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변해가지만, 변화가 없는 교육
지난 50년간 서울의 변화를 되돌아 봅니다. 자동차 259배, 외식비 38배, 자장면 값 24배, 유치원납입금 60배, 65세 이상 약 20배, 소비자 물가 30배 상승. 증가한 숫자만큼 모든 것이 변화되었습니다 (출처-한국경제신문). 아울러 삶에 대한 태도도 바뀝니다. 최근 항저우 아시아게임 시상식에서 우리 국가대표 탁구팀을 보셨나요? 자유롭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유쾌했습니다. 작은 배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선사했고, 심지어 대륙 간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육은 왜 변화가 없을까요? 교육방법 및 교육시스템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까요?
전문가를 육성하지 못하는 교육
땅 위의 동물은 사자를, 바다 속 동물은 고래를, 하늘의 동물은 독수리를 왕으로 추대하였습니다. 그런데 모든 동물의 왕을 뽑으려고 하자, 사자와 독수리는 수영을 못하고, 고래는 날지 못하니, 결국 오리를 왕으로 뽑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리는 뒤뚱거리지만 걷기도 하고, 수영도 좀 할 수 있으며, 날기도 하니 조금씩은 다 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전보건분야에서는 두리뭉실한 지식으로 기계적인 대응만 하는 인력이 아니라, 재해와 질병으로 인한 손실을 줄여줄 수 있는 보건관리자, 안전관리자, 환경관리자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안전보건교육의 문제점
[산업현장 근로자 교육의 괴리]
일부 산업현장에서는 교육을 시키지 않거나 교육자료를 회람만 하고 있으며, 허위로 교육이수증빙서류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출처:경향신문/ YTN/ JTBC)
[이론·자격과 실무와의 괴리]
현재 자격과 학력을 기준으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할 수 있으나 실무와 괴리가 있습니다. 일부 대학 안전공학과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안전분야에 대한 이론 교육이 부족한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실무 · 실습 중심의 교육은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학위와 실무와의 괴리가 발생합니다. (출처 : 산업안전인적자원위원회 이슈리포터)
[자격증 취득 후 애로사항]
산업위생기사 94%는 현장에 즉시 투입이 불가능하며 실무 경험의 부족으로 현장 적응이 어렵습니다. 이론적 지식만으로 실제 장비를 다룰 수 없다는 다수의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교육으로는 실제 장비를 다룰 수 없었습니다. 상세한 조사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출처: 2017년도 NCS기반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 평가방법 개발(산업위생기사), 어원석)
‘이론 지식만으로 실제 장비를 다룰 수 없음’ 약 30%,
‘자격취득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다시 배움’ 14%,
‘현장투입 시 투자기간은 약 1개월~6개월’ 62%,
자격증 평가방법이 실무적용 가능한 문제로 평가‘ 30%,
’이론적인 평가로는 현장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음’ 30%
[직무교육기관의 문제]
직무교육기관은 해마다 개론적인 교육을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현장중심의 실무교육이 권장되었지만, 대부분 이론중심 교육만을 선호하고 실습교육, 토론, 역할극 등은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보건공단 직무교육센터에서 시범적으로 체험교육을 시행하였더니, 교육생의 만족도는 전년대비 약 14% 증가하였습니다. 학습자들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 프로그램의 다양화, 실무교육의 필요성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체험중심 실습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 고객만족도 결과)
안전보건교육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안전보건교육은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향상시켜 안전한 행동을 실천하게 합니다, 이는 안전문화 형성으로 이어져 재해율을 감소시킵니다. 안전보건교육은 인적 요인을 관리하는 중요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작업보건연구원(Institute for Work & Health ; IWH)은 안전보건교육이 지식, 태도 및 행동방식 등의 변화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보고합니다. 또한 근로자들의 역량을 높이고 사고경험을 줄였습니다.
[논문] 안전문화, 안전관리실무 그리고 안전실행. safety science. 2003
안전보건교육이 달성해야할 목표
안전보건교육은 아래 4가지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첫째, 지식, 기술, 가치. 근로자들이 안전사고와 직업병 예방법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칙과 제도를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비상시 행동지침 같은 선언적 지식이나 보호장비 사용, 적절한 도구나 장비 사용과 같은 절차적 지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둘째, 인식. 근로자들이 위험사항을 인지하면 적절하게 보고하도록 해야 합니다. 즉 작업장에서 위험물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위험물 제거방법을 알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작업장의 위험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위험 가능성이 높은 작업장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합니다.
셋째, 문제해결 또는 분석. 작업장에서 적절한 기자재(매체)를 이용하여 안전보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을 시키고, 근로자들의 참여를 강조합니다.
넷째, 권한위임. 근로자 스스로 업무 관련 질병 및 부상을 막을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위임해야 합니다.
[참고도서] 조직에서의 건강과 안전, 2003 - 개입을 통한 안전과 건강의 향상
교육매체는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교육매체는 강의자와 수강자 사이에 교육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를 의미합니다. 매체(media)는 medium의 복수형으로 의사소통의 채널을 말합니다. 라틴어 medius에서 나온 말로 무엇과 무엇의 사이(between)를 의미합니다. 안전보건교육에서는 어떤 매체가 사용되고 있을까요? 매체가 변화되면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요?
[추천도서] 교육방법 및 교육적 공학의 이해 (박성익 외)
사례1
전달식 강의를 반으로 줄입니다. 대신 교수는 멘토, 촉진자의 역할을 합니다. 학습주제는 세분화하여 독특한 강의명을 가진 과목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하드스킬(hard skill, 실제 실무에 사용되는 기술)을 매체를 통해 전달하고, 소프트스킬(soft skill, 업무효율이나 의사소통을 향상시키는 기술)은 교수가 담당합니다.
사례2
안전보건교육을 할 때 실제 작업장의 분위기를 완전하게 재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방법을 통해서 최대한 현장과 유사한 모습을 추구한다면 만족도와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사례3
독일은 안전보건교육을 강의방식에서 세미나방식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적절한 교육도구를 비치하고, 휴양시설과 같은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여 교육생들이 재방문하도록 합니다. 물론 이론교육에 의해 적절한 지식수준이 밑바탕 되어야 하며, 토의식 교육, 사례교육, 역할교육, 실습교육 등 다양한 방법의 조화롭게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학습효과을 증진시키고, 수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학습자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사례4
4D VR(다중감각)형식의 교육은 교육자 및 피교육자들에게 높은 효능감과 몰입도를 제공합니다. 또한 기존 체험교육장이나 강의교육과 비교를 했을 때 교육내용의 변경이 쉽고, 사업장별 요구에 따라 피교육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논문] 건설분야 라틴계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참여형 안전보건프로그램의 영향, 2010
[논문] 대형 조선소 관리감독자 교육 개선에 관한 연구. 한국안전학회지, 2017
[논문] 산업안전보건교육의 인센티브 모델에 관한 연구, 한국안전학회지,2004