은 매우 기꺼이 돈을 낼겁니다. 특히 어렸을 때 케데헌을 본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면 더 그럴 겁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사주는 인형에 만족했다면, 직접 돈을 벌게되면 여러가지 한정판 굿즈를 모으고,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아이를 위해 케데헌 굿즈를 살거에요. 너무 상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즈니와 같은 IP를 소유한 회사들이 돈을 버는 방법입니다.


케데헌이라는 IP의 매력적인 점은 마치 마블유니버스 처럼 이를 활용할 여지가 너무 많다는 점이에요. 당장 애니메이션 속 악역인 사자보이즈가 다시 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구요. 헌트릭스 3인의 과거 얘기를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아티스트가 노래로 악마를 물리치고, 팬들과 소통한다는 컨셉은 국가나 문화를 바꿔서도 통할 여지가 있어요. 


미국가서 케데헌을 즐겨야 하나

케데헌을 테마로 하는 테마파크는 언젠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하지만 이 테마파크가 한국에서 세워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아요. 일본에는 디즈니와 유니버설스튜디오의 테마파크가 있고, 중국에도 디즈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있는데요. 한국에는 이런 큰 테마파크가 없어요. 제가 최근에 삼성 에버랜드 분과 만나서 들었던 것은 한국 기업들은 테마파크에 투자할 돈이 없다는 것이에요. 한국은 저출산 기조로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죠. 그리고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같은 테마파크들은 공항과도 거리가 멀어서 외국인 관광객이 오기 어려워요. 넷플릭스가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해도 한국은 그렇게 매력적인 장소가 아니라는 것. 케이팝 데몬 헌터스인데 이를 보기 위해서 미국까지 가야하는걸까요. 😭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양자컴퓨터 연구로 최근 노벨상 까지 받은 구글이 새로운 연구내용을 공개했어요. 이 내용에 따르면 구글의 양자칩 '윌로'로 '시간 역전' 실험을 수행해 슈퍼컴퓨터로 3년여가 걸리는 계산을 단 2시간 만에 해결했다고 해요. 백투더퓨쳐가 현실이 되나요? 

테슬라 분기실적 발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의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인 AI5에 삼성전자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는 엄청난 호재.

아마존이 배송 기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안경을 공개했어요. 아마존에 따르면 이 안경은 길안내는 물론, 소포 코드 스캔, 배송 완료 증빙 사진까지 안경으로 한번에 촬영이 가능하다고.

오픈AI가 구글을 공략한 자체 웹브라우저 아틀라스를 공개했어요.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웹브라우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자체 브라우저를 내놓은 퍼플렉시티를 비롯해 브라우저 전쟁이 치열해요. 
인사말

케데헌을 보면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한국사람들인데요. 왜냐면 케데헌은 한국 전통문화, 대중문화, 한국어 등 한국의 정수를 왜곡 없이 잘 담아냈기 때문이에요.


케데헌을 만든 사람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국적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교포라고도 부르는 이른바 ‘코리안 디아스포라’입니다. 미국 혹은 캐나다로 이민을 갔지만 한국 문화를 즐기고, 종종 한국을 왕래했던 사람들이 모국을 생각하면서 만든 작품이 케데헌인 것이죠. 그런 점에서 케데헌은 ‘K팝’이라는 것이 미국의 문화에 포섭되는 무시무시한 현상이기도 해요.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얻는 동시에 ‘한국인이 한국땅’에서 만든 것이 한국문화라는 기존의 관습도 버려야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것은 K팝 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산업들이 처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가서 조선소를 만들고, 반도체 공장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에요. 한국을 지키면서도, 글로벌로 가야하고, 글로벌에 머무르면서도 한국과 함께해야하는 것.지금 우리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는 길이에요. 오늘의 레터가 좋으셨다면 피드백 꼭 남겨주세요! 미라클러님들의 얘기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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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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